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글은 명상적… 독자를 더 높은 사고의 차원으로 이끌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강의 글은 운문사에서 염불 소리를 들을 때와 비슷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영미권 출판 에이전트 바버라 지트워(71)는 15일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강의 작품은 너무 명상적이고 감동적이며 독자를 더 높은 사고의 차원으로 이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강 문학의 힘으로 "독자를 더 자비롭게 만들고, 희망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들면서 "한강은 폭력과 전쟁의 공포를 외면하지 말라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채식주의자’ 등 한강 대표작 소개
돌기민 손원평 편혜영 정유정 주목
영미권 출판 에이전트 바버라 지트워(71)는 15일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강의 작품은 너무 명상적이고 감동적이며 독자를 더 높은 사고의 차원으로 이끈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 뉴욕에 사는 그는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흰’ 등 한강의 대표작들을 영미권에 소개해 왔다. 한강에게 영국인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를 소개해준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수년 전부터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할 것이라고 예상했기에 놀랍지는 않았다”며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에, ‘소년이 온다’는 그레이엄 그린의 ‘권력과 영광’에 각각 비견했다. 그는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학의 운명이었다. 이를 통해 한국 문학의 높은 수준이 검증돼 기쁘다”고도 했다.
그는 한강 문학의 힘으로 “독자를 더 자비롭게 만들고, 희망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들면서 “한강은 폭력과 전쟁의 공포를 외면하지 말라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한강의 ‘흰’에 대해선 “천상의 구름 꿈에 빗댈 수 있다. 여태 읽어본 어떤 것과도 닮지 않았다”고 평했다.
앞서 그는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직후 기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정말 역사적인 날! 문자 그대로 역사가 만들어졌다”며 “10여 년 전 한강의 놀라운 책 ‘채식주의자’를 발견했을 당시엔 한국 문학에 대해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한강은 한국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본격적으로 한류 열풍이 일기 전 한국 문학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한강뿐 아니라 신경숙, 정유정, 편혜영, 김애란, 조경란의 책도 영미권에 소개했다. 그는 ‘포스트 한강’으로 주목할 만한 젊은 작가들도 거론했다. 특히 돌기민의 ‘보행연습’에 대해 “‘채식주의자’ 이후 내가 읽은 것 중 가장 흥미롭고 용감한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이어 “‘아몬드’, ‘서른의 반격’을 쓴 손원평은 사회적 풍자와 가슴 아픈 이야기를 잘 쓰고, 편혜영의 ‘홀’은 스티븐 킹이나 프랑켄슈타인을 쓴 메리 셸리를 생각나게 한다”고도 했다. 정유정의 신작 ‘영원한 천국’에 대해선 “새로운 걸작”이라며 기대감을 아끼지 않았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민주-의협 ‘정부 뺀 협의체’ 논의…李 “정부 개방적으로 나와야”
- 귀국 尹, 마중나온 韓과 대화없이 악수만…24일 만찬 ‘갈등 분수령’
- ‘의료계 블랙리스트’ 작성 32명 중 30명은 의사…2명 의대생
- 檢, ‘文 前사위 특채 의혹’ 관련 前 청와대 행정관 27일 소환
- 곽노현, 진보 교육감 단일화 경선 탈락…강신만-정근식-홍제남 압축
- 이재명 사법리스크 재점화에…민주당 “법 왜곡죄 상정”
- “거짓말처럼” 하루만에 8.3도 뚝↓…불쑥 찾아온 가을
- 故장기표, 김문수에 “너부터 특권 내려놓으면 안되겠나”
- “연금개혁안 도입되면 75·85·95년생 150만원 더 낼 수도”
- “천석꾼 가세 기울었어도, 독립운동 아버지 원망은 이제 안 해요”[동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