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UP] 북, 휴전선 코앞에서 보란 듯이 폭파..."통일 삭제 정점"
■ 진행 : 윤재희 앵커
■ 전화연결 :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UP]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북한의 도로 폭파와 관련된 내용 전문가와 자세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박원곤]
안녕하십니까?
[앵커]
북한이 휴전선에서 불과 10m 떨어진 곳에서 남북을 잇는 도로를 폭파했습니다. 연초부터 진행돼온 김정은식의 통일 지우기 작업의 정점이다, 이렇게 보면 될까요?
[박원곤]
그렇습니다. 연초, 지난 연말 또 연초에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더 이상 남북 관계는 동족 관계, 동질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다라고 아주 명백하게 얘기를 했고요. 그리고 올해 1월 15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도 다시 한 번 김정은이 아주 명백하게 지시를 합니다. 남북 교류의 상징이었던 경의선의 우리측, 북한 측 구간을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물리적으로 완전히 끊어놔라. 더불어서 접경지역의 모든 남북 연계 조건들을 철저히 분리시켜라. 그런 얘기를 직접 지시를 했고요. 그 이후에 북한이 차근차근 그런 것을 했죠. 특히 1월 같은 경우에는 육상 국경선이 있다. 더 이상 군사분계선이 아니라. 2월에는 해상 국경선이 있다라고 얘기를 하면서 실질적으로 경의선, 동해선 철로에 지뢰를 매설을 했고 장벽을 쌓는 모습들이 보였고 하는 것이고요. 결정적인 것은 얼마 전에 북한의 총참모부, 10월 9일이죠. 아예 담화를 발표를 해서 자신들은 남북 관계를 완전히 끊어버리고 북한을 요새화하는 공사를 진행할 것이다라고 얘기를 했지 않습니까? 그것을 보여주기 위한 어제 상징적인 폭파가 있었다 판단됩니다.
[앵커]
지금 저희가 폭파 장면을 화면으로 보여드리고 있는데요. 아까 저 장면을 다시 한 번 봤으면 좋겠습니다. 폭파 장소를 보여주는 그런 화면이었는데 군사분계선 바로 뒤에 10m 지점이었고요. 가림막 옆으로 표지판도 보였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여기부터는 개성시입니다. 그런 파란색의 표지판도 보이는. 지금 보이고 있습니다. 저런 장면인데 위치 또한 의도된 곳이었다라고 볼 수 있을까요?
[박원곤]
의도됐다라고 판단됩니다. 큰 틀에서 경의선과 동해선은 남북을 연결하는 차량. 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 두 구역이죠. 그 외에 판문점공동경비구역 정도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경의선, 동해선을 완전히 끊는다는 것은 말씀하신 것처럼 개성을 차량으로 갈 수 없다라는 아주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고요. 이 지점이 의미가 있다라고 하는 것은 기억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2007년에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서 방북하면서 차에서 바로 내려서 도보로 군사분계선을 넘은 바로 그 지점입니다. 그 지점을 북한이 폭파를 한 것이죠. 그렇다면 이런 도로 폭파를 통해서 남북 교류, 완전히 단절하겠다는 그런 의미를 부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김정은 위원장이 폭파 이후에 현장을 시찰했을 가능성에 대해서 군 당국이 분석하고 있는데 가능성이 높다고 보시나요? 어떻습니까?
