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문제 피해 왔더니 교통이 문제…한국-이라크전, 교통대란·주차난 우려

용인 미르스타디움 / 사진=용인시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잔디 때문에 경기장을 옮겼더니 이번에는 교통이 문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 8시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4차전을 치른다.

한국과 이라크는 현재 나란히 2승1무(승점 7)를 기록 중이다. 골득실에서 앞선 한국(+4)이 1위, 이라크(+2)는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B조 선두 경쟁에 있어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는 한국-이라크전을 기존 홈구장으로 사용하던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아닌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잔디 문제 때문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문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며, 지난 9월 팔레스타인전(0-0 무)에서도 한국 선수들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주요 요인이 됐다. 대표팀 선수들도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에 대해 아쉬움과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대한축구협회는 새로운 구장을 찾았지만 마땅한 경기장을 찾기 쉽지 않았다. 공항과 인접한 경기장 가운데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지반 교체 공사를 진행 중이며, 고양종합운동장은 공연이 예정된 상황이었다. 고심 끝에 대한축구협회는 그동안 한 번도 남자 A매치 경기가 열리지 않았던 용인 미르스타디움을 한국-이라크전 개최지로 결정했다.

다행히 용인 미르스타디움의 잔디 상태는 서울월드컵경기장보다 훨씬 나은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 선수들은 잔디가 경기력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중동 잔디와는 조금 다르지만,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우리 선수들이 해온 잔디와는 조금 달라서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경기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잔디 문제를 해결하자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바로 교통이다.

용인 미르스타디움은 3만8000명 가량을 수용할 수 있지만, 주차면은 972면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또한 경기장 주변에는 평소에도 교통체증으로 악명이 높은 지역이다. 전국 각지에서 많은 축구팬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교통지옥과 주차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용인 미르스타디움은 대중교통으로도 접근이 불편하다. 버스가 다니긴 하지만 수많은 팬들이 이용하기에는 불편하고, 교통체증 또한 피할 수 없다. 용인경전철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정차역이 경기장에서 한참 떨어져 있어 10-15분 정도를 걸어서 이동해야 한다.

교통난이 우려되는 가운데 용인시도 대책마련에 나섰다. 우선 경기 당일 선수단, 관계자 등 사전 등록 차량만 경기장에 출입할 수 있도록 했고, 일반 차량의 경기장 출입을 제한했다. 용인 미르스타디움 인근의 교통난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대신 시청과 명지대 등에 임시주차장을 마련하고, 임시주차장과 경기장을 왕복하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기로 했다. 또한 경기 시작 전과 종료 후 운행되는 광역버스와 시내버스의 운행을 늘리기로 했다. 또한 축구팬들이 걸어서 이동하는 구간에는 안전요원을 배치해 사고를 막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다만 이러한 조치로도 교통대란과 주차난, 안전사고 위험 등을 모두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축구팬들의 큰 불편이 예상된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