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춘추] 한글문학의 뿌리

2024. 10. 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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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낭보에 온몸이 전율했다.

그중에도 서포 김만중의 '구운몽'과 '사씨남정기'는 한글문학의 백미라 할 수 있다.

특히 그는 '서포만필'에서 "우리말을 버리고 다른 나라 말을 통해 시문을 짓는다면 이는 앵무새가 사람의 말을 하는 것과 같다"고 해 한글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 한글문학의 뿌리를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시민들은 자긍심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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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용 동화작가.

노벨문학상 낭보에 온몸이 전율했다. 한글날, 그 이튿날이다. 오랜 가뭄으로 목마르게 기다리던 소나기였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수상 소식에 놀라움은 더욱 컸다. 무엇보다 한글문학의 힘을 세계문학의 중심에 올려놓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한글문학의 힘의 원천은 어디서 온 것일까. 당연히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서 한문만을 고집하던 시대에 한글로 시가나 소설을 쓴 선각자들이 있었다. 그중에도 서포 김만중의 '구운몽'과 '사씨남정기'는 한글문학의 백미라 할 수 있다. 특히 그는 '서포만필'에서 "우리말을 버리고 다른 나라 말을 통해 시문을 짓는다면 이는 앵무새가 사람의 말을 하는 것과 같다"고 해 한글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글날을 며칠 앞두고 대전문총이 주최하는 문학기행, 남해의 유배문학관과 노도의 김만중 문학관을 다녀왔다. 서포의 유배지였던 남해는 유배문학관에 이어 노도 전체를 문학의 섬으로 만들고 서포문학과 그 정신을 기리고 있었다. 지자체마다 유명한 작가와 작은 인연만 있어도 그 이름을 빌어 문학관을 만드는 것은 문학의 힘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덴마크 코펜하겐은 안데르센의 후광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인어공주', '성냥팔이 소녀', '미운 오리새끼' 등을 읽고 자란 세계인들의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 수년 전에 북유럽 여행 중 이곳을 들렀을 때 한 작가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 지 실감할 수 있었다.

서포는 대전과 인연이 깊다. 전민동 선산에 그의 부친과 조부모의 묘소가 있고 정려각과 문학비와 효행숭모비, 그리고 충효소설비가 있다. 대전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많다. 뿌리공원을 만들어 대전의 명소로 만든 것처럼 늦었지만 서포공원을 조성하고 문학관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한글문학의 뿌리를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시민들은 자긍심을 갖게 될 것이다. 박진용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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