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중국 증시…지금 올라타야 하나
미국 광산주·글로벌 카지노주
유럽 명품주 '중국 수혜주'로 꼽혀
국내 철강·화학·차 부품·소비재 주목
중국 증시가 최근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면서 투자자들은 추격 매수 여부를 두고 망설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종목을 직접 매수하는 것보다 한국이나 미국 등에서 중국 경기 부양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종목 중심으로 비교적 안전하게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中 부양책 수혜주가 안정적”
홍콩 항셍지수는 지난 7~10일 약 8% 급락했다. 경기부양책이 발표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7일까지 21.57% 급등했지만 이후 조정을 받으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8일까지 21.89% 상승했다가 이후 지난 11일까지 7.8% 급락했다.
중국 증시는 단기 변동성을 키우고 있지만 중국 외 증시의 ‘중국 수혜주’는 비교적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 경기 부양책 수혜주로 꼽히는 광산주가 대표적이다. 미국 최대 광산 기업인 프리포트맥모란과 세계 최대 리튬 업체인 앨버말은 최근 1개월(9월 12일~10월 11일)간 각각 19.66%, 15.28% 상승했다. 호주 주요 철광석 광산 기업으로 꼽히는 포테스큐메탈그룹, BHP그룹도 같은 기간 각각 16.87%, 11.90% 올랐다.
중국 관광객 유입 기대가 커지는 글로벌 카지노주도 순항하고 있다. 윈리조트와 라스베이거스샌즈는 최근 한 달 사이 각각 37.36%, 34.15% 올랐다. 항셍지수가 급락하던 7일 이후에도 두 종목은 1.56%, 0.86% 빠지는 데 그쳤다. 미국 헤지펀드업계 거물로 꼽히는 데이비드 테퍼 애팔루사매니지먼트 창업자는 최근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 회복 기대감을 고려해 윈리조트나 라스베이거스샌즈 같은 카지노 주식을 사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명품주들도 중국 ‘큰손’의 소비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로 상승세다. 에르메스와 리치몬트는 지난달 24일부터 11일까지 각각 6.12%, 10.65% 올랐다. 최근 홍콩 증시 조정세에도 두 종목은 1%가량 하락하는 데 그쳤다. 트라이베리에이트리서치는 “최근 중국 증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원자재주와 패션주, 화장품주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국내 철강·화학주 부진 털고 반등
국내 증권가에서도 중국 수혜주 찾기가 한창이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부진했던 철강과 화학 업종이 중국 경기 부양으로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철강’과 ‘KRX 300 소재’ 지수는 최근 1개월 사이 각각 22.72%, 16.6% 상승해 KRX 업종 지수 중 상승률 1, 2위를 차지했다. ‘KODEX 철강’ ETF는 최근 1개월 사이 10.24%, ‘TIGER 200 철강소재’는 12.68% 올랐다. 현대제철은 이 기간 11.84%, 구리 대표주인 풍산은 10.36% 올랐다.
화학주도 상승세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한 달 사이 17.62%, LG화학은 10.26%, 대한유화는 11.44%, 금호석유는 7.05% 올랐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부양책만으로 V자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분위기 전환의 계기가 되기에는 충분하다”고 했다.
중국 매출 비중이 큰 종목도 상승세다. 대표적 업종이 자동차 부품이다. HL만도와 에스엘은 올 2분기 기준 중국 매출 비중이 각각 21.7%, 9.1%로 다른 업체보다 높은 편이다. HL만도와 에스엘 주가는 최근 한 달간 각각 16.21%, 5.79% 올랐다.
의류 및 화장품 등 소비재주는 종목별로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F&F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7일까지 12.85% 올랐지만 이후 11일까지 8.65% 하락했다. 코스맥스도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일까지 19.04% 올랐다가 이후 11일까지 7.3% 내렸다. LG생활건강도 지난 7~11일 7.93% 빠졌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펼 재정 정책 규모에 따라 중국 증시의 향방이 정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2일 란포안 중국 재정부장은 “중앙정부는 부채를 늘릴 수 있는 상대적으로 큰 여지를 갖고 있다”며 “특별국채 발행을 대폭 늘릴 것”이라고 했다. 박석현 우리은행 연구원은 “강력한 재정 정책 투입 여부가 급등한 중국 증시의 향후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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