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최후의 보루' D램까지 중국에 잡히나 "삼성전자 또 악재"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00~10:00)
■ 진행 : 조태현 기자
■ 방송일 : 2024년 10월 16일 (수요일)
■ 대담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태현 기자 (이하 조태현) : 앞서서 저희가 생생경제의 문을 열면서 반도체 쇼크의 날이다라고 설명을 드렸습니다. 이거 조금 더 자세하게 알아봐야 하겠죠. 다른 문제점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취재부터 뉴스까지 한 큐에 전해드리는 <취재 수첩 생생타임즈> 오늘은 이데일리에 김정남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기자님 나와 계십니까?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이하 김정남) : 네 안녕하세요.
◆ 조태현 : 네 안녕하십니까? 간밤에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 기업들 굉장히 부진했고요. 지금 우리 증시에서도 삼성전자가 다시 6만 원 밑으로 내려가고 SK하이닉스가 4%대 하락하고. 어렵습니다. 이렇게 삼성전자에 대한 위기론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D램 반도체마저 흔들릴 수 있다 이런 우려가 굉장히 커지는 것 같아요. 이게 무슨 얘기입니까?
◇ 김정남 : 지금 D램 같은 경우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이렇게 3사 과점 체제입니다. 2010년대 초반에 업계에서 극한의 치킨 게임이 있었는데 그 이후에 2012년도 일본 엘피다의 파산과 함께 시작이 됐으니까 벌써 삼성 가점이 12년이 넘었거든요. D램은 쉽게 말해서 CPU와 저장장치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휘발성 메모리인데 그동안 간단하게 얘기하면 업계에서는 D램이 M램이라든가 P램, S램 이런 뉴 메모리로 대체될 수 있다는 말이 많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D램은 지금까지 휘발성 메모리의 주도권을 확고히 쥐고 있고 AI 시대에 들어서도 비중이 오히려 더 커지고 있습니다. 근데 이런 와중에 누구든 사실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이런 자유경쟁 시장에서 3사가 이렇게 10년 넘게 공고한 과점을 형성하는 것은 사실 매우 이례적입니다. 그 이유가 기술 장벽이 아주 높기 때문인데 D램에 그중에서도 그 안에 커패시터라는 매우 특수한 부품이 있어가지고 그런 건데 커패시터는 전화를 모아서 짧은 시간에 1과 0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이를 방출하는 이런 핵심 부품인데 업계에서 간단히 얘기하면 첨단 소재 공학의 총집결체다. 이런 얘기가 나올 정도로 사실 어려운 얘기입니다. 제가 이 말씀을 드린 이유가 뭐냐면 중국도 사실은 지난 수년간 3사 과점을 깨려고 시도했다가 이런 이유들 때문에 번번이 실패를 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중국 역시 D램 시장에 정말 들어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창신메모리라는 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가 매우 약진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핵심 먹거리가 D램인데 이건 사실 한국경제 전반을 봐도 가장 주요한 먹거리 중에 하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얘기들은 사실 가벼운 얘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 조태현 : 우리나라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15~20% 막 이렇게 가니까 이건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데요. 창신메모리, 어느 정도나 성장을 한 겁니까?
◇ 김정남 : 네. 점유율부터 간단히 좀 보면요. 제가 증권가 추정치를 보면서 계산을 좀 해보니까 이 창신 메모리의 내년 4분기 월 웨이퍼 기준 생산능력 점유율이 한 15.4% 정도로 추정이 됩니다. 올해 4분기에 11.8%였으니까 한 3.6%포인트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내년 4분기에 현재 3위가 마이크론인데 마이크론이 17.4%로 예상이 되거든요. 그러니까 15.4%와 17.4%니까 거의 맞먹는 겁니다. 지금 5위와 6위가 대만의 난야라는 회사가 있고 대만의 파워칩이라는 회사가 있거든요. 그런데 이 회사들은 해마다 한 2%, 3% 이 정도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창신메모리하고는 확연히 다른 행보죠. 1위가 삼성전자가 한 36.4%로 추정이 되고 2위 SK하이닉스가 24.1%로 추정이 되니까 1, 2위와는 여전히 차이가 크지만 내년부터는 3강이 아니라 4강 체제로 바뀌는 원년이 유력한 셈입니다. 이미 창신메모리 생산 능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가격 영향력도 이미 나타나고 있는데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 집계 결과를 보니까 지난달에 DDR4 8Gb D램의 평균 고정 거래 가격이 1.7달러였거든요. 그러니까 전월 대비 17.1%나 하락한 겁니다. 그러니까 8월에도 이미 한 2% 떨어졌는데 낙폭이 더 커진 건데 이게 생산 능력이 높아지다 보니까 중국발 공급 과잉이 가격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거고요.
◆ 조태현 : 그게 또 반도체에도 중국발 공급 과잉이 나오기 시작하는 거네요.
