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륙 비만치료제 ‘위고비’…이것이 궁금하다

김태훈·반기웅 기자 2024. 10. 1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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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체중+관련 질환’ 충족해야 처방
급성췌장염 등 부작용도 만만찮아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 한국 출시 행사장에 15일 대형 위고비 모형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지금 예약해도 가장 빨리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날짜가 11월1일이에요.”

해외 유명인사들의 체중 감량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진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가 15일 국내에 출시되면서 일선 병·의원에서는 이미 다음달까지 진료 예약이 밀릴 정도로 높은 관심이 쏠렸다.

위고비는 펜 모양으로 된 주사기를 환자가 스스로 몸에 꽂는 방식으로 약을 투여한다. 현재까지 출시된 비만치료제 중 체중이 줄어드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만큼 오남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위고비에 대한 궁금증을 일문일답으로 풀어봤다.

- 위고비는 어떤 약이길래 이처럼 인기가 높은가.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치료제다. 식사 후 소화 과정에서 위장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글루카곤 유사펩타이드(GLP-1)와 비슷한 성분으로 구성됐다. 당뇨 치료제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투약하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면서 식욕은 억제하고 포만감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식사량을 줄여 체중을 감소시키는 원리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 모델 킴 카다시안 등이 이 약으로 체중을 줄였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 기존 비만치료제나 다이어트 보조제와는 어떻게 다른가.

“시중에 판매 중인 다양한 보조제와 달리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하는 전문의약품으로 질병인 비만을 치료하는 체중 감량 효과가 입증돼 국내에서도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2018년 국내 출시된 삭센다는 매일 투여해 56주 기준 평균 7.5%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 반면, 위고비는 주 1회씩 68주 투여할 때 평균 14.8% 감량하는 효과가 확인돼 효능·편의성 면에서 개선됐다고 제약사 측은 밝혔다.”

- 효과를 보려면 지속적으로 투약해야 한다는데.

“위고비는 성분 용량에 따라 0.25㎎, 0.5㎎, 1㎎, 1.7㎎, 2.4㎎ 등 5종으로 구성돼 있다. 첫 달에는 가장 낮은 용량인 0.25㎎ 주사로 1개월 동안 투여한 뒤 용량을 차차 올려 16주가 지난 뒤에는 2.4㎎ 주사를 시작한다.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약품이고, 한 달 동안 쓰는 주사기 1개당 공급가가 37만2025원이라 일선 병·의원에선 그보다 높은 가격에 처방할 것으로 보인다.”

- 처방받기 위한 기준이 있나.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 또는 체질량지수가 27㎏/㎡ 이상인 과체중이면서 고혈압 등 체중 관련 질환을 1개 이상 동반하고 있는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다. 다만 삭센다의 선례에서도 보듯 비만 환자가 아닌데도 쉽게 처방을 받아 투약하는 오남용 사례가 상당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 부작용은 없는지.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비만치료제를 허가 범위 내로 사용해도 두통, 구토, 설사, 변비, 담석증, 모발 손실, 급성췌장염 등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 탈수로 인한 신기능 악화도 발생할 수 있다. 효과가 입증됐지만 투약을 중단하면 다른 다이어트 방법처럼 이른바 ‘요요현상’이 올 수 있다.”

김태훈·반기웅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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