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야만 강해지는 승부…한동훈,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 ‘올인’
마지막 날까지 현장 유세…당대표 리더십 지키기 사활
10·16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15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사진)가 부산 금정구를 찾아 국민의힘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선거 기간 총 6번째 방문이다.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당대표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고 여권 전체가 ‘네 탓’ 공방에 휩싸일 가능성이 큰 만큼 선거 승리에 ‘올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윤일현 국민의힘 금정구청장 후보와 함께 장전역 일대에서 이날 자정까지 마지막 총력 유세와 거리 인사를 했다. 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재·보선은 지역민들 삶을 누가 개선시킬 것이냐 정하는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진심을 보이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금정구를 찾은 것은 지난달 11일 이후 6번째다. 지난 5~6일 주말에는 동남아 순방에 나서는 윤 대통령을 배웅하는 대신 1박2일 부산에 머물렀다. 이날 부산에서 하루 묵고 선거 당일인 16일에는 부산시청에서 열리는 부마민주화항쟁 기념식에 참석한다.
한 대표는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관련 실언을 공격 소재로 삼았다. 그는 “민주당이 금정구를 어떻게 보고 선거에 어떻게 이용하는지 보여준다”며 “민주당에 이용당하지 말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10일 국민의힘 소속 전임 구청장의 사망으로 치러지는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를 “보궐선거 원인 제공” “혈세 낭비”라 했다가 사과했다.
한 대표는 이날 명태균씨가 공개한 김 여사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를 두고는 “국민들이 보시기에 안 좋은 일들이 반복해서 생기고 있다”며 “제가 말씀드린 조치들을 신속히, 반드시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작심 발언’을 이어가면서 김건희 리스크에 실망한 보수층을 결집해 나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당을 분리해 보수·중도층에 소구하려는 전략으로도 보인다. 한 대표가 언급한 ‘조치’는 김 여사의 외부활동 중단과 검찰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납득할 만한 조치’, 이른바 대통령실 내 ‘김 여사 라인’에 대한 인적 쇄신 등이다. 명씨가 공개한 대화에는 김 여사가 명씨에게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라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한 대표는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자신의 운명이 갈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금정구에서는 야권 단일화 후 여론조사상 박빙의 판세가 이어져왔다. 국민의힘 출신 전임 구청장이 62%의 득표율로 당선된 곳에서 패한다면 한 대표는 지난 총선에 이어 재·보선까지 패했다는 오명을 쓰게 된다. 대통령실과 당, 당내 친한동훈계와 친윤석열계가 서로에게 패배의 책임을 전가하며 분열할 가능성도 커진다. 반면 승리하면 위험한 지역을 지켜냈다는 평가와 함께 윤 대통령과의 관계에서도 여론상 우위에 설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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