◇ 김정남 : 그렇죠. 올해 3분기 삼성전자 잠정 실적이 기대치를 밑돈 배경 중에 하나도 이런 중국의 D램 공습이 있는 겁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구형 제품뿐만 아니라 차세대 제품까지 중국이 노리고 있는데 창신메모리의 주력 제품은 PC용 같은 경우는 DDR4, 저전력은 LPDDR4인데 그다음 세대인 LPDDR5까지 이미 개발한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마이크로 이런 회사들은 LPDDR5X, LPDDR5T 이 정도까지는 개발이 돼 있는데 그 턱밑까지 거의 따라오는 수준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조태현 : 지금 보면 창신메모리는 중국에서 최초로 D램 양산에 성공한 기업 그래서 굉장히 주목을 많이 받았는데 지금까지는 기술 격차가 많이 나는 걸로 평가를 받았었잖아요. 근데 말씀하신 것처럼 기술 격차도 많이 좁혀가고 있다. 그러니까 중국이 세계적인 수준까지 올라왔다라는 건데 이걸 어떻게 봐야 되는 겁니까?
◇ 김정남 : 사실 중국이 한국이 잘하던 사업들을 점점 따라잡는 것은 전례가 좀 있죠.
◆ 조태현 : 그렇죠 그렇죠.
◇ 김정남 : 예를 들어서 가전이라든가 TV, 스마트폰처럼 일종의 규격 같은, 폼팩터라고 하는데 이게 거의 정해져 있는 그런 약간의 뭐라 그럴까요? 이게 조립 산업 같은 경우 이미 중국이 빠르게 따라잡고 있고요. 앵커님도 해보셔서 잘 아시겠지만 LCD가 이렇게 빠르게 중국이 다 먹을 줄은 생각을 사실 못했는데.
◆ 조태현 : LCD요. 그렇죠. 예전에만 해도 LCD는 우리나라의 수출품 가운데 굉장히 중요한 그 정도 비중을 차지했었는데 지금은 거의 다 포기하는 분위기죠.
◇ 김정남 : 그렇죠. 한국 기업들은 다 포기했죠. 일본도 마찬가지고요. 산업계가 우려하는 게 지금 한국 경제를 거의 떠받치다시피 하는 최후의 보루 같은 D램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그런 거거든요. 이 구형 공정에서 만든 레거시 메모리는 중국이 하고 한국은 그러니까 최첨단 제품을 하면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이게 사실 간단치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레거시 제품 역시 삼성이나 SK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조태현 : 아 포기하기 어렵다.
◇ 김정남 : 그렇죠. 중국이 D램까지 이렇게 올라온 것은 이전에 다른 제품에서 한국을 따라잡았던 경험과 좀 비슷합니다. 중국 정부가 천문학적인 보조금으로 사업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인데 중국 보조금 같은 경우는 다른 예를 들어서 미국이라든가 일본 유럽 등처럼 투명하지도 않아서 얼마나 투입되고 있는지 정확히 추정이 어렵습니다. 여기다 기술에 앞서 있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로부터 암암리에 숙련 인력을 영입하고 있다. 이런 거는 많이 알려져 있잖아요.
◆ 조태현 : 그렇죠 그렇죠.
◇ 김정남 : 사실 업계에서는 중국 반도체 기업이 한국 삼성 SK 출신들이 우리가 지금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는 것은 이미 업계에서는 암암리에 알려지고 있는 그런 얘기들입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반도체 굴기 이런 걸로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고 여기에다가 인력과 기술 빼내기까지. 불법과 합법을 오가는 이런 수법으로 따라잡고 있는데 그렇다면 삼성전자가 지금 실적 부진을 메모리 지키기 이쪽 전략부터 가야 되는 거 아닙니까?
◇ 김정남 : 네. 지금 삼성전자도 그렇고요 SK하이닉스도 그렇고 원래는 중국을 크게 생각을 안 했는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최근 들어서 내부 회의를 하거나 하면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매우 많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지금 삼성전자 같은 경우는 메모리 반도체도 하지만 파운드리도 하고 시스템LSI까지 하는 종합 반도체 회사인데 지금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그런 내부 기류가 강한 상황입니다. 이미 지금 파운드리 사업부 일부 인력을 메모리로 재배치하는 등의 그런 변화의 조짐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고요.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 때에는 매우 큰 폭의 물갈이가 있을 것 같은데 이런 흐름이 더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앞서서도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삼성이 2017년도부터 사업을 시작했으니까 어떻게 보면 아직은 신생의 티를 못 벗었다고 할 수도 있고요. 아직은 도전자의 입장이고, 1위 TSMC의 저력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그 저력을 실감하는 단계다 보니까요.
◆ 조태현 :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으니까요.
