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뭔데요?"…'서울동행맵' 켠 장애인, 정작 버스는 '천차만별'[르포]

김지은 기자, 김선아 기자 2024. 10. 1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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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전 11시쯤 서울 영등포구의 한 버스 정류장.

이날 '서울동행맵' 어플리케이션(앱)을 두고 시각장애인 조모씨와 버스 기사 사이 때 아닌 신경전이 이어졌다.

지난 4월부터 교통 약자 편의를 위한 서울동행맵이 시범 운영되는 가운데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버스 기사들에 대한 주기적인 교육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용자가 서울동행맵에서 승하차 예약을 하고 버스정류장 30m 이내 접근하면 버스 기사에게 예약 메시지가 발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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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행맵' 4월부터 시범 운영 …"버스기사 '1만8000명' 안내 부족, 개선 노력할 것"
지난 9일 오전 11시쯤 서울 영등포구의 한 버스 정류장. 시각장애인 조모씨가 '서울동행맵'을 신청하고 버스에 탑승하는 모습./ 사진=김지은 기자


"서울동행맵으로 예약했는데요."
"그게 뭔데요?"

지난 9일 오전 11시쯤 서울 영등포구의 한 버스 정류장. 이날 '서울동행맵' 어플리케이션(앱)을 두고 시각장애인 조모씨와 버스 기사 사이 때 아닌 신경전이 이어졌다.

서울동행맵은 서울시가 지난 4월부터 장애인·어르신 등 교통약자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 중인 교통서비스 앱이다. 이용자가 앱에서 저상버스 승차 예약을 하면 버스 기사가 사전에 인지하고 휠체어 리프트 등을 준비하고 교통 약자를 안내한다.

조씨는 이날 버스 도착 15분 전, 친구 도움으로 서울동행맵을 이용해 '저상버스 승차 예약'을 신청했다. 버스가 도착한 뒤 예약 사실을 말했지만 버스 기사는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그는 "그게 무슨 앱인가" "따로 전달 받은 게 없다"고 했다.

시각장애인은 현실에서 버스 이용이 쉽지 않다. 정류장까지 이동해 버스가 도착했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교통 카드를 찍은 뒤 좌석을 잡는 것까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차 장소를 놓칠까봐 버스 안내 방송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동 시간도 비장애인에 비해 2배 이상 걸린다.

조씨는 "서울동행맵을 이용하면 버스를 편하게 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쉽다"며 고개를 떨궜다.

서울동행맵 두고 기사들 반응 천차만별, 이유는

'서울동행맵'을 이용하면 사전에 버스를 예약하고 승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사진=김지은 기자

지난 4월부터 교통 약자 편의를 위한 서울동행맵이 시범 운영되는 가운데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버스 기사들에 대한 주기적인 교육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용자가 서울동행맵에서 승하차 예약을 하고 버스정류장 30m 이내 접근하면 버스 기사에게 예약 메시지가 발송된다. 예약 정보를 받은 버스 기사는 예약정류소에 정차할 때 승객이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차를 세우고 안내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용자가 서울동행맵에서 승하차 예약을 하고 버스정류장 30m 이내 접근하면 버스 기사에게 예약 메시지가 발송된다. 예약 정보를 받은 버스 기사는 예약정류소에 정차할 때 승객이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차량을 정차하고 안내한다. /사진=서울시 제공


이날 서울 용산구에서 중구 방향으로 가는 저상버스 기사의 경우, 사전에 교통약자가 탑승한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32년 동안 버스 기사로 근무했다는 이모씨는 이전 정류장에서 기기를 통해 알림 문자를 확인하고 인도에 바짝 붙어 버스를 세웠다고 했다.

이씨는 "버스 회사에서 1년에 4번 관련 교육을 듣고 있다"며 "알림 서비스가 오면 버스 기사도 휠체어 태울 공간을 고려해 차를 세울 수 있다. 정류장이 좁은 곳이면 미리 집중해서 한번에 정차하니까 시간도 단축되고 우리에게 득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에서 성북구 방면으로 가는 버스 운전자는 해당 서비스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는 "전화로 예약을 하는거냐" "서울시에서 운영하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한창 바쁠 때는 배차 간격을 맞추는 것도 힘드니까 기기를 잘 안보게 된다"며 "알림 소리도 작고 예약 문자도 1초 만에 사라지니까 잘 모른다. 관련 교육을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버스 기사에 대한 재교육에 적극 나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서울동행맵과 관련해 운수사에 안내하고 단말기 조작 관련 교육도 별도로 진행했다"며 "주기적으로 안내하고 있지만 버스 기사가 1만8000명 정도 돼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동행맵과 별개로 교통약자에 대한 대응을 잘하도록 매달 운수 종사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안내 책자와 안내 영상뿐만 아니라 서울동행맵 안내 공문도 발송하고 있다. 시범 운영 중인 단계인만큼 시스템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동행맵에는 교통약자를 위한 저상버스 예약 시스템이 있다. /사진=서울동행맵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김선아 기자 seon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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