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공장’서 홈런 5방 무력시위…삼성, PO 2차전 잡고 KS 진출 눈앞

정세영 기자 2024. 10. 15.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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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김영웅.삼성 제공

대구 = 정세영 기자

단기전에서는 홈런 한 방이 경기의 흐름을 좌우한다.

2024 신한 쏠(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는 ‘홈런’이 중대 변수로 꼽혔다. 1∼2차전이 열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대표적인 타자친화구장이기 때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홈플레이트부터 거리가 좌우 펜스 99.5m, 중앙 펜스 122.5m. 그런데 야구장이 팔각형 모양으로 지어져 좌·우중간 펜스까지 거리가 107m에 불과하다.

실제 올해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나온 홈런 개수는 모두 216개로, 이는 두산과 LG가 함께 쓰는 잠실구장(220개)에 이어 2위였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런 공장’으로 부르는 이유다. 이곳을 홈으로 쓰는 삼성은 올해 185개의 팀 홈런으로 전체 1위에 올랐다. 안치용 해설위원은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1∼2차전이 열리는 ‘타자 친화 구장’은 시리즈 전체 흐름에 영향을 줄 변수 중 하나가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이 홈런포를 가동하며 플레이오프 1∼2차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 특히 삼성은 15일 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홈런포 5방을 몰아치는 괴력의 타선을 앞세워 10-5로 이겼다. 지난 13일 열린 1차전에서도 홈런포 3방을 치며 10-4로 승리를 챙긴 삼성은 먼저 2승을 챙겨 한국시리즈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겨 놓았다. 아울러 삼성은 한국시리즈로 가는 83.3%의 확률도 잡았다. 역대 5전 3선승제로 치러진 플레이오프에서 1∼2차전에 모두 승리한 18팀 중 15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삼성의 김헌곤.삼성 제공

삼성 타선이 2차전에서도 상대 LG 마운드를 폭격했다. 0-1이던 1회 말 2사 1루에서 르윈 디아즈의 좌익수 방면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삼성은 2회 김영웅의 역전 우월 솔로포로 경기를 뒤집었고, 이후 거침없이 상대 마운드를 두들겼다. 삼성은 3회 상대 실책 등으로 1점을 보탠 뒤 5회엔 김헌곤의 좌월 투런홈런으로 5-1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삼성의 방망이는 거침이 없었다. 6회 디아즈의 우월 솔로홈런, 7회엔 김헌곤이 우월 투런홈런과 다아즈가 우중간 솔로포를 터뜨려 3득점, 9-1을 만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헌곤과 디아즈는 연타석 홈런을 때렸다.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한 경기 동일 팀 두 명 연타석 홈런은 2004년 10월 8일 두산과 KIA전에서 두산 소속인 이지 알칸트라(2회·3회), 안경현(5회·7회) 이후 20년 만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뒤 "우리 장점인 장타를 앞세워 초반부터 좋은 흐름을 가지고 왔다"면서 "김헌곤, 디아즈의 홈런으로 우리의 장점을 보여줬다. 김헌곤을 믿고 내보냈지만, 본인이 해냈다. 김헌곤의 역할이 큰 것 같다"고 칭찬했다.

삼성의 원태인. 삼성 제공

이날 삼성 마운드에서는 선발 투수 원태인의 역투가 돋보였다. 원태인은 이날 6.2이닝 동안 7안타 1실점의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원태인은 프로 데뷔 후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 이날 원태인의 투구 수는 104개였고, 변화구(64개) 위주의 피칭으로 상대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삼성 팬들은 7회 2사까지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킨 원태인이 마운드에서 내려오자, 기립박수를 보내며 토종 에이스 투수의 역투에 찬사를 보냈다. 원태인은 3차전 데일리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박 감독은 원태인에 대해 "경기 초반 위기를 잘 넘겼다. 7회까지 잘 막아줘서 승기를 잡고 이길 수 있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LG는 9회 초 마지막 공격에서 박해민의 솔로홈런, 김현수의 3점홈런으로 5-10으로 추격했지만 이미 벌어진 점수 차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초반 실점들을 쉽게 하면서 경기 분위기를 넘겨 준 것이 어려운 경기를 한 이유"라면서 "홈에 가서 우리 야구를 해서 반전할 기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과 LG의 플레이오프는 16일 하루를 쉬고 17일부터 잠실구장에서 3∼4차전을 치른다. 3차전 선발 투수는 삼성이 황동재, LG가 임찬규를 내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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