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 하루 미룬 비는 삼성에게 ‘단비’였다…‘연타석 홈런’ 김헌곤-디아즈 20년만에 기록 달성, 원태인의 가을 한 풀이 대성공[PO2]

김하진 기자 2024. 10. 15.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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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홈런을 치고 기뻐하는 삼성 김헌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르윈 디아즈.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이 비로 하루 미뤄진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삼성은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0-5로 승리했다. 지난 13일 열린 1차전에서 10-5로 승리하며 기선을 잡았던 삼성은 2차전에서도 연승에 성공하며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당초 14일에 열릴 예정이었던 플레이오프 2차전이 비로 하루 미뤄졌다. 준플레이오프에서 KT와 5차전까지 치렀던 LG에게는 피로를 떨칠 시간이 하루 더 주어졌다. 염경엽 LG 감독은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박진만 삼성 감독은 “우리에게도 긍정적이다”라고 강조했다. 박진만 감독은 “플레이오프 한 경기 후 정신적,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기 때문에 하루 쉰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타격 페이스가 첫 경기를 하면서 많이 올라왔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삼성은 준비한대로 약속한 대로 2번 타순을 김헌곤으로 바꿨다. 1차전에서 윤정빈이 4타수 3안타 3득점으로 맹활약했지만 LG 선발 투수가 좌완 손주영이라는 것을 감안해서 교체한 것이다. 그리고 2차전에서도 타선이 어김없이 터졌다.

경기 초반에는 악재가 닥쳤다. 1회 2사 후 타석에 나선 구자욱이 부상을 입었다. 구자욱은 1차전에서 4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3득점으로 데일리 MVP를 차지했다. 이날도 첫 타석부터 안타를 쳤지만 2루로 도루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왼 무릎에 부상을 입었다. 절뚝거리며 르윈 디아즈의 행운의 안타 때 득점에 성공한 구자욱은 결국 병원으로 갔다.

하지만 삼성의 분위기는 구자욱 한 명이 빠졌다고 해서 처지지 않았다. 1차전에서 3방의 홈런을 쏘아올렸던 삼성은 이날은 무려 5개의 홈런을 앞세워 LG 마운드를 두들겼다.

15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선발 등판한 삼성 원태인. 삼성 라이온즈 제공



“시즌 기록은 참고 사항일 뿐”이라던 박 감독의 말대로 분위기를 먼저 가져온 건 삼성이었다. 올시즌 삼성을 상대로 3경기 2승무패 평균자책 1.04로 강했던 손주영을 조기에 끌어내리는데 성공했다. 손주영은 4.1이닝 4실점(3자책)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삼성은 매 이닝 점수를 냈다. 1-1로 맞선 2회에는 김영웅의 우월 솔로 홈런이 터지면서 앞서나갔다. 3회에는 1사 후 좌전 안타를 치며 출루한 김헌곤이 견제사로 아웃돼 순식간에 아웃카운트가 2개로 늘어나며 찬물을 끼얹는 듯 했으나 이성규가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디아즈가 우전 안타를 치며 주자를 불러들였다.

3-1로 앞선 5회부터는 본격적으로 장타가 터졌다. 2사 1루에서 김헌곤이 LG 유영찬의 5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6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선 디아즈가 LG 4번째 투수 함덕주를 상대로 우월 솔로 홈런을 쳤다.

7회에는 김헌곤, 디아즈의 홈런포가 모두 터졌다.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나선 김헌곤은 LG 김유영의 3구째 142㎞짜리 직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계속된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디아즈도 홈런 행진을 이어갔다. LG 백승현의 4구째 146㎞짜리 직구를 공략해 홈런으로 연결했다. 매진을 달성한 라이온즈파크에서는 홈런포가 쏘아올려질 때마다 함성 소리로 가득찼다.

김헌곤과 디아즈는 역대 포스트시즌 두번째 한 경기 동일팀 두 명 연타석 홈런을 달성했다. 2004년 두산 이지 알칸트라와 안경현이 달성한 이후 20년만에 나온 기록이다. 이날 나온 홈런 5개는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2위에 해당한다.

마운드에서는 원태인이 3년 전 플레이오프에서의 아쉬움을 씻어내는 호투를 펼쳤다.

2021년 플레이오프에서 첫 가을야구를 경험했던 원태인은 당시 중간 계투로 등판해 1경기 1.1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4년의 원태인은 달랐다. 정규시즌 15승(6패)로 다승왕을 차지한 원태인은 당당히 국내 에이스로 2차전 선발의 중책을 맡았다. 이날 1회부터 1실점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점차 안정감을 찾아갔다. 7회에는 이례적으로 박진만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 그를 독려하기도 했다. 7이닝을 다 채우지는 못했지만 관중들은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원태인의 이름을 크게 연호했다. 원태인은 6.2이닝 7안타 2볼넷 3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1차전에서 오스틴 딘을 삼구 삼진으로 잡아냈던 김윤수는 이날도 같은 타자를 상대로 공 3개로 삼진 아웃을 잡아냈다. 이어 좌완 이승현, 우완 이승현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고 김태훈이 9회 팀의 승리를 지켰다.

이날 삼성은 완연한 승리의 기쁨을 누렸지만 비보도 있었다. 구자욱이 좌측 무릎 내측 인대 미세 손상 판정을 받아 3,4차전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대구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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