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글로벌 경기 연착륙과 한은의 완만한 금리 인하 사이클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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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고용 지표 악화와 소비 둔화 조짐, 제조업 심리지수 부진을 배경으로 지난달 빅컷(기준 금리 0.50%포인트 인하)을 단행했다.
글로벌 경기가 연착륙 경로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6%까지 낮아졌고 연준도 지난달 50bp 인하에 이어 연말까지 두 차례(총 50bp) 더 금리 인하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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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고용 지표 악화와 소비 둔화 조짐, 제조업 심리지수 부진을 배경으로 지난달 빅컷(기준 금리 0.50%포인트 인하)을 단행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지난 7월에 금리를 내렸어야 했다는 실기 논란에 동의하진 않았지만 정책 결정이 경기 흐름에 뒤처지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이후 발표된 9월 고용 지표가 시장 예상을 한참 웃돈 데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근원 물가를 중심으로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 11월 기준 금리 동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위원 중 일부가 25bp(1bp=0.01%) 인하 의견을 고수했던 것으로 드러나 추가적인 빅컷 단행 가능성은 기존 대비 확실히 낮아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 지난달에 이어 연속적인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 특히 최근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목표치를 밑돌 위험이 있다.
일본은 통화 완화에 비판적이었던 이시바 시게루가 자민당 총재에 당선되며 긴축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이시바 총리는 취임 이후 중의원 선거를 의식한 듯 완화 기조를 지지했고 우에다 일본은행(BOJ) 총재를 만난 후에는 추가 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발언도 내놓았다. 이로 미뤄 봤을 때 일본의 금리 인상 기조는 점진적이고 제한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국은 국경절 연휴 직전 지급 준비율 인하 및 장기 유동성 공급, 정책 금리와 부동산 대출금리 인하, 증시 안정화 자금 투입에 이어 재정 지출 확대 방침 등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실물 경기가 개선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에 따라 경제성장률은 기존 예상보다는 개선될 여지가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20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 금리를 인하했다. 글로벌 경기가 연착륙 경로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6%까지 낮아졌고 연준도 지난달 50bp 인하에 이어 연말까지 두 차례(총 50bp) 더 금리 인하를 예고하고 있다. 최근 중동 정세가 불안하기는 하나 유가와 환율은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무엇보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등 규제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인상으로 가계 부채와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여 금리 인하를 시작할 명분과 분위기가 강화됐다.
당분간 정부와 한국은행은 공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은행은 내수 부진과 성장 둔화, 금융 비용 부담 등을 고려해 금리를 인하하는 한편 정부는 수도권 부동산 시장 과열과 가계 부채 문제의 구조적이고 장기적 해결을 위한 거시 건전성 정책 강화 등의 노력을 이어갈 것이다.
한편 이번 금리 인하 결정에는 1명의 위원이 동결 소수 의견을 제시했고 한국판 ‘포워드 가이던스(중앙은행의 미래 정책 방향을 외부에 알리는 조치)’로 불리는 향후 3개월간 의견에서도 한은 총재를 제외한 6명 중 5명의 위원은 동결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이번 금리 인하 사이클은 완만하고 얕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훈 기자 enough@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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