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이구동성 "위기 극복 홍명보호, 즐겁게 뛰더라…'원팀' 되어간다"

홍명보호, 이라크 꺾고 월드컵 3차 예선 3연승
김대길·이상윤·이근호 해설위원 "훨씬 좋아져"

15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4차전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에서 이라크에 3대 2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선수들이 '붉은악마'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10.1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안영준 기자 = 축구 전문가들이 난적 이라크를 꺾고 3차 예선 3연승을 달린 홍명보호에 대해 "즐겁게 뛰는 좋은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에이스 손흥민을 비롯해 주축 선수가 결장했음에도 원팀으로 대응해 결과를 잡은 점도 높게 평가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5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4차전에서 3-2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팔레스타인과의 1차전 0-0 무승부 이후 오만(3-1 승), 요르단(2-0 승), 이라크(2-1)를 연달아 잡아내며 3연승과 함께 3승1무(승점 10)를 기록, B조 단독 선두에 올랐다.

한국은 주장 손흥민이 소집되지 못하고 황희찬과 엄지성이 부상을 당하는 변수 속에서도 B조의 가장 강력한 추격자들과의 2연전을 모두 잡는 성과를 냈다.

전문가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김대길 KBS 해설위원은 "일부 주축의 공백을 팀으로 대응해 잘 극복했다. 개개인 장점을 잃지 않으면서도 팀으로 잘 녹아들어 가는 모습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대표팀이 몇몇 개인에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제는 원팀으로 확실하게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배준호(스토크)와 오현규(헹크) 등 젊은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친 점에 대해선 "밖에선 다들 위기라고 걱정했는데, 그런 상황을 뒤집으면서 분위기가 확 올라왔다. 또한 플랜 B의 선수들이 잘해주면서 스쿼드 확장이라는 소득까지 챙겼다"고 했다.

15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4차전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에서 후반전 대한민국 오현규가 골을 넣은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4.10.1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이근호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상대 역습을 제어하는 준비가 잘된 점을 주목했다.

그는 "선수들이 공격을 하다가 수비로 전환할 때 빠른 반응이 인상적이었다. 최전방부터 후방까지 모두가 수비를 소홀히 하지 않는 모습이 이전과 비교해 훨씬 나아졌다"고 분석했다.

또 이 위원은 "왼쪽 측면에서 배준호와 이명재, 오른쪽 측면에서 이강인과 설영우가 수시로 스위치를 하는 유기적 모습이 나온 것도 좋았다"면서 "이강인이 수비를 끌고 나와주고 설영우가 그 뒤를 노리는 장면에서 골도 터졌다"고 짚었다.

이상윤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 역시 "요르단전 때 선수들 몸놀림이 좋아 이라크전도 기대했는데, 역시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흡족해했다. 이어 "(선두 경쟁자와의) 꼭 이겨야 할 경기를 잡았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했다.

대표팀은 홍명보 감독 부임 초반까지만 해도 대한축구협회(KFA)를 향한 비판과 맞물려 안팎으로 어수선했는데, 일단 3연승과 함께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이근호 해설위원은 "나도 대표팀 생활을 해봤지만, 대표팀은 분위기 싸움이다. 지금은 밖에서 봐도 선수들이 확실히 자신감이 붙었다. (이)재성이와도 이야기를 해봤는데, 선수들이 축구 자체를 즐기면서 잘 뛰고 있고 젊은 후배들도 편안하게 잘 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15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4차전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에서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이재성이 추가골을 성공시키자 코치진과 회의를 갖고 있다. 2024.10.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김대길 해설위원은 "홍명보 감독이라는 사람 자체가 지닌 보이지 않는 힘도 무시할 수 없다"면서 "홍 감독이 긴 시간 쌓은 내공이 있기에, 개성 강한 선수들도 잘 따른다. 덕분에 팀이 잘 컨트롤 되고 끈끈하게 뭉쳐있다"며 홍 감독의 존재감이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다만 아쉬움과 보완할 점도 있었다. 이상윤 해설위원은 "모든 경기가 완벽할 수는 없지만, 요르단전에 비하면 이라크전에선 오히려 날카로움은 조금 떨어진 게 보였다"고 짚은 뒤 "수비에서 실점한 과정도 좋지 않았다.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한 번에 뚫리면 안 됐고 센터백도 빠르게 클리어링을 하는 게 나았는데 그런 판단이 조금은 부족했다. 두 번째 실점에서 수비가 한쪽으로 쏠린 점도 개선돼야 한다"고 했다.

김대길 해설위원 역시 "홈에서 2실점은 적은 실점은 아니다. 특히 세트피스마다 위기가 계속 나오는 데 이 점을 복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호 해설위원은 "요르단전과 이라크전 모두 실점한 후 재차 골을 위해 공격에 가담할 때는 공격과 수비 간격이 벌어졌다. 90분 내내 콤팩트한 간격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지만, 그 타이밍에 반복적으로 간격에 문제가 생긴 점은 되돌아봐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초반의 문제점이 조금씩 계속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11월에는 더 나아진 대표팀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15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4차전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에서 이라크에 3대 2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10.1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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