[박원곤]
정보 관계자들 발언을 종합하면 15일 폭파 현장에 검은색 차량이 등장했다라고 얘기를 합니다. 그러면 혹시 북한 김정은의 차량, 최고지도부가 현장 방문한 것 아니냐 그런 얘기들이 나오는데요. 그 부분은 조금 확인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고요. 중요한 것은 우리 합참에 따르면 북한군 수십 명이 폭파 지점 약 100km 떨어진 지점에서 폭파 장면을 촬영을 했다. 분명히 촬영한 장면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고요. 또 하나는 이게 일종의 보여주기식 도발입니다. 왜냐하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경의선, 동해선 불능화 작업을 계속해왔는데 구태여 이 시점에서 이런 TNT를 집어넣고 폭파를 할 필요는 없거든요. 이미 불능화가 된 상태기 때문에. 그래서 이런 작업을 했고 그것을 촬영을 했다라는 것은 일종에 극적인 드라마 같은 효과를 노렸다라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남북 육로 연결 사업 같은 경우에는 선대의 유훈이 담긴 사업이지 않습니까? 이것을 폭파시키고 지워버리는 이런 행동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박원곤]
이미 좀 밝혀졌는데 김일성 저작집 44권에 보면 이미 1994년에 김일성이 이 남북 육로 연결 사업에 관심을 가졌다고 나오거든요. 김일성은 남과 북을 철도로 연결하면 북한의 경제력 이익을 남겨둘 것이다라고 얘기를 했고 그다음에 이것이 본격적으로 시도된 것이 2000년에 첫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습니까? 그 후에 장관급 회담에서 경의선, 동해선 도로, 철도 연결에 합의가 돼서 2002년 9월에 착공식을 진행을 했죠. 그렇다면 이것은 김일성이 원했고 김정일이 시행한 것이기 때문에 유훈사업입니다. 그런데 이런 유훈 사업을 김정은이 다 없애버린다라는 것은 거기에 대해서 여러 가지 부작용이 없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폭파 장면이 아직까지는 북측이 외부 매체를 통해서 알리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과거에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을 때는 신속하게 보도를 했었는데 어제의 폭파 장면은 아직까지 보도하지 않는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박원곤]
아마도 보도할 가능성이 저는 여전히 있다고 생각이 되는데요. 말씀하신 2020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장면 북한이 공개한 것을 보면 굉장히 다양한 여러 종류의 카메라를 써서 극적인 효과를 노리지 않았습니까? 아마 이번에도 찍어가서 그런 극적인 효과를 노릴 가능성이 있고 그리고 아까 잠깐 말씀 나눈 것처럼 김정은이 직접 왔다면 아마 더 편집을 신경을 써서 하겠죠. 그런데 제 생각에는 역시 북한 주민들도 볼 수 있고 대외 매체도 볼 수 있는 형태로 공개할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 부분은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남북 연결도로 사업은 우리 정부 예산 1800억 원이 차관 형식으로 투입이 된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북한의 상환 의무 책임을 강조를 했는데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겠죠?
[박원곤]
가능성은 어렵죠. 실질적으로 돈을 상환받기는 어려운데 이게 심각한 문제인 게 경의, 동해선 철도, 도로는 한국이 요청한 것이 아니라 북한이 요청해서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말씀하신 것처럼 1809억 원 규모가 차관 방식으로 우리가 제공을 한 것이죠. 그러면 당연히 국가 간의 관계에서 차관이라는 것은 상환 의미가 있는 것이고, 북한이 일부러 이렇게 의도적으로 다 폭파시키고 상환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다시 한번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다. 기억들 하실 수 있겠지만 작년에도 공동연락사무소 북한이 2020년 폭파 이후에 그 부분에 대해서 447억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우리 정부가 제기를 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상환의 가능성은 없고 이게 궐석재판이죠. 피고인이 공석인 상태에서 진행하는 재판. 당연히 북한이 안 오니까 그런 건데요. 그럼에도 이러한 북한의 폭파 행위가 분명한 불법행위인 것을 정부는 알릴 필요가 있고 이게 다 우리 세금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한 행위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어서 그때도 배상 청구를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앵커]
도로 폭파 이후에 북한이 중장비를 투입해서 요새 구축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제2의 베를린 장벽 얘기도 나오는데 상징적인 방벽도 만들어질까요?
[박원곤]
그렇습니다. 요새화라는 것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총참모부가 공식화한 것이니까 요새화 작업을 할 것이다. 그런데 다만 남북 간에 군사분계선이 총 길이가 248km입니다. 엄청 긴 길이죠. 이것을 다 이런 식으로 요새화를 해서 방벽을 쌓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이 되고 아마 우리 군에서도 판단하고 있는데 한 열 군데 정도, 주로 대전차 방벽을 만드는 그런 장벽화를 통해서 보여주기식으로 갈 가능성은 있다. 다만 어제 폭파한 이 지점은 남북 차단을 상징하는 식의 그런 의미로 당장 콘크리트 방벽을 세울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라고 판단이 되고요. 북한이 이런 것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남쪽으로, 우리 쪽으로 귀순하는 북한 군을 막겠다라는 의도도 있습니다. 지난 8월에 북한군 1명이 강원 고성군 동해선 일대로 해서 휴전선을 걸어서 귀순을 했죠. 그리고 한국이 지난 7월부터 확성기 방송을 전선에 틀었기 때문에 이게 3개월 이상 지나는 이 시점에서 북한 군의 동요가 있을 수 있거든요. 아마 그런 가능성들을 배제하기 위해서 북한이 요새화 작업을 본격화했다라고 볼 여지도 있습니다.
[앵커]
고조되는 긴장에 접경지 주민의 불안도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기도가 파주시, 김포시, 연천군 3개 시군의 11곳을 위험구역으로 지정을 했습니다.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단속하겠다는 건데 지금 상황에서 대북전단이 또 살포되면 무력 충돌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이렇게 판단한 거겠죠?
