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정부와 접점 넓히나…"이제는 대화해야" 커지는 목소리

박정렬 기자 2024. 10. 1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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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갈등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실이 의료계와 공개 토론을 진행한 가운데 향후 정부와 '대화 파트너'로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의료계와 정치권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 A씨는 "수시 접수 마감 이후 의사들 사이에서 '2025년 의대 증원 반대'에 대한 회의론이 불거지고 있다"며 "의료 개혁을 완수해야 하는 정부도 내년까지 갈등 상황을 이어가는 것은 부담이라 (의정 갈등 초반과는) 양측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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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융합관에서 열린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보건복지부 주최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 토론회를 마친 후 강희경 서울의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4.10.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의정 갈등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실이 의료계와 공개 토론을 진행한 가운데 향후 정부와 '대화 파트너'로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양측이 '직접 소통'에 나설 경우 의료사태 해결은 급물살을 탈 수 있다.

16일 머니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지난 10일 장상윤 사회수석이 서울대 의대 교수들과 만난 뒤 의협, 의대 교수 단체 등이 대통령실과 접촉을 확대하고 있다. 직접적인 소통 외에도 정치권을 통해 우회적으로 정부와 대화 창구 개설을 모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대 의대의 경우 비공식적으로 장상윤 수석 등 정부 관계자와 꾸준히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열린 토론회도 서울대 의대가 먼저 대통령실에 제안해 성사됐다.

의료계와 정치권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 A씨는 "수시 접수 마감 이후 의사들 사이에서 '2025년 의대 증원 반대'에 대한 회의론이 불거지고 있다"며 "의료 개혁을 완수해야 하는 정부도 내년까지 갈등 상황을 이어가는 것은 부담이라 (의정 갈등 초반과는) 양측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방침으로 전국 의대 교수들의 사직이 이어지고 있는 3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 교수들이 제출한 사직서가 모아져 있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전국 수련병원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료 현장을 떠난 지 44일째인 가운데 복귀 의사가 있다고 밝힌 전공의 중 93%는 의대 증원·필수 의료패키지 백지화를 선결 조건으로 꼽았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의료 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도 의료계에 "합리적인 통일된 안을 제시하라"며 /사진=(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지난 2월 의정 갈등이 촉발된 후 8개월여간 의료계 안팎에서는 사태 해결 시점을 두고 여러 예측이 제기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의 면담, 22대 국회의원 선거, 보건의료노조 파업 위기,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등이 '변곡점'으로 거론됐지만, 여전히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다만, 의료사태 해결에 대한 정부와 의사의 의지는 점차 강해지는 모습이다. 정부는 의대 증원을 일부 관철했지만, 설익은 정책 추진으로 전공의와 의대생을 병원·학교에서 떠나게 했다는 책임론이 점점 커지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이 민심을 대변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의사 집단이 지금처럼 정책 수립에 불참할 경우, 거듭되는 반발에 끝내 의료 개혁 완수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사진 오른쪽)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의료정책연구원 의료정책포럼'에서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이해관계가 각각 다른 의사들도 이제는 전문의 감소로 인한 인건비 상승과 이로 인한 병원 취업·운영난을 현실적인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 전공의 대표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비대위원장)이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의대 교수, 의협 등을 '공격'한 데 대해 불만을 갖는 의사도 많다.

익명을 요청한 수도권의 2차 병원장은 "사직 전공의들이 희생하는 것은 맞지만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나. '선배 의사'와 대립하며 원점 재검토만 9개월째 요구하는 것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며 "전공의의 투쟁이 끝나면 의협의 대정부 협상력도 사라지는데, 그 전에 의협이 대화를 통해 전공의와 전문의들의 요구를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정부나 의협 모두 대화를 '먼저' 제안하기는 부담이 크다. 특히, 의협은 서울대 의대 교수처럼 먼저 정부에 대화를 제안할 경우 임현택 회장이 '탄핵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임 회장은 취임한 지 반년도 되지 않았는데 간호법 통과 후 불신임(탄핵)에 관한 설문조사가 진행되는 등 입지가 불안한 상태다. 한 의료계 원로인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박단 비대위원장에게 그랬듯 의사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가는 결단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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