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원 들인 예술인 지원 사업…“결혼식 가고 맛집 투어하고”
[앵커]
예술인들이 기업이나 기관과 협업을 하면 생활비를 지원하는 사업에 매년 80억 원의 국고가 투입됩니다.
그런데 결혼식 참석과 음식점 방문 등 예술과는 거리가 먼 활동들도 업무로 인정한 것으로 드러나 관리가 부실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박경준 기잡니다.
[리포트]
한 스타트업이 제작한 유튜브 영상.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으로 만들어졌지만.
["양치질로 빼내죠. 퉤."]
파스 부착 위치와 치실 사용법에 대한 것입니다.
한 예술인은 동료 결혼식 참석을 활동 내용으로 적었고, 술병이 나온 사진을 제출한 예술인도 있습니다.
다른 예술인들과 유명 맛집에서 밥을 먹었다는 활동 보고, 배달앱의 식당 리뷰와 다를 게 없습니다.
모두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지원하는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의 활동 내용입니다.
본업 만으론 생계가 어려운 예술인들을 지원하는 사업으로,6개월 동안 기업이나 기관에서 협업을 기반한 직무를 제공하고 7백~9백만 원의 활동비를 받는 겁니다.
한해 80억 원을 전액 국고로 지원하는데, 지난해 3천4백여 명이 지원해 8백여 명이 선정될 정도로 경쟁률도 높습니다.
이 활동 보고서들은 아무런 제재 없이 승인됐고 활동비도 모두 지급됐습니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 관계자/음성변조 : "(이 사업은)아이디어로 채택이 되는 거지 이렇게 어떤 과업을 주고 이거를 용역처럼 하는 걸 제시하는 사업은 아니에요."]
그러나 세금으로 지원되는 사업인데 본래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승수/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국민의힘 : "창작 활동을 고취하기 위한 좋은 취지의 사업인 만큼 사업 목적과 무관한 맛집 투어라든지 또 여행 후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재단 측은 "실제 활동에 집중하다 보니 보고서 관리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경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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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준 기자 (kj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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