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 다 된 산림청 헬기, 안전할까
S-64 7대 모두 1960년대에 생산
최근 3년간 고장 21건…추락도
산림청이 보유 중인 초대형 산불 진화 헬기들이 50여년 전인 1960년대에 동체가 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림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산림청이 보유한 산불 진화 헬기(48대) 중 초대형 헬기(S-64·사진)는 총 7대다.
미국 에릭슨사에서 제작한 S-64는 탑승인원 5명, 최고속도 시속 213㎞, 비행시간 2시간30분, 인양능력 9000㎏ 등의 제원을 갖추고 있다.
45초 이내에 대형 헬기의 약 2.5배인 8000ℓ 물을 담수할 수 있어 대형 산불과 담수지가 부족한 도서 지역 등의 산불 진화에 효과적인 기종으로 평가받는다. 가장 최근인 2022년 구입한 S-64의 가격은 약 2000만달러(약 270억원)에 달했다.
문제는 7대 모두 1967~1968년 베트남전쟁 당시에 제작돼 동체가 너무 노후됐다는 점이다. 산림청은 안전성 검사를 거쳐 ‘재제작’됐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재제작은 동체는 그대로 놔두고 제작사가 엔진과 기어박스 등 부품을 신품으로 교체한 후 안전성 검사를 마치고 납품한 것을 말한다. 재제작 시점은 2001년부터 2022년으로, 이 기준에 따르면 전체 7대 중 20년 이상 노후 헬기는 1대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초대형 산불 진화 헬기를 제작하는 곳이 미국과 콜롬비아 등 2곳인데, 현재 제작을 중단했기 때문에 신품 구매가 불가능하다”며 “현재는 제작사 측에서 안전성 검사를 마치고 납품한 헬기를 도입해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간 S-64 기종의 고장이 잦았다는 점에서 안전사고 우려도 적지 않다. S-64 기종은 2020~2022년 3년간 21건의 고장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2022년 3월 강원 강릉·동해, 5월 경남 밀양 산불 당시 고장으로 인해 각각 2대와 4대가 출동하지 않았다. 2013년엔 산불 진화를 마치고 복귀하다가 경북 안동에서 추락한 사고도 있었다.
서 의원은 “노후 헬기 사고는 인명사고로 직결되는 만큼 정비 인력을 늘리고 장비 수준을 개선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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