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유리벽 같아"…시각장애인에겐 '말없는 키오스크'

이은진 기자 2024. 10. 15. 20:2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15일)은 시각장애인의 날, '흰 지팡이의 날'인데요. 요즘 시각장애인들은 ‘키오스크’를 만났을 때 가장 난감하다고 합니다.

어디를 눌러야 할지 모르겠고, 음성 안내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대부분인데, 이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왼쪽으로.} 휴진데? {휴지 위쪽.} 아 여기 벽에 붙어있구나. 되게 작네요.]

키오스크가 어딨는지 찾는 것부터 쉽지 않습니다.

[이게 무슨 결제화면인가요? {오징어 묵은지전, 19000원.}]

눌러도 소리가 안 나니, 옆에서 사람이 일러주지 않으면 뭘 골랐는지 알 도리가 없습니다.

[이연경/시각장애인 활동가 : 그냥 손으로 만졌을 때는 커다란 거울과 같이… 커다란 유리벽 같은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음성안내 키오스크가 설치된 패스트푸드점은 그나마 좀 낫습니다.

[이어폰 잭에 소지하신 이어폰을 꽂으세요…]

방향키를 움직일 때마다 메뉴를 읊어줍니다.

[{더블 불고기 버거. 세트 선택. 단품 선택.}]

그래도 햄버거 하나 주문하는데 10분이 걸렸습니다.

[이연경/시각장애인 활동가 : 줄이 금방 길어지는데 그런 것들이 이제 좀 민폐를 끼치지 않을까…]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작은 식당들도 앞다퉈 들여놓으며, 키오스크는 지난 4년 사이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시각장애인들도 적응을 해야 밥 먹고, 영화표 끊는 일상을 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도 생겼는데,

[이민환/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노인복지팀장 : 기계들이 소리를 다 말해주면 좋은데, 말해주는 기계가 아직까지는 적어요.]

음성안내 키오스크가 전체 10대 중 1대에 불과한 현실은 벽입니다.

매장마다 장애인 친화 키오스크를 최소 한 대는 놓도록 법은 바뀌었지만 유예기간까지 따지면 음성안내 기계 보급은 2026년에야 이뤄질 걸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신승규 조용희 / 영상편집 정다정 / 영상디자인 신하경]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