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 현장리뷰] “반드시 승리해야” 홍명보 감독 바람대로…‘오세훈·오현규·이재성 골’ 한국, 이라크에 3-2 승

[골닷컴, 용인] 강동훈 기자 =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중요한 경기다. 어떻게 해서든 좋은 결과를 가져와야만 한다”고 필승을 다짐한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바람대로 이뤄졌다. 한국이 안방에서 붉은악마의 열렬한 응원 속 오세훈(마치다)과 오현규(헹크), 이재성(마인츠)의 골을 앞세워 이라크를 상대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5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4차전 홈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승리를 거머쥔 한국은 B조 1위(3승1무·승점 10)를 지키면서 동시에 2위 이라크(승점 7)와 격차를 벌리는 데 성공했다. 태극전사들은 금일 소집 해제하면서 각자 소속팀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한국은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특혜 논란’이 일은 데다,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난맥상으로 인해 최근 국회 현안질의와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등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만큼 안방에서 확실한 승리를 통해 ‘뿔난 민심’을 잠재워야 했다. 특히 지난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팔레스타인과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 홈경기에서 졸전 끝에 득점 없이 비겼던 터라 화끈한 대승이 필요했다.

이 경기를 치르기 전까지 한국(+4)이 이라크(+2)와 승점 7(2승1무)로 동률인데 골 득실에서 앞서 1위에 올라 있었던 터라, 만약 패배하는 순간 순위가 뒤집힐 수 있었기에 승리의 중요성이 크기도 했다. 임시주장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하루 전 “승점 6짜리 경기다. 결과를 무조건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비장한 각오를 밝힌 것도 그래서였다.

승리의 중요성을 유독 강조한 홍 감독은 이날 최정예 라인업을 가동했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각각 공격과 수비의 중심을 잡은 가운데 배준호(스토크 시티)가 A매치 첫 선발 기회를 잡았다. 또 이재성과 황인범(페예노르트), 설영우(즈베즈다) 등 붙박이 주전들도 어김없이 출격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이라크(55위)에 앞서는 데다, 역대 상대전적에서도 9승12무2패로 앞서는 등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위에 있는 한국(23위)은 예상대로 경기를 주도했다. 초반부터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공격을 몰아쳤다. 다만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삼키며 득점을 만들지 못했다. 전반 3분과 5분 각각 배준호와 황인범의 슈팅은 무위에 그쳤다.

한국은 그러나 계속 공격을 퍼부은 끝에 마침내 이라크의 골망을 흔들면서 리드를 잡았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네 번째 A매치 출전 기회를 잡은 오세훈이었다. 전반 41분 배준호가 패스를 내주자 오세훈이 골문 앞에서 왼발로 밀어 넣었다. 지난 6월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오세훈의 데뷔골이었다. 배준호는 A매치 2호 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은 기쁨이 오래가지 못했다. 후반 킥오프 5분 만에 “최근 좋은 컨디션과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 위협적인 선수”라며 홍 감독이 가장 경계한 아이멘 후세인(알코르)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암자드 아트완(자호 SC)이 페널티 박스 안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 앞에서 후세인이 오버헤드킥으로 골망을 갈랐다.

홍 감독은 결국 곧바로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후반 14분 오세훈과 배준호를 빼고 오현규와 문선민(전북)을 투입하며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변화는 적중했다. 교체로 들어간 ‘특급 조커’ 오현규가 승부를 뒤집었다. 후반 29분 이재성의 컷백을 오현규가 이라크 문전 한복판에서 왼발로 골망을 출렁였다. 오현규의 A매치 2경기 연속골이자 2호골이었다.

한국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또다시 이라크의 골망을 흔들면서 승기를 잡았다. 후반 38분 왼쪽 측면에서 이명재(울산)가 크로스를 올리자 이재성이 골문 앞으로 쇄도하더니 다이빙 헤더로 득점을 터뜨렸다. 이재성 역시 A매치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A매치 13호골이다. 한국은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5분 이브라힘 바예시(알리야드)에게 실점하며 3-2로 승리했다.

사진 = 게티이미지, 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