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붐에 전력수요 늘어나는데…민원에 발목 잡힌 국가첨단산업

박순원 2024. 10. 1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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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붐으로 전력수급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전력 문제 등에 발목 잡혀 신규 공장 건설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윤상직 전 산업통산부장관은 "송·변전망 건설을 한국전력에만 맡겨두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며 국회의 전력망 특별법 통과를 촉구했다.

정부와 반도체업계, 정치권이 갖고 있는 전력수급 경각심에 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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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감도. <용인특례시 제공>

인공지능(AI) 반도체 붐으로 전력수급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전력 문제 등에 발목 잡혀 신규 공장 건설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수요까지 더하면 국가 첨단산업 발전은 물론이고 정부는 매일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인다.

15일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송전망 건설 계획에 따라 착공한 36개 사업 중 3개만 적기에 준공됐다. 전력망 확충 사업 가운데 8%만 예정대로 준공된 것이다.

전력망 확충 사업이 지연되는 이유는 지역주민 반발 등의 민원이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국회는 이를 근거로 '국가기관 전력망 확충 특별법(전력망 특별법)'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도 인·허가에 소극적이다.

하남시는 지난 8월 지역주민의 반대를 이유로 한국전력이 신청한 동서울변전소 증설 사업안을 불허 처분했다. 한전은 동서울변전소 증설을 통해 수도권까지 200km 이상 이어지는 동해안-수도권 초고압직류송전(HVDC) 송전선로로 전기를 배분하려 했는데, 변수가 생긴 것이다. 강원 화천군 주민들도 정부의 화천댐 물 반도체 산단 공급 추진에 반발하며 반대 결의대회를 열며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반면 미국과 중국, 일본 등은 경제안보 차원에서 반도체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2022년 칩스법에 서명했다. 반도체 생산을 자국에서 해결하기 위해 인텔에 85억달러 보조금 투입 계획도 발표했다.

중국도 반도체 수급의 높은 대외의존도를 약점으로 인식하고, 지난해부터 자국 반도체 업체인 SMIC에 2억7000만달러 규모의 보조금 지급을 시작했다. 이에 더해 정부가 대주주(지분비율 30% 이상)로 참여해 투자와 연구개발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다.

현재 시장은 AI와 반도체 붐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 중인 상황이다. 2026년 착공 예정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최소 10GW 전력이 필요하고, 오는 2029년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만 49GW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더하면 60GW에 이른다. 원전 60개에 달하는 전력량이다. 지난해 한국의 전력이 약 144GW라는 점을 고려하면, 2030년께 50% 이상이 추가로 필요하다.

윤상직 전 산업통산부장관은 "송·변전망 건설을 한국전력에만 맡겨두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며 국회의 전력망 특별법 통과를 촉구했다.

정부와 반도체업계, 정치권이 갖고 있는 전력수급 경각심에 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창양 전 산업부장관은 "정부와 정치권, 업계 관계자들이 전력 수급에 대해 갖고 있는 위기감이 각각 다른 것 같다"며 "거기서 오는 상당한 정체 현상이 업계에 많은 우려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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