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사회, 자회사 설립 의결...노조, 철야농성 돌입

김영섭 KT 대표가 'AICT 사업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KT 제공

KT가 15일 이사회를 열고 통신 네트워크 운용·관리를 맡는 자회사 설립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KT 노동조합은 자회사로의 전출 조건 등에 불이익이 있다며 철야농성을 예고했다.

KT는 이날 이사회에서 자회사 KT OSP와 KT P&M(가칭)을 설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노사 합의를 거쳐 내년 1월 1일자로 법인 설립 등기를 마칠 예정이다.

KT는 본사 네트워크 관리 인력을 자회사로 재배치하고 특별 희망퇴직 신청도 실시할 예정이다. 본사에서 재배치되는 인력 규모는 각각 3400명, 380명이다.

KT OSP는 선로 통신시설 설계와 시공, KT P&M은 국사 내 전원 시설 설계 및 유지보수 등을 맡을 예정이다. 출자금은 각각 610억원과 100억원이다.

설립 과정에서 KT는 이동을 희망하지 않은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이는 김영섭 대표 취임 이후 받는 첫 희망퇴직이다. 근속연수 등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할 예정으로, 최대 3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현재 1만9000여명에 달하는 KT 본사 직원 수가 줄어들 전망이다.

인력 조정 대상은 전체 구성원의 30%에 달하는 5700여명으로 알려졌다. KT OSP의 경우 기존에 관련 직무를 담당하던 4400명 중 77%에 해당하는 3400명을, KT P&M은 기존 해당 업무를 담당하던 420명의 90%에 해당하는 380명을 선발해 전출할 예정이다. KT IS 등 기존 그룹사로의 전출 대상은 170여명이다. 일부 비효율 사업의 폐지나 조정도 추진한다.

이때 실 근속 10년 이상인 자는 전출 후 KT 기본급의 70%를 지급하고 기존 기본급과 차액의 3분의 2는 정년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해 일시금으로 지급한다. 다만, 실 근속 10년 미만인 경우 기본급 수준이 낮은 만큼 KT 기본급의 100%를 유지하기로 했다. KT IS 등 기존 그룹사로의 전출 대상 170명은 전출 시 KT 기본급의 50%로 기본급이 줄어든다. 이를 보전하기 위한 일시금은 지급된다.

이에 대해 KT 내부에서는 반발하고 있다. 제1노조인 'KT노동조합'은 전날부터 철야 농성을 하고 있고, 16일에는 광화문 사옥 앞에서 조합간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2노조인 'KT 새노조'는 이날 국회에서 이훈기·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함께 구조조정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KT노동조합 관계자는 "신설법인을 만드는 것은 회사의 자율적인 결정 사항이지만, 전출을 근로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현재 계획안은 노조와 조정이 안 된 만큼 회사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T 새노조는 "국내 최대 통신사로서 가장 큰 경쟁력인 통신 인프라의 강점을 스스로 버리고, 비용절감과 AI 등 탈통신에만 치중해 공공성을 상실하는 것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KT 측은 고용 안정성을 심도 있게 고민했고, 직원 본인 선택 기반의 직무와 인력 재배치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사회 의결을 마친 만큼 내부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노조 협의도 하겠다고 설명했다.

KT 측은 "강압적인 인력 감축이 아니라 효율화가 필요한 일부 직무와 인력의 재배치를 추진하는 것"이라며 "시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기업과 인력 구조 혁신이 상시 이뤄져야 한다. 이와 함께 인력 역량을 향상해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KT는 이날 올해 세 분기째로 분기 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3분기 배당금은 이전 두 차례와 같이 1주당 500원으로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1229억원 규모로, 지급 예정일은 오는 31일이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