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 군단’ 삼성, 홈런 5방… KS까지 1승 남았다
원태인 첫 PS 선발서 6과3분의2이닝 1실점 호투
삼성의 ‘대포’가 또다시 폭발했다.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삼성이 연타석 투런을 때려낸 김헌곤을 비롯해 홈런을 5개 때려낸 장타력과 선발 원태인의 호투를 앞세워 LG를 10대5로 승리, PO 2연승을 거뒀다. 이로써 삼성은 한국시리즈까지 단 1승만 남겨뒀고, LG는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놓였다.
2차전 삼성의 선발은 올 정규시즌 다승왕(15승)인 원태인. LG는 KT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역투한 손주영을 선발로 내세웠다. 원태인은 올 시즌 LG 상대로 2경기에서 0승1패 11이닝 동안 5실점. 손주영은 삼성을 상대로 3경기에서 2승0패 17과3분의1이닝 동안 4실점을 허용했다. 양팀 감독은 나란히 “선발이 6이닝까지 잘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좌완 선발 손주영에 대비해 선발 라인업에 김헌곤(2번 타자 우익수)과 전병우(9번타자 2루수)를 내세웠다. 3루수를 주로 보던 전병우는 이번 준플레이오프에 대비해 2루수 훈련을 별도로 진행했다. LG는 허벅지 부상으로 주루가 어려운 문성주 대신 김범석을 9번 지명타자로 내세웠다.
팽팽한 선발전이 될 거라는 예상과 달리 1회부터 점수가 나면서 양팀은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1회초 삼성 선발 원태인이 148km 직구로 경기를 시작, 1번 타자 홍창기를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하지만 LG 타선이 빠르게 움직였다. 2번 타자 신민재가 원태인과 7구 승부 끝에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1사 1루에서 3번 타자 오스틴이 초구를 친 타구가 강력하게 날아갔고, 유격수 이재현이 잡으려 했지만 타구가 바로 앞에서 강하게 튀면서 안타가 됐다. LG가 순식간에 1사 1,3루 찬스를 잡았다.
여기서 4번 타자 김현수가 2루수 땅볼을 쳤지만 전문 2루수가 아닌 전병우의 2루 송구가 늦어지면서 병살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틈에 3루 주자 신민재가 홈을 밟았다. 1-0 LG가 1회초 선취점을 내며 앞서가기 시작했다. 이어진 2사 1루에서 원태인은 오지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은 내주지 않았다.
1회말 LG 선발 손주영이 143km 직구로 경기를 시작했다. 삼성 1번 타자 김지찬을 2루수 땅볼, 2번 김헌곤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1차전 경기 후 구토 증세 등 컨디션 난조를 보였던 주장 구자욱이 2사에 타석에 섰다. 손주영의 3구 커브를 정확히 받아쳐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이어진 4번 타자 디아즈의 타석에서 구자욱은 과감히 2루 도루에 성공했다. 도루 성공 후 구자욱이 도루 도중 땅에 찧은 왼쪽 무릎에 통증을 호소했다.
이어 디아즈가 친 타구가 유격수와 좌익수 사이에 높게 떴다. LG 유격수 오지환이 따라갔지만 공을 잡지 못했다. 그 사이 구자욱이 쩔뚝이며 홈에 들어왔고, 디아즈는 2루까지 파고 들었다. 1-1 동점. 손주영은 원태인처럼 후속 타자 박병호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없이 1회를 마무리했다.
2회초 삼성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 구자욱이 수비에 나서지 못하고 결국 부상으로 이성규와 교체됐다. 우익수 김헌곤이 좌익수로 이동하고 이성규가 우익수로 들어갔다. 삼성은 “선수 보호차원에서 교체했다”고 밝혔다.
LG 선두타자 문보경이 원태인의 초구를 받아쳐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원태인 상대로 통산 5할을 기록 중인 박동원이 풀카운트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내면서 LG가 다시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이어 박해민의 희생 번트로 1사 2,3루가 됐다.
하지만 원태인이 다시 힘을 냈다. 9번 타자 김범석에게 바깥쪽에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이어 1번 타자 홍창기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 1사 2,3루를 실점 없이 막아냈다. 원태인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이 돋보인 2회였다.
