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까지...딥페이크 텔레그램 성범죄, 현 주소는? (PD수첩)

계속되는 나체 허위 합성 및 유포, 대처 부족한 현실
15일 밤 10시 20분 MBC 방송

(MHN스포츠 홍지민 인턴기자, 정에스더 기자) 10대 디지털 성범죄 피해 사례가 전국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에 15일 방송되는 MBC 'PD수첩'에서는 텔레그램에서 발생한 10대 청소년 중심 성범죄, '지인 능욕방' 사태를 심층 취재한다.    

▶ '당신의 지인을 능욕해 드립니다'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는 지인의 실명과 허위 합성물을 공유하는 '겹지방(겹치는 지인 능욕방)'이라는 곳이 지역과 나이, 학교별로 분류돼 존재한다. 

'PD수첩'은 국내 신문사와 외신에 '대전 겹지방'을 제보한 고등학생 김마리(가명) 씨를 만났다. 그는 주고받는 메시지에 학교 후배, 아는 선배, 친구의 친구도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의 채증 자료에 따르면, '대전 겹지방'에서는 허위 합성물과 성희롱이 난무하고 있었으며, 심지어 초등학교 학급 단체 사진도 있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이해린(가명) 씨는 행복한 순간을 기록하려 올린 사진들이 나체로 합성된 것을 보고 주변에 대한 의심이 많아졌다고 한다.

'PD수첩'이 당시 상황과 수사 진행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대전을 찾아갔다.

▶ AI 기술의 악용, '원 클릭' 성범죄

'PD수첩'은 허위 합성물 유포가 이루어지고 있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잠입 취재했다. 그곳에서 대화를 나누던 A씨는 '죄책감보다 흥분감이 더 커서 그만둘 수 없다'며 '기술의 발전으로 상상을 실현할 수 있는 시대'라고 답변했다.

AI 기술을 이용한 텔레그램 프로그램 '딥페이크 봇'은 간단한 사진 전송만으로 몇 분만에 나체 합성물이 제작된다. 추가 제작을 위해서는 '크레딧'이 필요한데, 프로그램의 링크를 공유하거나 결제해야 한다. 이에 대해 한 제보자는 '돈이 없는 10대들이 주변에 링크를 공유하면서 범죄의 창구가 확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소년들이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를 살펴보기 위해 'PD수첩'이 재발 방지 교육을 받는 가해 학생들의 상담 기록지 434페이지를 전수 분석했다.

▶ 경찰, 수사 지체하는 사이에 플랫폼 이주 시간된다

경찰의 수사 대응 역시 문제를 드러냈다. 교사로 재직 중인 피해자는 수업 중 찍힌 불법 촬영물이 나체로 합성돼 SNS에 올라왔고, 발견 직후 경찰에 신고했지만 '죄명이 없다'는 답변만 받아, 결국 피의자를 특정하기 위해 피해 사진을 분석하듯 살펴봐야했다고 밝혔다.

2019년 'N번방' 사건부터 각종 텔레그램 성 착취 방에 잠입해 채증·수사 공조를 이어가고 있는 단체 리셋(ReSET)은 실제로 경찰 신고 과정에서 "해외 서버라서 못 잡는다", "사건을 종결하겠다."라는 답변을 수없이 들었다고 증언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지난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텔레그램과 수사 협조에 긍정적 변화가 있었다고 밝혔으나 대화방에서는 플랫폼을 이주하기 위한 투표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가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한편, MBC 'PD수첩'의 '딥페이크 - 당신의 아이를 노린다'는 오는 15일 밤 10시 20분에 만날 수 있다.

사진=MBC 'PD수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