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납’ 품질 조작 혐의 아리셀 모회사 前 관리자, 영장심사 앞두고 숨진 채 발견

경찰, 31명 사상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수사 중
군납 비리 포착...구속 심사 당일 자택에서 발견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아리셀 전경. <네이버 지도>

23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친 경기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를 수사하던 중 군납 비리 정황이 확인 돼 법원 구속 심사를 받을 예정이던 아리셀 모회사 전직 관리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16일 경기 화성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께 화성시 장안면 단독주택에서 아리셀 모회사인 에스코넥 전직 관리자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수원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업무방해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A씨 등 3명을 법원에서 만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A씨는 약속 장소인 법원에 나오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았다. 소재 파악에 나선 경찰은 자택에서 숨진 A씨를 발견했다.

법원은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한 A씨를 제외한 2명에 대해서만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아리셀 화재 사고 수사본부는 화재 사고 수사 과정에서 아리셀이 지난 2021년 군납을 시작할 때부터 품질검사를 조작해 올해 2월까지 47억원 상당을 납품한 새로운 정황을 확인했다.

아리셀 모회사인 에스코넥도 2017년부터 2018년까지 국방부에 전지를 납품할 당시 시험데이터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군의 품질검사를 통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아리셀과 에스코넥 전·현직 임직원 24명을 형사 입건한 뒤 혐의가 중대하다고 판단한 A씨 등 3명에 대해 지난 10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명은 에스코넥 전직 관리자, 나머지 1명은 아리셀 소속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는 것 외에 추가로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6월 24일 오전 10시 30분께 아리셀 공장에서 불이 나 근로자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검찰은 유해·위험요인을 점검하지 않고, 중대재해 발생 대비 매뉴얼을 갖추지 않는 등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박순관 아리셀 대표와 박 대표 아들인 박중언 총괄본부장 등을 구속기소했다.

첫 재판은 오는 21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