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흑인 남성 위한 기회’ 공약…트럼프 ‘취임 첫날 석유 시추’ 공언

김희진 기자 2024. 10. 15.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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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이니아서 동시 유세
맞춤 공약 발표 ‘표심잡기’
펜실베이니아 공략에 나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 사진)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를 22일 앞둔 14일(현지시간)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장 많은 선거인단(19명)이 걸린 최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를 동시에 찾아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이리카운티를 찾아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선 당일 급진 좌파의 소요가 있으면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척결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 영상을 유세장에 틀고 “그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거나 그의 뜻에 굴복하지 않는 사람을 국가의 적으로 여긴다”며 “이는 트럼프 집권 2기가 미국에 큰 위험이 될 것이라고 내가 강하게 믿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리카운티에서 흑인이 경영하는 카페를 방문하는 등 흑인 유권자 표심 다지기에도 주력했다. 이날 ‘흑인 남성을 위한 기회 의제’라고 이름 붙인 공약도 발표했다. 공약에는 낙후지역 흑인 기업가 등을 위한 2만달러(약 2700만원)까지 탕감받을 수 있는 대출 프로그램, 전국 공립학교 교사 중 1%에 불과한 흑인 남성 비율을 높이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 등이 담겼다.

이는 이른바 ‘집토끼’로 여긴 흑인 남성 유권자들의 결집이 생각보다 저조하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의 여론조사 결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흑인 유권자 지지율은 78%에 그쳤다.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90%에 달하는 몰표를 줬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 수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가 흑인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주장하는 등 ‘약한 고리’로 보이는 흑인 남성 유권자를 공략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같은 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교외 오크스에서 연 타운홀 미팅(유권자와의 대화)에서 에너지·이민 공약을 거듭 강조하면서 백인 노동자층의 환심을 사려 애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첫날 (석유를) 시추할 것”이라며 “아주 많이 시추해 에너지 가격을 50%로 낮추겠다”고 주장했다. 셰일가스 산업이 주요 수입원인 펜실베이니아 노동자층 유권자 표심을 노린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셰일가스 ‘프래킹’(수압파쇄법)과 더불어 화석 에너지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많은 이주자가 감옥과 정신병원에서 나와 미국에 들어왔다. 흑인과 히스패닉 가정 등 모든 사람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우리는 국경을 매우 엄격하게 닫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시작한 지 40여분 만에 참석자 일부가 실신하면서 중단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더는 질문하지 말고 음악만 듣자”고 한 뒤 39분 가까이 ‘아베마리아’ ‘YMCA’ 등을 들으며 무대 위에 머물다 퇴장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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