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운명처럼 마주한 ‘길’…심장이 뛴다
국내 최초 발달장애인 교향악단
하트하트오케스트라 이끈 실력파
“소식 듣고 망설임과 설렘 동시에
장애인에 대한 편견 깨뜨리고
세계 최고의 악단으로 키울 것”
오는 12월3일 세계장애인의날을 맞아 창단하는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의 초대 지휘자로 박성호 성신여대 겸임교수가 선정됐다. 박 지휘자는 국내 최초의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인 ‘하트하트오케스트라’의 초대 지휘자로 활동한 바 있다.
경기도는 산하기관인 경기아트센터가 지난 9월부터 지휘자 공모에 참여한 31명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심사해 박 지휘자를 최종 지휘자로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박 지휘자는 한양대 음악대학에서 관현악과를, 폴란드 국립 쇼팽음악대학교에서 오케스트라 지휘를 전공했다. 현재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단원이자 성신여대 음악대학 기악과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박 지휘자는 2006년 창단한 국내 최초의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 ‘하트하트오케스트라’의 초대 지휘자로 7년간 활동했다. 그는 하트하트오케스트라를 국내 최정상 장애인 오케스트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지휘자는 오는 21일부터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 창단 준비 활동을 시작한다. 오는 11월4일 최종 단원 선발이 끝나는 대로 본격적으로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를 지휘할 예정이다.
박 지휘자는 “경기도에서 장애인 오케스트라를 만든다는 말을 들었을 때 심장이 뛰었다. 11년 전 장애인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던 생각이 났기 때문”이라면서 “그때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났지만, 한편으로는 나의 길이라는 생각에 설레는 모순적인 감정이었다”고 했다.
그는 “하트하트오케스트라도 처음 이끌었고,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에서도 초대 지휘자가 됐다”면서 “무언가 처음 시작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를 세계 최고로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해서 이 일이 장애인에 대한 복지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잘못된 편견을 깨는 모델로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경기아트센터는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한 달간 오케스트라 단원 공모를 진행했다. 공모에는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등 총 83명의 장애인 연주자가 지원했다. 경기도는 앞서 ‘더 많은 장애인에게 더 고른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장애인 오케스트라 창단을 결정했다. 월급제 정규 단원으로 운영하는 다른 공공기관의 장애인 오케스트라 방식 대신 기수제를 택했다.
2년의 활동 기간에 걸쳐 집중 교육과 다양한 연주 경험을 제공해 장애인이 예술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형태로, 인재 양성의 성격이 크다. 기수별 2년씩 40명 내외 규모로 운영될 예정이다.
단원들은 2년간의 활동 기간 중 매월 연습비, 교통비 등 연습 수당과 공연 시 별도의 공연 수당을 받는다. 음악적 역량을 키우기 위해 전문 강사로부터 주 2회 집중 지도를 받을 수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경기도 장애인의 예술 활동과 성장을 응원하고 함께 누리는 전국 최초 인재 양성형 장애인 오케스트라”라며 “박 지휘자가 단원들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눈높이를 맞춘 리더십을 발휘해 오케스트라를 잘 이끌어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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