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지르지 말라"는 감사원 총장...정청래 "조용, 뒷자리로 가세요"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15일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과 고성을 주고받던 최재해 감사원장을 저지하자 최달영 사무총장이 "이렇게 하시는 건 아닌 것 같다"고 공개 항의했다. 여야 의원들이 정 위원장과 최 사무총장을 각각 두둔하며 충돌한 끝에 감사가 중지하는 촌극이 빚어졌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의 감사원 대상 국감에서 "감사원이 이렇게 제식구를 감싼다. 현 정부에 대해서는 철저히 감사하고 관저 이전에 대해서는 다 기각해 주고"라며 "15억대 뇌물수수한 3급 공무원 감사원 직원 아시나"라고 물었다.
최 원장이 "저희들이 적발해서 공수처에다 넘긴 건"이라고 답하자 장 의원은 "이분이 9월에는 건설업 계열 관계자와 동남아 여행을 또 갔다왔다가 적발됐다. 감사원 징계를 하려 했는데 감사위원회에서 정직 3개월로 낮게 의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최 원장은 "감사위원회가 아니고 징계위원회"라며 "저희는 좀더 중한 것(징계)을 요구했는데 징계위원들이 저간 사정을 들어보고 정직으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의원은 "그래서 9월에 그렇게 솜방망이 처분 후 동남아에 갔다와서 같은 해 10월엔 15억대 뇌물수수 혐의로 적발됐지 않나"라고 물었고, 최 원장은 "15억은 기소하는 수사기관에서 그렇게 한 것 같다"고 했다.
장 의원은 "이분 정직 3개월 받고 나서 계속 직위해제되고 나서 월급받고 있다. 아시나"라고 따졌다. 최 원장이 "규정에 따라 직위해제 되면 40%인가 주는 걸로 돼있다"라며 "공수처에서 결론을 안 내줘서 그런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장 의원은 목소리를 높이며 "공수처 핑계대지 마시라. 검찰이 수사하다 공수처로 이첩하려고 했다. 원래 중앙지검이 수사하던 거 아니냐"고 했다. 최 원장은 "저희가 수사의뢰를 했고 수사기관이 결론을 안 내주는 걸 저희가 어떻게 하나"라고 맞섰다.
장 의원이 "감사원에선 징계 처분 안 하나 왜 직위해제만 하나. 파면하라 해임하고"라고 촉구했다. 그러자 최 원장은 "정직 징계처분 했지 않나"라며 "15억도 확정된 숫자가 아니다. 그렇게 일방적으로 얘기하시면 안 된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감사원 제식구 감싸기 덮기 의혹, 이러니까 문제가 되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원장은 "저희들이 적발해서 공수처에 넘긴 것이다. 그게 어떻게 직무유기인가"라고 재차 강조했다.
양측이 고성을 높이며 격론을 벌이자 정 위원장은 "두 분 지금 UFC 하나. 감사원장, 여기 토론하러 나오셨나 아니면 말싸움하러 나오셨나"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최 원장 오른편에 앉아있던 최 사무총장이 발언권을 얻지 않고 끼어들어 "이렇게 하시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감사원장님이 지금 (장경태)위원님께서 사실에 전혀 맞지 않는 말씀을 하시는 것에 대해 최대한 성실하게 소명을 하는데 그걸 갖고"라고 항변했다.
정 위원장이 "조용히 하라"고 소리치자 최 사무총장은 "소리지르지 마시라. 이러시면 안 된다"라고 맞섰다. 야당에서 고성으로 사무총장을 향해 "어디 적폐 사무총장이!" 등 몰아세웠으나 최 사무총장은 "모욕하지 말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정 위원장은 결국 "발언권을 중지한다"고 했고, 여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증인에게 발언권 중지가 어딨나"라고 항의했다. 여당에서 무더기로 항의에 나서자 정 위원장은 "유상범 위원도 발언하지 마시라 발언권 얻기 전에"라고 했다.
최 사무총장은 "위원장께서 너무 지나치게 해서 말씀을 안 드릴 수가 없었다"고 재차 말했다. 여야간 충돌이 계속되자 정 위원장은 정회를 선언했다.
회의가 속개된 후 야당 간사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과 여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각각 한 뒤 최 원장이 최 사무총장 대신 사과를 했다.
최 원장은 "국감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며 "사무총장 발언은 옆에서 보기에 마음이 많이 불편했던 모양이다.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 위원장이 최 사무총장을 뒷좌석으로 이동하라고 지시하자 여당 의원들이 "무슨 권리냐"며 일제히 항의하며 소란이 빚어졌다.
최 사무총장은 여야 공방 속에 몇 분 서있다가 결국 정 위원장의 말대로 뒷자리로 이동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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