◇ 김정남 : 그렇죠 그렇죠. 그리고 시스템LSI 같은 경우에는 미국 회사들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이것 역시 파운드리하고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메모리 반도체는 아예 다르죠. 왜냐하면 삼성이 세계 1위를 계속 유지해 왔기 때문에 이거는 반드시 수성을 해야 되는 분야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일단 메모리부터 다시 경쟁력을 끌어올린 이후에 종합반도체 기업으로서 어떤 턴키 일괄 공급이라든가 이런 식의 전략을 할 수 있는 그런 영향력을 키우는 게 일단 순서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 조태현 : 그러니까 위탁 생산인 파운드리 설계 이런 비메모리 이런 거 다 중요하긴 하지만 그것보다는 당장 삼성전자 오늘날의 삼성전자를 만든 메모리 반도체 이쪽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다시 확보해야 된다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중요하다라는 말씀을 그렇게 이해가 됩니다. 근데 우리나라는 사실 IT 강국이기도 하고요. 최근까지도 IT 기기에서 많이 앞서가는 그런 측면들이 있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중국의 이런 앞서도 LCD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IT 분야 빼앗기고 있다는 소식들이 많이 들리는 것 같아요. 어떻게 우리가 대응을 해야겠습니까?
◇ 김정남 : 네 이건 아주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는데 삼성만 놓고 보면 사실 모든 기업들이 흥망성세를 볼 때 적은 내부에도 사실 있는 것이죠. 제가 얼마 전에 인텔 설명도 드렸지만 관료주의 무사안일주의 이런 문화가 만연해 있다 이렇게 말씀을 드렸는데 삼성전자도 혹시 그렇게 가고 있는 것 아니냐라는 걱정들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한국CXO연구소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서 2010년에서 2023년 사이에 삼성전자의 글로벌 인력 변동 현황을 연령별로 분석을 해보니까 삼성전자에서 지금 한 3~4년 사이에 40대 이상 직원들은 크게 늘고 20대 직원들은 확 줄었다는 그런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조직이 고령화되고 있다는 얘기죠. 이게 꼭 나이 가지고 제가 조직 문화를 거론한다는 게 이게 정확하게 논리적으로 완전하지 않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뚜렷한 고령화를 무시할 수도 없는 거잖아요. 지금 삼성 내부를 보면 임원 수는 정해져 있고, 임원을 더 지금 최근 들어서는 더 줄이겠다고 하는 그런 기류까지 나오고 있는데 임원을 달지 못한 고연차 직원들이 늘고 있기 때문에 인건비가 오르고 있다 이런 얘기하시는 분도 있지만 이거는 제가 볼 때 아주 일부의 문제인 것 같고요.
◆ 조태현 : 그건 큰 문제는 아닐 것 같아요.
◇ 김정남 : 예. 그것보다는 그런 고연차 직원들이 늘면서 어떤 도전하는 문화보다는 안주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다 이게 좀 가장 큰 문제인 것 같고요. 사회적으로 봐도 좀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주 52시간 근무제 이거 두고서도 이게 좀 논쟁적인 문제이긴 한데 이게 법으로 정해져 버렸다는 점은 제가 좀 꼭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CEO, 다 은퇴하신 이런 개발자 그런 분들 보면은 예를 들어서 저녁에 구내식당 가가지고 추리닝 입고 들어오면 '아 저분은 오늘 날 새는 날이구나' 이런 식으로 해서 그분이 꼭 내가 일주일에 몇 시간 일하지 이런 생각 안 했거든요.
◆ 조태현 : 그렇죠 그렇죠.
◇ 김정남 : 근데 그런 식의 문화가 열심히 하고 이시시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지금은 국가가 법으로 정해놓고 52시간을 하나의 어떤 기준처럼 만들어버리니까 그리고 이 시간이 넘어가면 처벌받을 수도 있다고 하니까 기업 조직 문화 자체가 약간씩 조금씩 나태해지는 거죠. 그러니까 그런 날새고하는 그런 문화들은 이미 많이 사라져 버렸고요. 이런 문화가 기업들 산업계 전반으로 퍼지다 보니까 삼성전자 역시 이런 시류에서 예외가 아니었던 그런 이유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나 더 말씀드리면 너무 잘 아시겠지만 중학교 학생, 고등학생 학생들이 공대 아니라 의대로 다 가려고 하니까 반도체 인재 확보 차원에서도 국가적으로는 마이너스인 측면도 있고요. 그래서 삼성 위기론하고 중국의 반도체 굴기 이걸 기점으로 해가지고 우리 사회가 좀 고쳐야 할 건 없는지 한번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기자님 말씀해 주신 내용 중에 일부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마지막에 의대 쏠림 현상 이것만은 정말 망국병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TSMC 같은 데가 잘 나가는 거 이런 것들은 타이완 내부적으로 기술에 대한 어떤 의존도 기술에 대한 중요성 이런 것들이 강조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보니까 이런 부분은 정말 사회적으로 우리가 신경을 많이 써야 되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거는 100% 누구나 공감하는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이데일리에 김정남 기자와 함께 삼성전자의 위기 더 나아가서 우리나라 메모리 반도체 위기에 대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정남 : 네 감사합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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