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에겐 이겨도 지는 승부
승리 땐 한 대표에 힘 실려
대통령실이 10·16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용산은 국민의힘이 재·보선에서 패배할 경우 공동책임을 지게 된다는 점에서는 승리를 원한다. 국민의힘이 승리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사진)과 갈등을 빚고 있는 한동훈 대표의 입지가 굳건해진다는 점은 부담이다. 패배를 바랄 수도, 승리를 무작정 기뻐할 수도 없는 입장인 셈이다.
여권 관계자는 15일 통화에서 “용산 입장에선 국민의힘이 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기준은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인데, 내주더라도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번 재·보선은 한 대표 취임 이후 첫 선거다.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이 이어지는 데다 한 대표가 선거 지휘를 맡은 만큼 승리 시 한 대표 공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승리 시 윤·한 갈등이 심화하는 상태에서 용산에 달갑지 않은 상황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여기에는 사분오열된 여권의 현실이 반영돼 있다. 여권은 한 대표를 주축으로 한 친한동훈(친한)계와 대통령실의 대립으로 크게 갈라져 있고, 당내는 다시 친한계 대 친윤석열(친윤)계로 갈려 있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결과에 상관없이 한 대표와 용산의 갈등은 더 심화할 것”이라며 “하지만 금정구청장 선거를 이기지 못하면 한 대표를 흔들려는 친윤계로 인해 당 내홍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책임론 논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친한계 인사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독대 일정을 재·보선 이후로 잡은 것도 ‘부산만 져봐라’라는 메시지 아니냐”며 “억지로 한 대표 탓으로 몰아 당대표를 축출하려 한다면 민심을 못 알아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여권 인사는 통화에서 “한 대표가 야당과는 싸우지 않고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만 공격하고 있지 않느냐”며 “분열을 일으킨 것이 패배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재·보선 결과에 상관없이 갈등은 심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대표 입장에서 만약 재·보선 결과가 안 좋았다고 해도, 한 대표는 더 세게 나가고 아마 당직 개편도 하고 당 기구도 만들 것”이라며 “이후에는 용산을 향해서 더 강한 개혁을 요구할 것이다.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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