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출장 첫날 중남미 협력 '키맨' 잡은 김동연…'디지털+기후+청년'
경기도와의 경제·인적 교류 강화 협의
핵심은 '디지털 경제'와 '기후테크'
실무협의체 구성 위한 대화채널도 마련
김동연 특유의 외교 화법 눈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미국 출장 첫날 중남미 개발사업 자금 흐름의 중심에 있는 현지 지역은행 수장과 면담하며, 도의 '미래 경제' 협력 체계를 구축할 새로운 글로벌 교두보를 마련했다.
15일(현지시간) 김 지사는 미국 워싱턴에 있는 미주개발은행(IDB) 본사를 방문해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와의 회담을 통해 '바이(Buy) 경기도'에 관한 여러 의견을 나눴다.
지난 1959년 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의 경제·사회 개발을 위해 설립된 IDB는 48개 회원국을 두고 있는 중남미 도시개발사업 업계의 핵심 '자금줄'로 통한다. 주요 사업분야는 △가맹국 간 무역 확대 △개발정책 협력강화 △개발목적의 공공 및 민간자본 투자촉진 △민간부문의 투자활동 재정 보완 △융자 및 지급보증을 통한 가용재원 운용 등이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에서 우선 김 지사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경제 현황을 세부적으로 물었고,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는 "데이터 기반으로 봤을 때 브라질이나 멕시코 등이 성장세를 견인하면서 여러 나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게 분명해 보인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IDB의 최대 관심사를 파고들었다. 핵심은 '디지털 경제'와 '기후테크'다. 그는 "경기도도 반도체와 바이오, 모빌리티, AI(인공지능)와 기후테크 등 여러 첨단산업의 중심지"라며 "오늘을 계기로 경기도와 IDB의 협력이 디지털 경제와 기후테크에서 더욱 강화되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이에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는 "디지털 전환이 IDB 역내 및 중남미에서 빠르게 일어나고 있고, 무엇보다 기후대응 분야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주목하고 있는 중요한 분야"라고 공감을 표했다. 이어 "한국과의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고, IDB는 지방정부와의 소통과 협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실제 기후변화에 관한 사업을 아마존 지역 지방정부와 함께하고 있는 사례를 들기도 했다.
그러자 김 지사는 "이참에 경기도와 IDB 간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디지털 전환과 기후테크에 대한 협력 논의를 조금 더 진행하자"며 세부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또 다른 화두는 '청년 교류'였다. 민선 8기 김동연호의 도정 키워드인 '기회'와도 관련된 내용으로, 경기도와 중남미 청년들에게 국제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넓히자는 취지다.
경기도에서 미국, 영국, 싱가포르, 중국 등 세계 10개 정도 대학에 청년 봉사단을 파견하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를 중남미 국가들과도 함께 할 수 있도록 힘쓰자는 내용이다.
김 지사는 "양측 실무협의체가 구축되면 디지털 전환, 기후테크와 더불어 청년 교류를 3대 어젠다(안건)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고,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 역시 "IDB로서도 굉장히 시작하기 좋은 분야일 것 같다"고 반겼다.
이 외에 김 지사는 페루와의 여러 사업을 소개하면서도 총재의 호응을 이끌었고,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도시인 수원시에 있는 (경기도지사) 관저에서 만찬을 대접하고 싶다"고 초청 의사를 밝혔다.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는 "한식을 아주 좋아한다"고 우회적으로 응했다.
특히 회담에서 김 지사는 대화 상대·기관과 연관된 자신의 관심사나 과거 인연에 대한 언급으로 아이스 브레이킹(Ice Breaking‧낯선 사람을 만날 때 어색한 분위기를 깨는 것)을 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회담장 벽면에 걸린 브라질 축구황제 펠레의 사인 티셔츠 얘기를 먼저 꺼내는가 하면, 문재인 정부 경제부총리 시절과 세계은행 근무 시절 IDB와 맺은 관계를 앞세우는 식이었다. 해당 총재가 브라질 국적의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한 대화 소재다.
더욱이 김 지사는 17년 전 IDB 초청으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진행한 강연 사례도 소개했다.
이에 총재도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한·중남미 비즈서밋(Biz Summit) 참석 등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을 돌이키며, 지사와의 화기애애한 대화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또 "작년에 한국 오셨을 때 네이버도 가셨다고 들었는데 네이버가 바로 경기도에 있다"며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최대 지방자치단체로 인구의 28% 정도가 경기도에 살고 있어 모든 경제와 산업의 중심이다"라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경기도 세일즈를 위해 배경을 설명한 것이다.
한편 김 지사를 단장으로 한 경기도대표단은 이날부터 오는 21일까지 5박 7일간 버지니아주와 뉴욕주 등 미국 동부권을 방문한다.
도가 행정·경제 분야에서의 국제교류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도내 새싹기업(스타트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고 현지 기업들의 경기도 투자를 이끌어내는 게 주된 목표다.
김 지사의 미국 방문은 취임 후 세 번째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만난 재미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창업 10년 이하인 비상장 스타트업)들 중 하나인 눔(NOOM)의 정세주 회장 초청에 따른 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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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창주 기자 pc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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