깔따구·모기 매개 감염병 확산, 이유는 '강력한 변이'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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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를 중심으로 퍼져 있던 깔따구(Culicoides paraensis)와 모기 매개 감염 바이러스인 '오로푸치 바이러스'가 지난해 말부터 세계 곳곳에서 심상치 않은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 논문에 따르면 오로푸치 바이러스 확산 원인은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추측은 최근 유행한 오로푸치 바이러스를 1960년대 오로푸치 바이러스에 감염된 나무늘보에서 추출한 오로푸치 바이러스와 비교하는 실험으로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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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를 중심으로 퍼져 있던 깔따구(Culicoides paraensis)와 모기 매개 감염 바이러스인 '오로푸치 바이러스'가 지난해 말부터 세계 곳곳에서 심상치 않은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 논문에 따르면 오로푸치 바이러스 확산 원인은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레바논 길버트앤로즈-마리차구리의과대, 독일감염연구센터(DZIF) 등 공동연구팀은 오로푸치 바이러스가 최근 확산되는 이유를 밝힌 논문을 국제학술지 '랜싯 감염병(The Lancet Infectious Diseases)'에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오로푸치 바이러스는 발열, 두통, 근육통, 관절통 등을 동반하는 질병인 '오로푸치열'을 일으킨다. 주로 깔따구를 매개로 전파된다. 메스꺼움뿐 아니라 발진도 수반될 수 있다. 현재까지 오로푸치 바이러스를 예방할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다.
이 바이러스는 1955년 카리브해에 위치한 나라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처음 발견됐다. 1960년대 이후 학계는 남미 9개국에 걸친 아마존 지역에서 간헐적으로 인간에게 발병한 것을 확인했으며 이후 수십 년간 풍토병으로 취급했다.
지난해부터 오로푸치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았다. 지난 8월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3년 이후 현재 남미 5개국에서의 오로푸치열 확진 사례는 8078건이다. 심지어 7월 브라질 당국은 오로푸치 바이러스로 인해 건강한 성인 여성 2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WHO는 오로푸치 바이러스가 초래하는 공중보건 위험 정도를 지역 수준에서는 '높음', 세계 수준에서는 '낮음'으로 발표했다.
오로푸치 바이러스는 변이가 심한 리보핵산(RNA) 바이러스다. 하나의 숙주에서 두 종류 이상의 RNA 바이러스가 동시에 감염되면 숙주 세포 안에서 바이러스 RNA 조각이 뒤섞이는 재편성(reassortment)이 일어난다. 이 과정을 통해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탄생한다.
최근 유행하는 오로푸치 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이 바이러스는 RNA 조각 3개를 갖고 있었다. 2009년에서 2018년 사이에 브라질 동부에서 발병을 일으킨 오로푸치 바이러스의 조각 1개와 2008년에서 2021년 사이에 페루, 콜롬비아, 에콰도르에서 유행한 오로푸치 바이러스의 조각 2개였다.
연구팀은 "2010년과 2015년 사이 어느 시점에 바이러스가 하나의 숙주 안에서 만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변이를 거치며 오로푸치 바이러스는 증식 속도, 독성 등이 강해졌다고 추측했다.
이같은 추측은 최근 유행한 오로푸치 바이러스를 1960년대 오로푸치 바이러스에 감염된 나무늘보에서 추출한 오로푸치 바이러스와 비교하는 실험으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포유류 세포 배양액에 두 가지 바이러스를 모두 감염시켰다. 그 결과 최근 나타난 바이러스는 1960년대 바이러스보다 처음 12~24시간 동안 훨씬 빨리 복제됐고 바이러스 수치는 100배 더 높았다.
또 연구팀은 최근 오로푸치 바이러스는 대도시에 비해 농업 소도시에서 주로 확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소도시 근처에는 바나나, 카사바 농장이 많았다"면서 "기후 변화 등으로 농장에서 식물이 썩는 현상이 잘 일어나 오로푸치 바이러스가 번성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현재 확산이 잦아든 오로푸치 바이러스가 내년에 다시 유행할지, 북미에서 어느 정도의 규모로 확산될지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참고자료>
-DOI: 10.1016/S1473-3099(24)00672-8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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