2회말 위기를 넘긴 삼성이 기세를 몰아 반격에 나섰다. 1사에 타석에 선 김영웅이 초구 가운데 높게 들어온 커브를 그대로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05m 역전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1-2 역전. 2회에 삼진 2개를 잡아낸 손주영으로선 단 한 번의 실투가 홈런이 된 아쉬운 순간이었다.
3회초 원태인이 선두타자 신민재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다시 불안한 출발을 했다. 이어진 오스틴의 타석. 오스틴이 3구를 친 타구가 좌익수 방면으로 크게 솟았다. 홈런처럼 보이던 타구는 펜스 바로 앞에서 좌익수 김헌곤의 글러브에 들어갔다. 원태인은 이어 김현수를 파울 플라이 아웃, 오지환을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3회말 1사에 삼성 김헌곤이 손주영과 7구 승부 끝에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출루했지만 손주영의 절묘한 견제에 걸려 견제사했다. 하지만 손주영은 구자욱 대신 들어온 이성규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2사 1루에서 4번 타자 디아즈가 우익수 오른쪽으로 떨어지는 안타를 때려냈다. 1루 주자 이성규가 3루까지 달렸고, 중계 플레이 도중 LG 수비가 공을 놓치자 이성규가 홈까지 파고들었다. 1-3. 2루를 노리던 디아즈는 런다운에 걸려 아웃됐지만 리드를 2점차로 늘리는 타점을 기록했다. LG로선 디아즈가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방망이를 내밀었지만 볼 판정이 나온 게 아쉬운 순간이었다.
4회초 원태인이 경기 첫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선두타자 문보경을 투수 땅볼, 박동원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2사에 발빠른 박해민이 초구에 기습 번트를 시도하며 1루로 전력 질주했지만 원태인이 잡아 1루에 강하게 송구하면서 아웃이 나왔다. LG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원심은 유지됐다. 4회말 손주영도 첫 삼자범퇴, 실점 없는 이닝을 기록했다. 포크로 선두타자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강민호를 3루수 땅볼, 이재현을 유격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5회초 LG가 9번 타자 김범석 대신 이영빈을 대타로 올렸지만 1루수 땅볼 아웃됐다. 이어 홍창기가 7구 승부 끝에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8타석 연속 출루에 실패했다. 이어 신민재의 애매한 2루수 앞 땅볼 타구도 2루수 전병우가 처리하며 원태인이 2연속 삼자범퇴를 기록,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5회말 LG가 먼저 불펜을 가동했다. 선발 손주영이 첫 타석에서 역전 솔로 홈런을 친 김영웅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하지만 후속 타자 전병우를 8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다. 삼성은 곧바로 전병우를 대주자 류지혁으로 교체했다.
1사 1루에서 결국 LG 더그아웃이 손주영을 내리고 유영찬을 마운드에 올리며 먼저 불펜을 가동했다. 김지찬이 유영찬의 초구를 노렸지만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됐다.
2사 1루에서 1차전 선발 윤정빈 대신 2번 선발로 나선 김헌곤이 타석에 섰다. 유영찬의 4구 슬라이더를 받아친 것이 좌익수 왼쪽 큰 타구로 파울이 됐다. 김헌곤은 다음 볼을 놓치지 않았다. 다시 던진 슬라이더를 끌어당겼고, 이 공이 쭉쭉 뻗어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1-5 4점차를 만드는 비거리 110m 투런 홈런. 삼성의 ‘빅볼’이 다시 빛났고 라이온즈파크에 홈 팬들은 열광에 빠졌다.
5회까지 공 70개를 던진 원태인이 6회 계속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오스틴을 3루 땅볼, 김현수를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5번 타자 오지환이 원태인의 공을 받아친 것이 2루수 앞에서 강하게 튀면서 우전 안타가 됐다. 하지만 원태인은 문보경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퀄리트스타트를 달성했다.
6회말 삼성의 ‘빅볼’이 또다시 LG 불펜을 무너뜨렸다. LG는 선두타자 디아즈에 맞서 유영찬을 내리고 함덕주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디아즈가 함덕주의 5구를 받아친 타구가 다시 오른쪽으로 크게 뻗어 그대로 담장을 넘었다. 1-6.
함덕주가 이어 볼넷을 내주자 LG는 다시 김진성을 마운드에 올렸다. 강민호가 김진성의 초구를 안타로 쳐내며 무사 1,2루가 됐고 이재현의 1루수 땅볼로 맞은 1사 2,3루 위기가 왔다. 하지만 김진성이 김영웅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뒤 류지혁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을 더 내주지 않았다.
