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콜에 대한 생각들

김도환 2024. 10. 1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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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2025시즌 프로농구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하드 콜'에 대한 10개 구단 감독은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우려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갑자기 달라지는 판정 기준을 놓고 심판들이 공정성과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구심 섞인 시선을 KBL 경기본부에 보내는 것입니다.

하드 콜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취임한 유재학 경기본부장이 새 시즌 판정 기준으로 천명한 용어입니다.

한국 농구가 국제적인 흐름에서 탈선해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품고, 몸싸움을 관대하게 허용하겠다는 게 유 본부장의 계획입니다.

지난 13일 원주 DB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KBL 컵대회는 이런 판정 기준이 처음으로 적용된 공식 대회였습니다.

이리저리 움직이는 볼 핸들러를 발로만 따라가지 않고, 팔을 상대 몸에 붙여 속도를 줄이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습니다. 기존 판정 기준대로라면 이런 수비는 반칙이 선언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컵대회에서 심판들은 휘슬을 불지 않고 참았습니다. 공중 동작 중 신체 접촉이 일어나는 경우에도 반칙 여부를 한층 엄격한 기준으로 판정했습니다.

우리나라 선수가 국제 대회에서 몸싸움에 고전하는 이유가 프로농구의 '관대한 판정'이라 KBL 차원에서 이를 시정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15일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10개 구단 감독은 판정 기준의 변화를 그다지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가장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건 전창진 부산 KCC 감독이었습니다.

전 감독은 "이번 컵대회와 그전 연습 경기에서 하드 콜에 대한 논란이 많이 있었다. 중요한 건 (판정 기준이) 지금 정돈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라며 "어떤 위치, 어떤 상황에서든 통일성 있게 판정이 나와야 하는데 지금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규리그에 들어가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두고 봐야겠지만 아직 정돈되지 않은 부분에 불안감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상식 안양 정관장 감독도 "국제농구연맹(FIBA)이 정한 기준이 있으니 흐름대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지만 같은 상황에서 같은 판정이 나와야 한다. 다른 판정이 나오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조상현 창원 LG 감독도 "선수들에 이에 얼마나 적응할 수 있을지가 문제다. 공정성을 비롯한 각종 측면에서 잘돼야 리그가 발전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주요 볼 핸들러로서 엄격해진 판정에 가장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입장인 수원 kt의 에이스 허훈은 "몸싸움을 많이 해야 재미있긴 하지만 기준이 이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골대로 돌파할 때 핸드 체킹이 깊게 들어오고, 몸싸움을 심하게 하는데 이런 걸 하드 콜의 기준으로 삼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일관성과 공정성을 판정 변화의 전제조건을 언급한 감독들이지만 유 본부장을 비롯한 KBL 수뇌부가 이 같은 변화를 꾀하는 취지에는 공감했습니다.

김효범 서울 삼성 감독은 "부상이 걱정되지만 익숙해지면 경기력도, 국제경쟁력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주성 DB 감독은 "하드 콜에 대해 긍정적으로 본다. 일관된 판정이 나오면 긍정적이라는 뜻"이라며 "팬분들께서 보시기에 농구는 몸싸움이 허락된 경기다. 불꽃 튀는 몸싸움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강혁 대구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끊기지 않는 경기를 위해 하드 콜을 하는 걸로 안다. 농구를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부상이 없고, 양 팀이 똑같은 기준으로 붙는다면 훨씬 경기력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하드 콜에 대해선 농구인들 사이에서 가장 뜨겁게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농구인은 KBS와의 전화 통화에서 "우리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서 픽 픽 쓰러지는데도 파울 콜이 안 불린 적 있다. 국제 흐름에 따라가는 것은 맞는데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파울의 일관성 측면이다."라며 심판들의 일관성 있는 판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농구의 인기를 위해서는 먼 훗날 축구처럼 어드밴티지 룰이 적용될 수도 있다. 파울로 자주 끊기면서 노골이 자주 선언되는 게 농구의 특징인데 이렇게 되면 농구라는 스포츠는 재미없어지기 때문이다. 이제 선수들도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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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환 기자 (baseball36@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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