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와 밸류업 기업의 길을 묻다] 밸류업 결국 장기전… ESG경영 유무가 기업성장 결정

신하연 2024. 10. 1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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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업가치, 답은 'ESG'
글로벌 투자판단 중요지표 활용
韓, 녹색채권 활성화 부족 한계
사회적 책임, 고객 충성도 연결
독립적 이사회, 매력요소 작용
[사진 픽사베이]

국내외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는 단순히 윤리적 경영 기준을 넘어 기업 가치의 직간접적 상승으로 이어지는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정부에서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도 결국 ESG 경영과 결을 같이 한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제대로 된 밸류업은 단순한 주가 상승이 아니라 기업이 지속 가능하게,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하는 것"이라면서 "ESG 경영도 사실 표현만 다를 뿐이지 같은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ESG 펀드 규모 역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전 세계 투자자들 역시 ESG를 투자 판단에 중요한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글로벌 ESG 투자 전체 규모는 약 30조3000억달러(약 4경1083조원)로 7년 전인 2016년의 22조8000억달러(약 3경914조원) 대비 32.8% 상승했다.

◇'E' 탄소중립 목표와 친환경 경영

글로벌 기업들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친환경 경영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SG평가원의 평가 기준을 살펴보면 환경 테마에서는 에너지 사용량과 탄소·오염물질 배출량, 친환경 기술·인증, 물·전기 사용 저감 노력, 생태계 보존, 환경경영 시스템, 지속가능보고서 발간 등이 평가 항목에 속한다.

한국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하는 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재생에너지, 수소, 원자력 등 대체 에너지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실제로 ESG 관련 펀드 자금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 역시 환경이다. 유럽은 ESG 펀드의 절반 가량이 저탄소·친환경 산업에 투자하는 녹색펀드에 해당한다. 다만 국내에선 아직 녹색펀드의 활성화가 글로벌 대비 미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ESG 채권의 핵심은 녹색채권인데 국내의 경우 경제 구조가 제조업 중심이다보니 녹색투자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고, 녹색투자 자금 조달을 유인할 정부의 정책이나 의지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가령 온실가스 감축이 기업들에게도 경제적 이익이 되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국내에선 탄소 배출권 같은 제도가 있어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S' 사회적 책임 이행과 기업 가치 상승

사회(S) 요소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일수록 고객의 신뢰를 얻어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고 매출과 직결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기업들은 단순한 자선활동을 넘어 지역사회와의 협력과 공정한 거래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 유니레버는 지속 가능한 공급망 구축과 노동 환경 개선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했다. 이러한 노력이 사회적 신뢰도를 높이고 장기적으로 소비자 충성도 증가와 함께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

ESG평가원에서는 사회 테마에서 종업원 인권정책과 안전보건환경, 노조 자유, 재해발생률, 채용공정성, 제품개선, 개인정보보호, 공정거래, 고객 소통, 협력회사 거래와 지원, 기부금, 지역활성화 등을 평가한다.

◇'G' 지배구조 개선과 기업 성장

최근 ESG 경영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기업 거버넌스, 즉 지배구조다. 투명한 경영과 독립적인 이사회 운영은 주주는 물론 외부 투자자들에게도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해 투자 유치와 기업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효과적인 거버넌스 구조는 주주와 경영진 간 이해 상충을 줄이는 환경을 조성하고 오너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며, 이는 곧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반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구체적으로는 ESG 경영의지와 경영자의 위법·비도덕성, 후계자 승계정책, 주주결의권 활성화, 배당, IR·공시, 사외이사 독립성, 감사기관 전문성, 이해상충, 내부통제정책 등이 지배구조 평가 요소다.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지속가능성 공시제도(ESG 공시) 가이드라인에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의사결정의 투명성, 이사회 경영 강화 및 다양성 내재화, 기업 경영 활동 이해관계자 소통 확대 등이 지배구조 관련 항목으로 명시됐다.

글로벌 기업 중에서는 지배구조 개선이 기업 가치 제고로 이어진 사례로 애플이 꼽힌다. 팀 쿡은 지난 2011년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이후 지배구조를 대폭 개선,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고 주주와의 소통을 투명하게 만들었다. 2013년부터는 주주들에게 배당을 지급하고,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실시하며 주주 가치를 높였다.

이와 함께 데이터 프라이버시 및 사용자 권리를 중시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고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팀 쿡 취임 이후 지난 13여년간 애플 매출은 4배 증가했다.

한국의 경우 정부가 기업 거버넌스 개혁의 일환으로 상장법인의 자기주식(자사주)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인적분할 시 자사주에 신주배정을 금지하고 자사주 취득 및 처분 과정에서 공시 의무를 강화하는 규제가 도입된 상황이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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