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납토성 서성벽서 의례 흔적 발견…땅속 항아리·동물 뼈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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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한성 도읍기(기원전 18년∼475년) 왕성으로 확실시되는 풍납토성 서쪽 성벽에서 과거 의례를 지낸 흔적이 확인됐다.
국립서울문화유산연구소는 "풍납토성 서성벽 복원지구 일대를 조사한 결과, 과거 의례 행위를 한 흔적과 한성기 백제인이 성을 짓는 기법을 새로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소 측은 "(풍납토성) 성벽에서 의례 행위를 한 다양한 양상을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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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m 길이 백제판 'H빔'·흙 켜켜이 다진 구조물…"토목 기술 총집합"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백제 한성 도읍기(기원전 18년∼475년) 왕성으로 확실시되는 풍납토성 서쪽 성벽에서 과거 의례를 지낸 흔적이 확인됐다.
성벽을 무사히, 잘 짓기 위한 백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남은 역사적 자취라 주목된다.
국립서울문화유산연구소는 "풍납토성 서성벽 복원지구 일대를 조사한 결과, 과거 의례 행위를 한 흔적과 한성기 백제인이 성을 짓는 기법을 새로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소 측은 "(풍납토성) 성벽에서 의례 행위를 한 다양한 양상을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조사 결과, 서성벽을 이루는 기반 층에서는 지진구(地鎭具)로 추정되는 항아리 총 3점이 출토됐다. 지진구는 건물을 짓기 전에 나쁜 기운을 누르기 위해 묻는 상징물을 뜻한다.
항아리 형태로 추정되는 지진구 가운데 2점은 뒤집힌 채 묻혀 있었다.
약 11.95m 깊이에 묻혀 있었던 나머지 지진구 1점은 바로 선 형태로, 상단에 나무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뚜껑 흔적과 함께 발견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총 3점의 지진구는 성벽과 도로면 아래에서 각각 확인됐다"며 "처음 성을 지을 때부터 사전에 철저히 계획한 뒤, 바닥층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넣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문이 있었던 터에서는 동물로 추정되는 유체도 확인됐다.
발견된 유체는 개와 어린 소의 뼈 등으로, 과거 의례를 올릴 때 공헌물(貢獻物·신이나 초자연적인 존재에게 바치기 위해 의도적으로 남긴 물건을 뜻함)로 묻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흔적들은 대규모 공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소 측은 "다양한 의례 행위는 왕성이 무사히, 성공적으로 지어지길 기원하고 대규모 공사가 시작됨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조사에서는 한성기 당시 백제인의 뛰어난 토목기술을 엿볼 수 있는 흔적도 나왔다.
성벽 일대에서는 다양한 나무 기둥이 확인됐는데, 토루(土壘·흙을 쌓아 만든 성) 경계에서는 길이가 2.5m가 넘는 장목주(長木柱)도 발견됐다.
오늘날 건축물의 뼈대를 이루고 구조적 안정성을 더하는 에이치(H)빔과 같은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풍납토성이 사각형 구조물을 짜고 안에 성질이 다른 흙을 번갈아 쌓아 올리는 판축(板築) 토성이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여러 구조물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판축 기법과 이를 활용한 구조물은 한성 백제기 토목 기술의 집합체로 여겨진다.
학계에서는 강변의 자연 제방을 잘 활용한 축성 기법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성벽 둘레가 3.8㎞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풍납토성은 한강 변 안쪽 대지에 지어졌는데, 홍수와 범람으로 인한 약점과 제약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소는 17∼18일 이틀간 오후 2시에 현장에서 설명회를 연다.
연구소 측은 "앞으로도 발굴 조사 성과를 공유하며 찬란했던 한성기 백제의 문화를 이해할 다양한 기회의 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7년부터 해 온 풍납토성 서성벽 복원지구 일대 조사는 올해로 마무리할 방침이다. 연구소는 그간의 조사 성과를 토대로 다양한 연구 성과를 담은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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