7회초 투구수 81개의 원태인이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박동원에 중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박해민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영빈이 원태인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정타를 쳤지만 유격수 이재현이 껑충 뛰며 잡아내 직선타로 처리했다.
이어진 홍창기와의 대결. 홍창기가 원태인의 5구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2사 1,2루. 홍창기의 이번 플레이오프 첫 안타가 나왔다. 신민재가 또다시 우전 안타를 때려내면서 2사 만루에 오스틴 타석이 돌아오자 결국 삼성 더그아웃이 투수 교체를 지시했고, 원태인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원태인을 향해 홈 팬들이 기립 박수를 보냈다.
삼성 더그아웃이 김윤수를 올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1차전 위기 상황에서 오스틴을 3구 삼진을 잡아낸 김윤수와 오스틴의 재대결. 초구 154km 직구가 들어왔다. 오스틴이 김윤수의 3구를 쳤지만 유격수 땅볼로 아웃. LG가 2사 만루의 기회를 결국 살리지 못했다.
7회말 삼성의 대포가 또다시 폭발, LG 마운드를 포격했다. LG는 김진성을 내리고 김유영을 올렸다. 선두타자 김지찬이 우전안타로 출루하자 5회 투런을 터트린 김헌곤이 다시 타석에 섰다. 김유영의 3구 직구를 친 타구가 이번엔 오른쪽으로 크게 솟았다. 비거리 110m 연타석 2점 홈런이었다. 1-8 7점차. LG는 김유영을 내리고 백승현을 올렸다.
백승현이 이성규를 파울 플라이로 처리했지만 끝이 아니었다. 4번 타자 디아즈가 백승현의 4구를 친 것이 또다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 125m 대형 홈런이자 6회에 이은 연타석 솔로포 겸 백투백 홈런. 삼성이 1-9 8점차로 승기를 굳혔다.
8회초 삼성이 좌완 이승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선두타자 김현수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오지환을 중견수 플라이, 문보경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LG의 좌타자 중심 타선을 막아냈다. 이어 마운드를 넘겨받은 우완 이승현이 대타 이주헌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아웃.
8회말 삼성 타선이 기어코 1차전에 이어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LG가 불펜 정우영과 이종준을 투입했지만 김헌곤 대타로 들어온 김성윤이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10-1 9점차를 만들었다.
9회초 LG가 뒤늦은 추격전을 벌였다. 선두타자 박해민이 우완 이승현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LG가 1점을 따라붙었다. 2-10 8점차. 이어 이영빈과 홍창기가 연속 안타를 내면서 LG가 무사 1,2루 찬스를 만들자 삼성은 다시 이승현을 내리고 김태훈을 올렸다.
김태훈은 대타 구본혁을 삼진, 오스틴을 내야 플라이로 잡아냈지만 김현수가 우측 담장을 넘기는 쓰리런을 터트렸다. 5-10 5점차. LG로선 타선이 뒤늦게 불븥은 게 아쉬웠다. 김태훈은 후속 타자 김대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삼성의 PO 2연승을 확정지었다.
삼성은 이날 주장 구자욱이 경기 초반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 속에도 타선이 골고루 홈런을 때려내며 LG 마운드를 압도했다. 특히 삼성 박진만 감독이 LG 좌완 선발 손주영을 겨냥해 2번 타자 선발로 출전시킨 김헌곤의 활약이 돋보였다. 연타석 2점 홈런을 포함해 이날 4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역시 연타석 홈런을 기록한 디아즈도 홈런 2개를 포함해 4타수 4안타 3타점 2득점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선발 원태인은 6과3분의2이닝 동안 안타 7개를 맞았지만 고비마다 절묘하게 삼진과 범타를 만들어내며 1실점으로 호투, 생애 첫 포스트시즌 선발 출전에서 승리 투수가 됐다. 동시에 이날 경기 MVP로 선정됐다.
하지만 삼성은 오는 3,4차전에서 주장 구자욱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악재에 놓였다. 부상 직후 교체돼 병원으로 이동해 검사를 받은 구자욱은 왼쪽 무릎 내측 인대가 미세 손상됐다는 소견을 받았다. 삼성은 “구자욱이 오는 3,4차전 출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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