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고소득' 노년층이 달라졌다…4명 중 1명 "상속? 날 위해 쓸 것"

정인지 기자 2024. 10. 16. 12: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돈벌고 자녀 용돈 줄어...1인가구 우울증 ·디지털 사회 적응은 풀어야 할 숙제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 인구에 편입되면서 고학력, 부유한 노인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재산을 자녀에게 상속하기 보단 자신 및 배우자 위해 사용하길 원하고, 스마트폰 보유율도 76%에 달한다.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연령' 기준도 평균 71.6세로 법적 기준(65세)을 훌쩍 넘었다. 다만 1인가구가 대폭 증가해 우울 증상 비율이 높고, 디지털로 빠르게 전환되는 사회에는 적응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노인가구 평균 소득 월 289만원...부동산은 3억1800만원
/사진제공=보건복지부
16일 보건복지부는 이같은 내용의 '2023년 노인실태조사'를 발표했다. 노인실태조사는 '노인복지법'에 근거해 2008년 이후 매 3년 주기로 실시한다. 2023년 조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및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전체 1만78명을 대상으로 191개 문항에 관한 방문·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노인 가구의 연간 소득은 3469만원, 연간 개인 소득은 2164만원, 금융 자산 규모는 4912만원, 부동산 자산 규모는 3억1817만원으로 각 항목별로 2020년 조사 대비 각각 14~53%씩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노년에도 스스로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자녀 등에게 받는 용돈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가구 소득의 구성은 근로소득 및 사업소득 53.8%, 공적이전소득 25.9%, 사적이전소득 8.0%, 재산소득 6.7% 순이었다. 첫 조사였던 2008년에는 근로소득 및 사업소득이 39%, 사적이전소득이 30.4%였던 것과 비교된다.

일을 하고 있는 노인 비중은 39%로 이전 조사 대비 2.1%P(포인트) 증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 직종별로는 단순 노무 33%, 농림어업 숙련노동 20.3%, 서비스 종사자 14.4%, 판매 종사자 12.5% 등 순이었다.

교육 수준도 향상됐다. 고졸 이상 비중은 38.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연령' 기준은 평균 71.6세로 나타나 2020년 70.5세 대비 1.1세 상승했다. 전체 노인의 79.1%는 노인의 연령 기준을 70세 이상이라고 생각했다.

재산 상속에 관해 '자신 및 배우자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비중이 17.4%에서 24.2%로 큰 폭으로 증가해 가치관의 변화가 확인됐다. 재산 상속 방식은 '모든 자녀에게 골고루 상속'이 51.4%로 가장 많았고 장남에게 많이 상속하겠다는 답변은 13.3%에서 6.5%로 줄었다. '부양을 많이한 자녀에게 많이 상속'하겠다는 답변도 8.8%를 기록했다.

선호하는 장사 방식은 '화장 후 납골당'이 38%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2020년 대비 4.7%P 늘어난 것이다. '화장 후 자연장'은 23.1%,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19.6%였다. '매장'을 택한 비중은 6.1%로 2020년 대비 5.5%P 감소했다. 시신기증을 선택한 응답률은 없었다.
자식에게 기대기보단 장기요양보험 이용자 늘어...이혼·사별로 1인가구 급증
아플 때는 장기요양보험을 이용하는 비율이 크게 늘어나 중요한 사회 공적 체계가 되고 있다. 장기 요양보험은 65세 이상이거나, 65세 미만이라도 치매·뇌혈관성 질환 등 노인성 질병으로 6개월 이상 스스로 생활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목욕, 간호 등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보험제도다.

'돌봄제공자가 장기요양보험'이라고 응답한 대상자는 2020년 19.1%에서 30.7%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돌봄제공자 유형(복수응답) 1위는 가족원 81.4%, 2위는 장기요양 30.7%, 3위는 친척·이웃 20%이었다.

노인들은 1인당 평균 2.2개의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다. 우울증상, 낙상사고, 외래진료 등 건강 상태 관련 다양한 지표는 소폭 개선됐다. 다만 고령화로 일상생활수행능력, 수단적 일상생활수행능력 등 신체적 기능 상태를 평가한 결과 18.6%의 노인이 기능상 제한이 있었다.

/사진제공=보건복지부

1인 가구(독거노인)의 비중은 32.8%로 2020년 대비 13%P 급증했다. 65~69세는 이혼, 85세 이상은 사별 등으로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난 탓이다. 자녀와 동거하는 가구는 20.1%에서 10.3%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평균 가구원 수가 1.8명으로 감소, 처음으로 2명을 밑돌았다.

1인 가구는 다른 가구형태에 비해 건강 등이 열악한 상황이다. 독거노인이 '건강하다'고 답한 비율은 34.2%로 노인부부(48.6%) 대비 크게 낮았다. 우울 증상과 생활상의 어려움은 독거노인이 16.1%, 73.9%로 노인부부 7.8%, 48.1%보다 배로 높았다.

자녀와 연락하는 비중도 2020년 67.8%에서 2023년 64.9%로 감소했고, 전체 노인의 9.2%는 연락 가능한 자녀가 부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 시간에는 경로당 이용이 줄고 친목단체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경로당 이용 비중은 26.5%, 친목 단체 참여 비중은 54.2%였다. 다만 노인 인구 절대 수가 늘어 경로당 이용자 수는 줄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대비 스마트폰 보유율은 56.4%에서 76.6%로 20.2%P 뛰었다. 컴퓨터 보유율도 12.9%에서 20.6%로 7.7%P 상승했다. 그러나 사회 전반에 걸친 '디지털 전환 현상'과 관련해, 노인의 67.2%가 '정보화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복지부는 이번 조사를 기반으로 내년 초고령사회 진입 등에 대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2027년까지 노인 일자리를 전체 노인의 10% 수준으로 지속 확충하고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 등이 집으로 방문하는 재택의료센터를 올해 95개소에서 2027년까지 전국 250개소로 확산할 예정이다. 올해 7월부터 시범사업을 시행 중인 '치매관리주치의' 제도도 전국화 방안을 마련한다. 임을기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국장은 "변화된 정책여건에 맞춰 어르신의 활기차고 존엄한 노후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