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진출 + UCL 데뷔’ 붙박이 풀백 설영우의 활발한 성장세…“인범이 형이 그리워, 더 큰 리그·팀 목표로 달려갈 것” [MK인터뷰]

김영훈 MK스포츠 기자(hoon9970@maekyung.com) 2024. 10. 1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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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진출 효과는 엄청났다. 대표팀 붙박이 풀백으로 자리 잡은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는 자신의 입지를 더욱더 확고하게 만든 10월 A매치 일정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월 A매치 일정에서 요르단(2-0), 이라크(3-2)를 꺾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위로 올라섰다.

3차 예선 1~2위는 월드컵 본선으로 향한다. 이번 일정은 B조에서 가장 난적으로 평가받는 요르단, 이라크와 맞대결로 순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중요한 길목이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설영우, 그는 세르비아로 돌아갈 채비를 마쳤다. 사진=김영훈 기자
홍명보호는 요르단, 이라크를 모두 잡아내며 원하는 결과를 챙겼다. 현재까지 3차 예선 무패와 함께 3연승을 내달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 가운데 설영우의 활약이 눈에 띈다. 설영우는 올해 여름 울산HD를 떠나 세르비아 명문 츠르베나 즈베즈다로 이적하며 유럽축구 무대에 문을 두드렸다.

이적과 함께 팀의 주전 자리를 꿰찼고, 매 경기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9월 A매치 이후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포르투갈 명문 벤피카, 이탈리에 명문 인터밀란을 상대하며 더 큰 무대로 발을 뻗어갔다.

새로운 경험 속 성장한 설영우다. 10월 A매치 2연전 모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한 그는 실수 없이 침착한 모습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빌드업 상황에서 후방 라인으로 내려와 수비수와 미드필더를 도왔고, 공격에서는 높게 전진해 우측면 이강인과의 안정된 호흡을 보여줬다.

요르단전에서는 정확한 크로스로 이재성의 선제골을 도왔고, 이번 이라크전에서는 오세훈의 선제골에 기점 역할을 맡는 모습으로 이제는 해외파다운 면모를 갖춰갔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만나 설영우는 다시 세르비아로 향할 채비를 마친 채 수북한 짐 꾸러미와 함께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요르단전 선발 출전한 설영우.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라크전 선발 출전한 설영우. 사진=연합뉴스 제공
■ 다음은 설영우와 인터뷰 일문일답

- AFC(아시아축구연맹) 올해의 선수 후보에 올랐다. 기분이 어떤가

좋다. 예상치 못했다. 수상할 거라는 기대는 크게 안 하고 있지만 후보에 들어갔다는 것만으로도 제 축구 인생에 있어서 엄청나게 영광스러운 자리기 때문에 좋게 생각하고 있다

- 오늘 경기에서 공격적으로 임했다. 홍명보 감독의 어떤 지시가 있었는지

감독님이 저번 경기부터 포지셔닝에 대해 많은 것을 요구했다. 지난 경기에서는 오히려 잘 수행하지 못했던 것 같다. 오늘은 그래도 준비한 대로 (이)강인이와 스위칭을 하면서 많은 노력을 했었다

- 확실히 경기력이 많이 올라왔다. 유럽 진출 이후 어떤 점이 많이 발전한 것 같은지

울산에 있을 때는 이기는 경기가 많았다. 즈베즈다로 향한 뒤에는 강팀들과 많이 하다 보니 많이 지기도 했다. 저보다 훨씬 능력이 좋은 선수들을 상대해 보니 조금 더 수비적인 부분에서 집중하게 됐고, 노력을 기하게 됐다. 그래서 조금 더 나아지지 않았나 싶다

- 소속팀에서 강팀들과 경기를 펼쳤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인터밀란 원정에도 갔었는데 당시 어떤 기분이었는지

산시로(스타디오 주세페 메아차) 경기장에서 축구선수로서 경기할 수 있었다는 자체가 너무 영광스러웠다. 비록 이기지 못했지만 세계적인 선수들을 많이 겪어봤다. 제 축구인생에서 큰 경험이었다. 너무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제가 누구를 수비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 황인범이 즈베즈다를 떠났다. 팀 생활에는 이제 적응했는지

지난 소집 당시 (황)인범이 형이 떠났다. 처음으로 혼자 생활하게 됐는데 한 달 동안 너무 힘들었다. 형이 떠난 후 유럽생활을 다시 처음 하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이제는 안정감이 들고 있다

사진=츠르베나 즈베즈다 공식 SNS
- 오랜만에 본 황인범이 대표팀 생활을 하면서 해준 말은 없었는지

인범이 형이 UCL 경기를 보고 많이 놀렸다. 저도 이제 형한테 형이 없어서 그렇게 됐다(경기에서 패배)고 말을 했다. 그래서 내년에 또 따라가겠다고 이야기했다

- 유럽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큰 무대를 계속 경험하고 있다. 축구선수로서 목표가 재정비됐을 것 같은데 새롭게 생긴 목표가 있는가

울산 시절부터 늘 해외에 나가는 것이 하나의 목표라고 했었다. 막상 나가보니 전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안 들고 있다. 유럽에 진출한 만큼 이제는 더 좋은 리그, 더 좋은 팀을 바라보고자 한다

- 유럽 무대에서 새롭게 보이는 선수들이 있는지(해외선수 중)

벤피카, 인터밀란과 같은 세계적인 팀과 두 번의 경기를 치렀다. 앞으로 UCL 경기가 남아있기에 더 많은 경험이 쌓일 것 같고, 더 많은 선수들을 보면서 느끼게 될 것 같다. 아직까지 누구를 바라보고자 하는 선수는 없다

- UCL은 ‘꿈의 무대’라고도 부른다. 뛰어보니 어떤 것이 느껴졌는지

너무나도 긴장했었다. 여러 큰 대회를 치러봤지만 제가 경험했던 무대 중에서 가장 컸던 대회다. 두 경기 밖에 안 했는데 너무 정신없었다. 눈 떠보니 상대 공격수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설영우. 사진=츠르베나 즈베즈다 공식 SNS
- 울산에서도 홍명보 감독을 경험했었다. 대표팀에서의 홍명보 감독과 당시 홍명보 감독은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제 입장에서는 익숙한 분이다. 여전히 훈련 때는 무섭다. 대표팀에서는 조금 더 카리스마가 업그레이드된 것 같다. 더 무서워졌다

- 자주 보면 질리는 기분은 없는지

감독님을 계속 본다는 것 자체가 대표팀에 올 수 있다는 것이기에 계속 불러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계속 보고 싶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홍명보 감독이 유럽 출장 당시 미팅을 갖기도 했다. 당시 홍명보 감독은 ‘설영우 선수가 해외파가 돼서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래서 (나는) 기분이 안 좋았다’는 농담을 했었다. 홍명보 감독과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감독님을 3년 동안 경험해 보니 안 좋은 소리를 할수록 더 챙겨주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항상 안 좋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게 하나의 애정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언급해 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자주 언급해 주셨으면 좋겠다

- 이번 A매치에서 손흥민을 대신해 김민재가 주장 완장을 찼다. 두 선수의 리더십에는 어떤 다른 점들이 있는가

제가 제 입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손)흥민이 형은 지금 부상으로 빠졌지만 한국 축구에 있어서 엄청난 선수다. 형이 없다고 해서 우리가 경기를 안 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도 다른 키 플레이어들이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끼리 잘 뭉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민재 형이 워낙 리더십이 좋다. 모든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민재 형이 흥민이 형이 했던 부분들을 잘 해줘서 좋은 리더십으로 2연전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용인=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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