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에서는 홍명보 감독 향한 야유 대신 "대~한민국" 응원(종합)
두 번째 홈 경기인 이라크전에서는 응원만
경기장 변경 원인이었던 잔디는 합격점
[용인=뉴시스] 김진엽 하근수 기자 = 홍명보호의 두 번째 홈 경기에서는 팬들의 비판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현장을 찾은 팬들은 야유 대신 "대한민국"을 외치면서 태극전사들을 응원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15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4차전 홈 경기에서 3-2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B조 1위를 굳힌 건 물론, 홍 감독은 부임 후 첫 홈 승을 달성했다.
이날 경기는 홍명보호의 두 번째 홈 경기였다.
지난달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1차전(0-0 무) 이후 치르는 안방 일정이었다.
팔레스타인전은 5만9579명의 관중만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채웠다. 올해 열린 두 차례 A매치에서 6만5000여석이 티켓 오픈과 동시에 매진된 것과 다른 행보였다.
아울러 현장을 찾은 팬들은 선수 소개 막판에 홍 감독이 전광판에 등장하자 거센 야유를 쏟아냈다. 선수들이 소개됐을 때 응원하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또 응원단은 홍 감독과 정몽규 회장을 향한 비판 걸개를 드는 건 물론, 경기 중에는 "정몽규 나가" 등을 외치기도 했다.
이라크전이 열린 용인미르스타디움 전광판에 표시된 공식 관중은 3만5198명이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시야 방해석 등 일부를 제외한 좌석들 대부분은 판매됐다. 티켓 판매율이 팔레스타인전보다 높아진 만큼, 태극전사들의 향한 응원 열기도 뜨거워졌다.
여전히 선수들이 소개될 때는 박수로 힘을 불어넣은 팬들은 이날 경기서는 홍 감독의 얼굴이 나왔을 때 별도의 야유를 하지 않았다.
경기 중간에 홍 감독의 모습이 전광판에 비춰질 때도 "우~"하는 반응은 없었다. 팔레스타인전과 달리 홍 감독을 향한 부정적 걸개 역시 없었다.
정몽규 회장의 모습은 나오지 않아 정 회장에 대한 팬들의 리액션은 알 수 없었으나, 홍명보호를 향한 비판 여론은 어느 정도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아울러 대표팀은 9월 A매치 당시 불거졌던 잔디 논란은 어느 정도 벗었다.
지난달 5일 한국은 대회 1차전 팔레스타인전(0-0 무) 이후 잔디 문제에 직면했다. '한국 축구의 성지'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논두렁 잔디'라는 오명이 붙을 정도였다.
당시 손흥민이 "기술이 좋은 선수가 많은데 팬들이 보기에도 볼 컨트롤과 드리블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하면서 잔디 문제가 지적됐다.
결국 이번 이라크전은 서울월드컵경기장 대신 용인미르스타디움을 사용하게 됐다.
당시 대한축구협회는 "현장 실사를 통해 잔디 상태를 확인한 결과 보식 등 여러 방안을 동원하더라도 이라크전까지 잔디를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배경을 밝혔다.
지난 2018년에 개장한 용인미르스타디움은 여자 축구대표팀 A매치는 개최한 적이 있지만, 남자 축구대표팀 A매치는 처음이다.
올해는 프로축구 K리그2 수원 삼성이 임시 홈구장으로 사용 중이지만, 최근까지 많은 경기가 열리지 않아 그라운드가 양호하다.
듬성듬성 잔디가 비어 있던 서울월드컵경기장과 비교했을 때 훨씬 나은 모습이다.
한눈에 봐도 상태가 좋은 용인미르스타디움 잔디에 대표팀도 기대감이 크다.
홍 감독은 이라크전에 앞서 "중동 잔디와 다르지만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 경기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전 기자회견 이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진행한 훈련에서도 크게 만족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잔디 상태와 관련해) 대표팀 모두 괜찮다는 반응"이라며 "홍 감독도 잔디 상태에 굉장히 만족했다. '이 정도 잔디에서 하면 우리 선수들에게 굉장히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라고 귀띔했다.
워밍업 동안 선수들이 주고받는 패스도 물 흐르듯 이어졌고,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불규칙한 바운드도 없었다.
물론 이번 경기장 변경 개최는 임시방편인 만큼, 향후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잔디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용인미르스타디움을 정기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교통 체증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남겼다.
킥오프 한참 전부터 경기장 일대 도로는 정체에 빠졌고, 근처 용인경전철 삼가역과 기흥역에도 인파가 몰렸다.
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용인미르스타디움 주변에는 기동대 7중대, 특공대 2팀, 정보 13팀, 지역 34팀, 교통 23팀, 지휘경비 7팀 등 총 581명의 경력이 운용되고 있다.
선수단 신변 보호, 경기장 안전 관리, 교통질서 유지 등을 위해 투입된 인원들이다.
하지만 용인미르스타디움의 접근성 관련 우려는 현실이 됐고, 혼잡은 쉽게 해소되지 않았다.
많은 관중이 한 번에 경기장을 떠날 때의 안전도 걱정해야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wlsduq123@newsis.com, hatriker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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