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K-바이오 파운드리, 우리의 미래다
지난 10월 10~12일 대전에 바이오제조의 핵심 인프라인 바이오파운드리 전문가들이 대거 집결했다. 필자가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국합성생물학발전협의회가 과기부 네트워크 사업의 일환으로 주관하고, KAIST·한국생명공학연구원·충남대 등 대학과 연구기관들이 개최한 '글로벌 바이오파운드리 얼라이언스(Global Biofoundry Alliance; GBA) 2024 회의'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었다.
전 세계 19개국에서 31개의 바이오파운드리를 대표하는 43명의 소장 등 관련 전문가들 193명이 모였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발표된 한국 K-바이오파운드리 설립 및 운영 계획은 큰 주목을 받았다. 한국 합성생물학의 높아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고, 글로벌 난제 해결을 위한 우리 바이오기술을 소개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번 회의는 합성생물학 분야의 현재와 미래를 잘 보여주었다. 바이오파운드리의 핵심기술인 자동화 및 고처리량 실험 기술, AI를 활용한 바이오 설계 최적화, 대량 데이터 처리기술 등은 이제 바이오 연구의 속도와 정확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또한, 바이오파운드리를 통한 표준화된 실험 프로토콜과 데이터 공유는 연구의 재현성을 높이고 협업을 촉진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한국의 K-바이오파운드리 설립 계획은 국내 합성생물학 연구와 산업화를 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바이오경제 시대 선도를 목표로 정부는 향후 5년간 약 1263억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통해 K-바이오파운드리의 인프라 구축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는 연구시설 구축을 넘어 산학연 협력의 허브를 만들고 글로벌 선도자급 인재를 양성하는 바이오 혁신 생태계 구축의 초석이 될 것이다. 하지만 중국 등에서 조 단위로 엄청나게 투자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도 이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신속하고 지속적인 지원 전략 추진 또한 시급하다 하겠다.
합성생물학의 중요한 응용 분야는 혁신 바이오 화학소재 및 의약소재 개발, 기후위기 대응 환경기술, 새로운 식량안보 기술 등이다. 혁신 바이오 화학소재 개발 분야에서는 지속가능한 바이오플라스틱 생산 균주 개발, 고강도 바이오 섬유 소재 설계, 기존 석유화학제품들의 친환경 생산, 의료용 생체 적합 소재 합성 등이 주요 연구 분야다.
필자의 연구실에서 개발한 바이오기반 플라스틱들은 이러한 친환경산업으로의 재편에 기여할 것이다. 특히 최근 개발된 합성 미생물은 이산화탄소를 바이오플라스틱으로 전환할 수 있어 탄소 중립을 넘어 탄소 네거티브 기술로도 발전해 나갈 것이다. 이 분야에서 세계 우위를 선점하게 위해서는 바이오기술과 AI, 데이터과학 및 기계 자동화 기술의 긴밀한 융합이 필수적이다. 우리만의 원천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당연하고, 또한 글로벌 바이오경제 시대에서 국제협력은 필수항목이 되었다. 미국 등 합성생물학 선도국과의 공동연구 수행, 연구원 교류 활성화 등은 매우 중요한 전략이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다양한 글로벌 협력은 이러한 맥락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정책이다.
K-바이오파운드리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있다. 산학연 협력 강화를 통한 기술 상용화 가속, 합성생물학 연구 및 제품화를 위한 규제 프레임워크 정비, 바이오 기술 특허 및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등이 시급하다.
학제간 융합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산업계 수요를 반영한 전문인력 양성도 중요한 과제다. 생명공학, 공학, AI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필요로 한 합성생물학에는 융합형 인재가 반드시 필요하다. KAIST 공학생물학대학원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K-바이오파운드리 설립은 한국이 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정부의 지속적이며 국제경쟁력을 강화시킬 규모의 투자 및 지원, 산학연의 다양한 협력을 기대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바이오텍 산업과 의료분야 선도 뿐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글로벌 과제 해결의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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