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소멸 대책 ‘마을 기업’…예산 삭감에 줄도산 위기
[KBS 대구] [앵커]
지역 주민들이 마을 자원을 활용해 수익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마을 기업이란 제도가 있는데요.
행정안전부가 지난해와 올해 신규 마을기업 지정 예산을 책정하지 않아 기존의 예비 마을 기업들이 생존 위기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박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옛 경주역 인근의 한적한 마을,
오래된 주택들 사이로, 백년 된 적산 가옥을 재단장한 숙박 시설이 들어섰습니다.
주민 소득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방치된 빈집을 활용해 만든 마을 호텔입니다.
원래 도심형 숙박시설은 관광진흥법에 따라 외국인만 이용할 수 있지만, 지난해 3월 경북 예비 마을기업으로 지정되면서 내국인 숙박도 할 수 있는 특례를 받았습니다.
[정승민/마을호텔 운영자 : "중소도시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이 좀 저조하다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외국인만 대상으로 영업을 해서는 현실적으로 많이 어렵죠."]
문제는 이곳에서 내년 3월부터 내국인 숙박이 불가능해진다는 겁니다.
예비 마을기업은 지정 2년 안에 심사를 거쳐 신규 마을 기업으로 전환하도록 돼있는데, 행정안전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규 지정 심사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마을기업 지정이 어렵게 됐고 특례도 사라지게 된 겁니다.
[정수경/행복황촌 마을기업 조합 이사장 : "마을기업이 선정되지 않는다면 그 모든 것들이 다 막혀버리니까 정말 큰일입니다. 저희는..."]
이런 이유로 예비 마을 기업들은 줄도산 위기에 놓였습니다.
실제 올 들어 대구.경북에서만 예비 마을기업 9곳이 지정 취소됐고, 내년에도 23곳이 취소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현재 이들 32개 마을 기업에 고용된 인원만 2백 명, 매출액은 18억 원에 이릅니다.
[이달희/국회 행정안전위원/국민의힘 : "(마을기업 지정을 위한) 사업들이 좌초되거나 투자의 손실이 우려됩니다. 행안부는 마을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마을기업 사업 예산 지원을 확대해야 합니다."]
지역소멸 위기 극복 대책으로 주목받았던 마을 기업,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동력을 잃는 것은 아닌 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준우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그래픽:김지현
박준우 기자 (joonw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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