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대승 후 ‘선발 부족’ 한계 노출한 다저스, 월드시리즈 갈 수 있을까[슬로우볼]

안형준 2024. 10.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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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선발 부족'의 한계가 드러난 2차전이었다.

LA 다저스는 10월 15일(한국시간)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 경기에서 패했다. 이날 다저스의 패배로 양팀은 1승 1패를 기록한 뒤 뉴욕으로 무대를 옮기게 됐다.

다저스는 시리즈 1차전에서 10-4 완승을 거두며 기분좋게 시리즈를 시작했지만 안방에서 최소한의 성과를 거두는데 그쳤다. 반대로 메츠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원정 2연전을 1승 1패로 마쳐 만족할만한 결과와 함께 안방으로 돌아가게 됐다.

올가을 다저스의 약점이 그대로 드러난 패배였다. 왕년 '투수 왕국'으로 불리던 다저스였지만 올가을은 아니다. 오타니 쇼헤이를 필두로 한 타선의 파괴력이 다저스의 강점이고 마운드는 다저스의 약점이다. 특히 선발진이 아킬레스건이다.

다저스는 이번 챔피언십시리즈 로스터에 4명의 선발투수를 포함시켰다. 잭 플래허티와 야마모토 요시노부, 워커 뷸러, 랜든 낵이 그 주인공. 포스트시즌 4인 로테이션은 자연스럽지만 그 면면이 문제였다. 시즌 도중 합류한 '이적생' 플래허티를 제외하면 믿을 수 있는 선발투수가 없다는 것이 다저스의 고민이다.

사실상의 '에이스'라 할 수 있는 플래허티는 시리즈 1차전 중책을 맡아 7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따냈다. 2차전을 맡아야 할 선발투수는 낵이었다. 다저스는 라이언 브레이저를 오프너로 내세운 뒤 낵을 두 번째 투수로 기용하는 전략을 세웠지만 결과는 대실패였다. 2차전에서 다저스는 브레이저가 프란시스코 린도어에게 리드오프 홈런을 내줬고 낵이 2회 마크 비엔토스에게 만루 홈런을 얻어맞는 등 2이닝 5실점으로 무너져 완패했다.

3차전 선발투수는 뷸러. 4차전은 디비전시리즈 5차전을 맡았던 야마모토가 책임진다. 문제는 두 투수가 모두 불안하다는 점이다.

뷸러는 디비전시리즈에서 1경기에 등판해 5이닝 6실점 패전을 기록했다. 한 때 에이스였지만 부상에 시달리며 기량이 하락한 뷸러는 이제는 기대치가 뚝 떨어진 투수다. 올해 정규시즌 16경기 평균자책점 5.38로 부진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뷸러가 갑자기 에이스의 기량을 선보일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야마모토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야마모토는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3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비록 타선 활약으로 다저스가 역전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야마모토의 피칭은 마치 서울시리즈를 보는 듯했다. 벼랑 끝 5차전에서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승리를 따내기는 했지만 야마모토가 둘 중 어느 쪽에 가까운 공을 던질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반면 메츠는 선발이 안정적이다. 와일드카드 시리즈와 디비전시리즈에서 각각 1경기씩 등판해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한 루이스 세베리노가 3차전 선발투수를 맡는다. 4차전 선발투수는 올해 포스트시즌 2경기 11이닝 무자책을 기록 중인 베테랑 호세 퀸타나가 책임질 전망. 메츠는 가장 불안한 선발투수였던 센가 코다이가 1차전에서 패했지만 2-4차전을 책임지는 션 마네아, 세베리노, 퀸타나가 안정적이다. 선발 매치업에서 메츠가 다저스를 앞서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선발에 비해 불펜은 안정적이지만 챔피언십시리즈 3-5차전은 3연전으로 진행된다.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을 제외하면 선발이 한 번도 긴 이닝을 던져준 적이 없었던 다저스인 만큼 불펜에도 피로도가 쌓이고 있다. 2연전 후 하루 휴식이 있었던 기존 일정에 비해 3연전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다저스다.

다저스 타선에 오타니와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이 있다면 메츠 타선에는 린도어, 비엔토스, 피트 알론소가 있고 제시 윈커의 타격감도 좋다. 오타니에게 화제성과 '몸값'에서 밀릴 뿐, 현재 메츠 타선이 결코 다저스에 비해 떨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 다저스 주전 라인업에서 이번 포스트시즌 OPS 0.800 이상인 선수는 테오스카 에르난데스(0.900)와 맥스 먼시(0.821) 뿐이지만 메츠는 린도어(0.872), 비엔토스(1.086), 알론소(0.996), 윈커(1.076)의 타격감이 모두 뜨겁다.

다저스는 올시즌에 앞서 오타니에게 10년 7억 달러, 야마모토에게 12년 3억2,500만 달러, 타일러 글래스노우에게 5년 1억3,500만 달러 계약을 안겼다. 오타니가 역대급 꼼수로 페이롤 계산에 포함되는 금액을 연 4,600만 달러 수준으로 낮추기는 했지만 다저스는 세 선수에게 11억 달러가 넘는 돈을 투자했다. 기존 베츠, 프리먼 등의 고액 연봉까지 감안하면 다저스의 올시즌은 '월드시리즈 우승이 아니면 실패'라고 볼 수도 있다.

극적으로 시리즈를 뒤집고 올라오기는 했지만 디비전시리즈부터 불안했던 다저스다. 그리고 지난 10년간 정규시즌 최강자로 군림하면서도 포스트시즌에서는 유독 성과를 내지 못했던 다저스기도 하다. 과연 오타니의 첫 포스트시즌인 올가을 다저스가 메츠를 꺾고 최종 라운드까지 오를 수 있을지 뉴욕으로 향한 챔피언십시리즈 향방이 주목된다.(자료사진=오타니 쇼헤이)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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