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광장] 플라잉맨, 오토 릴리엔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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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튼 우체국의 1911년 12월 4일자 소인이 찍힌 편지 한 통이 독일 베를린 리히터펠데에 있는 어느 부인에게 배달됐다.
편지의 발신자는 라이트 형제였고 수신자는 오토 릴리엔탈의 부인 아그네스 릴리엔탈이었다.
편지와 같이 라이트 형제는 오토 릴리엔탈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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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튼 우체국의 1911년 12월 4일자 소인이 찍힌 편지 한 통이 독일 베를린 리히터펠데에 있는 어느 부인에게 배달됐다. 편지의 발신자는 라이트 형제였고 수신자는 오토 릴리엔탈의 부인 아그네스 릴리엔탈이었다.
편지의 전문은 이렇다. ‘친애하는 부인께,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우리는 고인이 되신 당신의 남편 오토 릴리엔탈의 업적에 대해 큰 존경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와 개인적으로 만나지 못한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는 위대한 인물이었습니다. 감사의 표시로 동봉한 1000달러를 받아주시고 즐거운 크리스마스와 행복한 새해를 맞이하시길 기원합니다’.
1903년 라이트 형제는 미국 대서양 연안의 아우터뱅크스 모래 언덕에서 플라이어호를 타고 최초로 동력 비행에 성공했다. 그로부터 8년 후 쓴 편지다. 라이트 형제는 이미 프랑스와 독일 등을 순회하며 플라이어호를 선보이고 항공산업을 주도하고 있을 때였다. 편지와 같이 라이트 형제는 오토 릴리엔탈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특히 1896년 오토 릴리엔탈의 안타까운 사고와 사망 소식을 전하는 추락한 글라이더 사진 한 장을 접하며 처음으로 비행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1889년에 발표한 ‘비행 기술의 기초로서의 새의 비행’이라는 저서를 기반으로 비행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토 릴리엔탈(Karl Wilhelm Otto Lilienthal, 1848~1896)은 1848년 독일 북부의 앙클람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그리기를 좋아했던 그는 황새가 하늘을 나는 모습을 그림으로 남기기도 했다.
그의 옆에는 한 살 어린 동생 구스타프 릴리엔탈(1849~1933)이 있었다. 형제는 1867년 산업화가 한창이던 베를린의 무역아카데미에서 수학하며 기계와 건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보일러와 증기기관을 만드는 공장을 세웠는데 이는 ‘비행 연구 비용을 뒷받침하기 위해서’였다고 고백했다. 1893년 이 공장은 글라이더를 생산하는 최초의 항공기 제조회사가 됐다.
오토 릴리엔탈은 버드나무로 곡선 구조의 뼈대를 만들고 그 위를 천으로 덮어 바람을 잘 탈 수 있는 글라이더를 설계했다. 아래에는 손목 받침대를 장착해 인체의 상·하체를 자유롭게 움직이며 글라이더를 조종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그의 글라이더는 꼬리날개와 곡선형 날개를 적용해 비행의 안정성을 높였는데, 이는 오늘날 항공기의 설계에 매우 중요한 기초가 됐다. 데르비츠, 슈트엔테, 마이회, 리노프, 플리게버그 등의 언덕을 오가며 무려 2000여 회를 비행했다.
그는 ‘표준 글라이더’를 포함한 여러 가지 형태의 글라이더 비행 시험 결과를 연구자들과 공유했고, 동시대 ‘순간촬영(Snapshot)’이라는 사진 기술의 발달이 그를 ‘플라잉맨(Flying Man)’으로 만들어 주었다. 비행 장면을 찍은 사진 145장과 글라이더 5대가 유럽과 미국의 박물관에 현존하고 있다. ‘공기보다 무거운’ 기계를 타고 비행한 첫 번째 사람, 국립항공박물관에서는 내년 3월 3일까지 ‘플라잉맨 : 오토 릴리엔탈과 글라이더’ 특별전을 독일 오토 릴리엔탈 박물관과의 국제교류전으로 진행하고 있다.
안태현 국립항공박물관장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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