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비키잖아"…퀴어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이 혐오에 맞서는 법 [종합]

백승훈 2024. 10. 1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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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원작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이 우여곡절 끝 항해를 시작했다. 사랑의 힘으로 극단적 혐오에 맞서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iMBC 연예뉴스 사진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티빙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연출 허진호, 홍지영, 손태겸, 김세인)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배우 남윤수를 비롯해 이수경, 오현경, 권혁, 나현우, 진호은, 김원중과 허진호, 홍지영, 손태겸, 김세인 감독, 박상영 작가가 참석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작가 고영이 다양한 만남을 통해 삶과 사랑을 배워가는 청춘의 로맨스다.10만 부 이상이 팔린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 '대도시의 사랑법'의 박상영 작가가 극본을 맡아 원작의 장점에 드라마만의 새로운 설정들을 더해 매력을 전한다. 특히 에피소드별로 연출을 달리하는 할리우드 시스템을 차용해, 4명의 감독이 각자의 연출 스타일을 발휘해 영화를 보는 듯한 총 8편의 시리즈를 완성했다.

남윤수는 주인공 고영의 20대부터 30대까지를 연기해 롤러코스터 같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청춘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1-2화 '미애'에서는 서툴고 조금은 이기적인 귀여운 모습에 웃음이 나오는 스무 살의 사랑을, 3-4화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에서는 엄마 은숙과의 이야기가 전개되며 인생의 전환점을 맡는 진지한 모습을 보여준다.

5-6화 '대도시의 사랑법'에선 진정한 사랑을 만난 행복감과 더불어 진지한 관계를 정립해 나가는 모습을 탁월하게 표현했다. 마지막 에피소드 7-8화 '늦은 우기의 바캉스'에서는 대도시를 살아가는 청춘이 자신의 삶을 직시하고 한 발짝 나아가는 성숙한 모습을 그렸다.

네 개의 이야기에서 연달아 주인공을 연기한 남윤수. 특히 성소수자 연기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워낙 작품성과 예술성이 있는 원작을 봤기에, 걱정은 없었다"며 "감독님들의 특유의 연출법이나 우아함이 돋보였다. 오히려 나에게 믿음을 주셨다. 그 믿음으로 잘 찍었다. 어떻게 보면 스스로 연기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잘할 수 있는 연기를 보여주자 싶어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이야기 네 개 모두 다 각각의 매력이 있었다고. 남윤수는 "감독님들 모두 연출과 촬영 기법, 조명까지 다 다르다. 뒤로 갈수록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커졌다.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아우라가 있었다. 옆에서 친구처럼 동료처럼 편하게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 현장을 리더십있게 이끌어주셨고, 그거에 맞게 바다에 휩쓸리는것처럼 묻어갔다"고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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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겸 감독은 "동명의 영화도 있고, 공개 시기가 비슷해 다양한 방식으로 텍스트가 알려지게 됐지만 차별화를 주안점으로 두진 않았다. 우리는 네 개의 이야기를 모두 다루면서 고영의 서사와 톤앤매너가 두터웠다고 생각한다. 영화와 또 다른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책도, 영화도, 드라마도 각기 다른 매력으로 사랑받았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전했다.

드라마화된 극본 작업에도 참여한 박상영 작가는 "창작자로서 값진 경험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같은 원작을 했던 영화가 동시기에 상영된 바 있다. 노력을 기울였던 부분에 대해 "영화와 다른 포인트로 시리즈가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었다. 원론에 충실하자였다. 원작의 색깔이 분명하고, 이야기하고자 하는 부분이 확실하기 때문에 메시지의 밀도를 충실히 담아내보자는 마음으로 극본을 썼다"고 말했다.

이어 "극본 쓰는 작업이 수월하진 않았다. 극본을 써본적은 있지만 상업 문법으로 쓴 건 처음이기도 했다. 감독님이 한 분이 아니라 네 분이시잖아. 든든하기도 했지만 시어머니가 네 분이신 것 같은 느낌도 있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난 혼자 글을 쓰고 완성하는데 익숙한 사람이었는데, 그만큼 협업이 두드러지는 작업이었다. 새로운 경험이었고, 공동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창작자로서 값진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퀴어 소재의 '대도시의 사랑법'은 일부 시민단체에 의해 공개 전부터 공격을 받기도. 방영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예고편 영상이 모두 내려가는 해프닝도 있었기에, 박 작가는 자신의 SNS에 "모 단체에 좌표 찍히고 관련 부서 민원 폭탄이 들어간 덕분에 결국 공식 예고편을 모두 내리게 됐다. 드라마 오픈 9일 전인데 아무 홍보도 못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부아가 치밀어 올라 밤새 한 숨도 못 잤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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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작가는 당시의 심경을 묻는 질문에 "당시 울분이 섞인 SNS 글을 올리긴 했지만, 내심 이런 마음도 들었다. '우리 작품을 얼마나 알려주시려고. 오히려 럭키비키잖아' 생각했다. 좋은 작품들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지 않나"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남윤수의 고영 캐스팅에 대해 박 작가는 "남윤수가 물망으로 올랐을때 난 '좋아요'라고 외쳤던 사람이었다"며 "남윤수 배우님이 이상하게 될 것 같았다. 윤수 씨가 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무속적 예감을 담아서 너무 완벽한 선택이었다. 원작과는 다른 말끔한 모습의 배우였으니까. 이 작품이 로맨스니까 무리없이 시청자들이 미끄러져 몰입하기 위해선 배우의 미모가 필수적이었다. 윤수 님의 용안은 너무 무리가 없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만 성소수자를 연기한 탓에 뜻하지 않은 악플에 시달리기도 했던 남윤수. 그는 악플이 있었다고도 밝히면서도 "악플이 달렸을 땐 웃어넘겼다. 그런 분들은 100명 중 1명이다. 응원의 메시지가 더 많이 왔다. 많은 분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도 많이 열려있다고 느낀다. 찍으면서도 감독님들을 믿고 걱정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 작가는 작품에 대한 관심을 강력하게 당부했다. "1편부터 8편까지 다 보고 나시면 정말 지독한 연애를 한 번 끝내고 나온 느낌일 거다. 여러분들도 우리 작품과 함께 지독한 사랑을 체험해볼 수 있었으면 한다. 사랑하기 좋은 계절 아닌가"라고 귀띔했다.

남윤수는 "개인적으로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지치고 힘들고 아픔이 있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사랑에 대한 용기를 잃지 말길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은 오는 21일 티빙에서 전편이 동시 공개된다.

iMBC연예 백승훈 | 사진출처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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