[박원곤]
현재로서 대북전단이 우리 남측 단체에서 보낼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바람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남쪽에서 북쪽으로 바람이 지금 불지 않습니다. 보통 9월부터 4월까지는 불지 않기 때문에 4월부터 그 기간, 5월부터 8월 정도까지 굉장히 짧은 기간 동안만은 풍선을 보낼 수 있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제가 알기로는 지난 두 달간 남측 단체에서 전단, 풍선을 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경기도 입장에서 당연히 인근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불안감이 크니까 지금 당장은 위기관리 측면에서 어떤 형태로든지 그 전단을 보내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라고는 생각합니다.
[앵커]
김여정은 연일 막말 담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어제 또다시 담화를 내놨는데 한국군이 평양 무인기 침범 주범이고 명백한 증거가 있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증거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는데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박원곤]
김여정이 거의 매일 담화를 내고 있는 상황인데요. 바로 그 전날 담화, 14일 담화에는 뜬금없이 미국 얘기를 끌어들이지 않았습니까? 미국 얘기를 끌어들였는데 그건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확전을 하겠다는 생각. 그래서 미국을 향한 북한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또 하나는 현재 상황에서 북한이 그렇게 선택지가 많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이 제일 원하는 것은 무인기가 다시금 평양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안 하도록 하는 것을 원하는 것인데 만약에 혹시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다음 선택지로 북한이 뭔가를 해야 되는데 그게 마땅치 않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서 무인기를 격추하게 놔둔다 하면 거기에 대해서 한국 쪽에서도 당연히 대응사격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여러 가지 것들 가능성을 놓고 북한이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에 14일 담화에서는 미국 보고 한국 정부에 같이 협력을 해서 말려달라, 그런 의미가 읽히고요. 그런데 어제, 방금 말씀하신 15일 담화는 분명하게 증거가 있다라고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조금 다른 맥락에서, 결에서 나왔는데 그러면 일단은 증거를 보여줘야겠죠. 증거를 보여야 그다음 단계가 있을 텐데 제 판단은 조심스럽지만 증거가 있었으면 벌써 보여주지 않았을까. 그리고 북한이 처음 공개한 그 사진, 열화상카메라로 나온 것을 보면 증거가 정확하지 않거든요. 왜냐하면 만약에 그 무인기를 격추를 한 것 같지는 않고, 그렇다면 뭔가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증거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다만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이런 식의 표현은 북한이 늘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조금 걸러 들을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오늘 서울에서 한미일 외교차관 회의도 열립니다. 아무래도 북한 문제와 관련한 논의가 깊게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얘기들이 나올까요?
[박원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차관이 오죠. 굉장히 의미 있는 회의가 될 거라고 생각이 되는데, 더군다나 긴장이 이렇게 고조된 상태에서 한미일이 여기에 어떻게 대응할까. 러시아도 일종의 지금 자신들의 입장을 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주권, 내정간섭 수준의 그런 입장들을 내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한미일이 공통된 입장을 갖고 북한과 또 러시아, 주변에 그런 것에 대한 확실한 경고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미국의 입장도 복잡할 겁니다. 왜냐하면 지금 대선 국면이기 때문에 이미 우크라이나에도 전쟁이 발생하고 러-우 전쟁도 있고 중동 사태가 심각하기 때문에 한반도에서 다시금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민주당 입장에서는 좋아하지 않겠죠. 아마 그런 것을 바탕으로 해서 위기관리를 강조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러시아 말씀을 하셨는데 러시아가 또 북러 조약에 대한 비준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비준을 하면 바로 효력이 발생할 것 같은데 여기에 대해서도 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박원곤]
비준은 예상이 됐죠. 왜냐하면 국가 간의 조약이기 때문에 러시아도 사실은 그런 입법 기관으로서 독립성이 없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형식상으로도 비준이 필요한 것이고,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얼마 전에 최고인민회의에서 비준을 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공개는 하지는 않고 있고요. 어쨌든 조약이라는 것은 해당 국가가 비준을 해야 되는 거니까 그 과정은 계속 갈 것이고요. 다만 조금 전에 우리 YTN에서도 보도를 했습니다마는 러시아의 이 발언이 지금 수위를 넘고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이건 분명히 북한이 10번 이상의 무인기를 우리한테 보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전혀 발언이 없었고 지금 북한이 주장하는 무인기는 아직 실체가 확실히 확인이 안 된 상태인데 이미 이것을 중대한 침해다라고 러시아가 얘기를 했으니까 여기에 대해서는 우리 외교부가 강력한 발언이 나오고 경고를 했습니다마는 러시아가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그래서 아까 말씀드린 한미일이 공통된 입장을 러시아한테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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