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생숙 `사실상` 주거용 허용… 결국 백기 든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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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생활숙박시설(생숙)의 합법화 지원 정책을 내놓으며 5만실 이상의 '불법 주거 전용' 생숙의 '퇴로'를 열어줬다.
여전히 주거용으로 불법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생숙이 11만실에 이르자 정부도 규제를 풀어 합법화를 유도한 것이다.
당초 외국인 관광객 등 장기체류자를 위한 숙박시설이었던 생숙은 2017년 이후 주택가격 급등기 주거시설로 전용되기 시작했다.
이에 정부가 2021년 건축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생숙의 주거전용을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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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변경하면 기준 대폭 완화
정부 "서민들 주거 안정 고민"
"원칙 어기며 규제 바꿔" 지적
정부가 생활숙박시설(생숙)의 합법화 지원 정책을 내놓으며 5만실 이상의 '불법 주거 전용' 생숙의 '퇴로'를 열어줬다. 이행강제금 부과 조치를 한 달여 앞두고 이들은 '폭탄 벌금'과 더불어 위법 논란에서도 벗어날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정부가 스스로 세운 원칙을 어기며 일관성 없이 규제를 죄고 풀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국토교통부가 16일 관계 부처와 17개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발표한 '생숙 합법사용 지원 방안'에 따르면, 기존 생숙에 대해서는 오피스텔로의 용도변경이나 숙박업 신고를 할 경우 관련 기준을 대폭 완화해준다. 또 기준을 따르기만 하면 용도변경 이행강제금 부과를 내년 9월로 추가 유예한다. 다만 제도 완비 이후 신규 생숙의 주거시설 전용은 원천 차단된다.
정부 집계상 올해 7월 현재 전국 생숙은 18만8000실이며, 사용 중인 곳이 12만8000실,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6만실이다. 실사용 중인 12만8000실 중 숙박업 신고도 오피스텔 용도변경도 하지 않은 물량 5만2000실이 이번 지원 정책을 통해 내년까지 이행강제금 부과를 피했다.
이미 건축을 마친 생숙의 경우 용도변경 관련 기존 규제를 충족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게 이들의 사정이다. 여전히 주거용으로 불법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생숙이 11만실에 이르자 정부도 규제를 풀어 합법화를 유도한 것이다.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엄격한 법 집행만을 강조하며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면 계도기간 종료 후 전세사기와 각종 분쟁·소송 등 또 다른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을 텐데 (정부 대책 발표로) 큰불을 껐다"고 평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고무줄 정책'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앞서 숙박업 신고나 용도변경을 하라는 정부 시책을 성실히 이행한 사람보다 훨씬 완화된 규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그간 숙박시설의 주거시설 전용이 원천적으로 불법이라고 선을 그어왔다. 지난해 9월 당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버티니까 합법화해준다'는 잘못된 선례를 남기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분명히 한 바 있다.
정부는 건축법마저 고쳐주기로 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생숙 분양자들은 대부분 1실을 갖고 있는 서민들로, 그분들의 주거 안정 문제를 고민해야 했다"면서 "기존 용도변경 특례는 규제를 면제해준 거지만 지금은 규제 면제가 아니라 규제 방식을 바꿔서 적정 비용 부담 전제 하에서 합법 사용 길을 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외국인 관광객 등 장기체류자를 위한 숙박시설이었던 생숙은 2017년 이후 주택가격 급등기 주거시설로 전용되기 시작했다. 주택이 아닌 만큼, 청약규제를 회피할 수 있어 다주택자가 투기에 악용하기도 했다. 청약통장 없이도 분양받을 수 있고, 보유 주택수에 포함되지 않고, 양도세 중과나 종부세 과세 대상도 아니다.
이에 정부가 2021년 건축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생숙의 주거전용을 금지했다. 오피스텔로 용도변경하지 않으면 공시가격의 10%에 달하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이행강제 개시 시점은 지난해 10월이었다가 한차례 유예돼 내년부터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예정이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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