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전 아버지 살인범… 딸, 경찰돼서 체포했다
브라질에서 한 여성이 경찰이 돼서 25년전 아버지를 살해한 범인을 검거한 사연이 전해졌다.
14일(현지 시각) 글로보 등 브라질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찰 기슬레인 살바 데 데우스(34)는 25년전 지명수배자 라이문두 알베스 라이문두(60)를 최근 보아비스타의 한 농장에서 체포했다. 라이문두는 1999년 2월 16일 브라질 보아비스타의 한 술집에서 단지 150헤알(약 3만6000원)의 빚을 갚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 남성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번에 라이문두를 체포한 기슬레인은 당시 살해된 남성의 딸이다. 아버지가 살해당할 당시 기슬레인은 9살에 불과했다. 기슬레인을 포함한 네 자매는 아버지의 부재로 홀어머니 밑에서 어려운 생활을 이어왔다. 이후 기슬레인은 아버지를 살해한 범인을 잡겠다는 일념으로 법학과를 졸업한 뒤 2022년부터 형사 경찰로 근무하기 시작했다.
앞서 라이문두는 2013년 한차례 붙잡혀 재판에 넘겨졌으나, 2016년 징역 12년형이 확정된 뒤 도주해 행방이 묘연한 상태였다.
그렇게 잠적했던 라이문두를 기슬레인이 찾아내 검거에 성공한 것이다. 공소시효가 불과 약 5년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기슬레인은 라이문두를 잡기 위해 지난 7월 직접 관련 사건을 다루는 부서에 지원, 각종 정보를 수집해 끈질기게 추적했다. 기슬레인은 라이문두를 체포하던 순간에 대해 “‘와, 드디어 이날이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라이문두에게 ‘봐라. 당신이 살해한 남성의 딸에 의해 체포되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기슬레인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 없이 어머니가 고생하는 걸 보고 살인범이 없었다면 이런 일을 겪지 않았을 거란 생각을 항상 했다”며 “나뿐만 아니라 처벌받지 않은 범죄자로 고통받는 다른 피해자들을 위해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생각으로 경찰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행복과 평화로움 등 여러가지가 뒤섞인 복합적인 감정이 든다. 라이문두는 또 법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힘쓰겠지만, 그래도 정의가 실현됐다는 점이 기쁘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홍준표 “사람 현혹해 돈벌이하는 ‘틀딱 유튜브’ 사라졌으면”
- 기아, 인도에서 콤팩트 SUV ‘시로스’ 세계 최초 공개
- 조국혁신당, 한덕수 탄핵 소추안 준비...“내란 방조, 부화수행”
- 금감원, 뻥튀기 상장 논란 ‘파두’ 검찰 송치
- DPK pressures acting president with impeachment over delay in special counsel bills
- ‘박사방 추적’ 디지털 장의사, 돈 받고 개인정보 캐다 벌금형
- 마약 배달한 20대 ‘징역3년’... 법원 “단순 배달책도 엄벌 불가피”
- 대학 행정 시스템에서 번호 얻어 “남친 있느냐” 물은 공무원... 法 “정직 징계 타당”
- “무서워서 한국 여행 안갈래”… 외국인 여행 예약 뚝 떨어졌다
- 전국 법원 2주간 휴정기… 이재명 재판도 잠시 멈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