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집중했는데 좋은 결과 나와”…‘견제사→연타석 홈런 쾅쾅!’ 지옥과 천당 오간 삼성 김헌곤의 한 마디 [PO2 인터뷰]
“(견제사를) 계기로 조금 더 집중하자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다.”
견제사를 당했지만, 연타석 홈런을 작렬시키며 삼성의 승리를 이끈 김헌곤이 경기를 돌아봤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1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염경엽 감독의 LG 트윈스를 10-5로 제압했다.
2번타자 겸 우익수로 나선 김헌곤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그는 화끈한 장타력을 선보이며 삼성 타선을 이끌었다.
1회말 우익수 플라이로 돌아선 김헌곤은 3회말 첫 안타를 생산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투수 좌완 손주영의 7구 142km 패스트볼을 공략,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하지만 그는 직후 견제사를 당하며 곧바로 더그아웃으로 복귀해야 했다.
김헌곤은 이 아쉬움을 5회말 털어냈다. 삼성이 3-1로 앞서던 2사 1루에서 LG 우완 불펜 자원 유영찬의 5구 131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0m의 투런 아치를 그렸다.
기세가 오른 김헌곤은 7회말에도 매섭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삼성이 6-1로 격차를 벌린 무사 1루에서 LG 좌완 불펜투수 김유영의 3구 138km 패스트볼을 받아 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5m의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5회말 투런포에 이은 연타석 홈런이 나온 순간. 그렇게 김헌곤의 이날 성적은 4타수 2안타 2홈런 4타점으로 남게됐다.
이어 견제사 장면을 돌아본 그는 “경기 전 브리핑 당시 강명구 코치님이 손주영 투수에 대해 말했었다. 제가 너무 흥분했던 것 같다”며 “코치님에게 죄송하다. 그것을 계기로 조금 더 집중하자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지난 2011년 5라운드 전체 36번으로 삼성의 부름을 받은 김헌곤은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외야수다. 올해까지 900경기에서 타율 0.272(2516타수 685안타) 45홈런 302타점 64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11을 써냈다. 특히 특유의 성실함과 투지로 팀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최근 2년 간은 좋지 못했다. 2022시즌 80경기에 나섰지만, 타율 0.192(224타수 43안타) 1홈런 20타점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허리 부상으로 단 6경기에만 출격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다행히 올 시즌에는 반등에 성공한 김헌곤이다. 117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302(281타수 85안타) 9홈런 34타점을 올렸다. 그리고 이날에는 명실상부 야구 인생 최고의 하루를 보내게 됐다.
홈런을 친 뒤 수비에 들어갈 때 많은 팬들의 환호를 들었던 순간에 대해 “아드레날린이 솟구쳤다. 야구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돌아본 김헌곤은 “올 한 해는 그냥 하루하루가 최고의 날이었다”고 배시시 웃었다.
김헌곤은 “알다시피 (구자욱은) 팀에 중요한 역할을 해주는 선수다. 마음이 사실 무겁다. 남은 선수들이 똘똘 뭉쳐 최대한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구자욱의 이탈로 김헌곤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박진만 감독은 “구자욱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외야 쪽에 김헌곤, 윤정빈의 타격감이 괜찮다.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지는 3차전에는) 두 선수가 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 면적이 큰 잠실야구장은 삼성 라이온즈 파크처럼 홈런을 치기가 쉽지 않다.
김헌곤은 “(잠실에서도) 똑같이 경기한다. 공이 몸쪽 가까이 오면 다 맞을 생각으로 할 것”이라며 “내가 치고 못 치고를 떠나 이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삼성은 1승만 더할 경우 1위 KIA 타이거즈(87승 2무 55패)가 기다리고 있는 한국시리즈로 향할 수 있다. 특히 김헌곤은 정규리그에서 KIA를 상대로 타율 0.404를 기록할 정도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그럼에도 김헌곤은 “(정규시즌 성적은)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그저 남은 경기를 잘 마치고 싶다”고 담담히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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