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대국’ 일본이지만… 자국 여행 주저하는 일본인들

강구열 2024. 10. 1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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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400만 여명.

'관광대국' 일본의 위상을 보여주는 숫자지만 정작 일본인들의 여행 의욕은 꺾이고 있다고 한다.

대도시의 여행경비 상승이 두드러지는 것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여행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올해 6월 외국인 관광객의 3대 도시권(도쿄권, 오사카권, 나고야권) 여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73%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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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400만 여명. 7월까지 6개월간 매달 300만 명 이상을 기록했다. ‘관광대국’ 일본의 위상을 보여주는 숫자지만 정작 일본인들의 여행 의욕은 꺾이고 있다고 한다. 고물가로 경제적 여유가 적어진데다 외국인 관광객이 넘쳐나면서 숙박비, 교통비 등이 오르고 원하는 날짜에 숙소를 잡기도 어려워진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관광청 통계조사에서 올해 여행지에서 하루 이상 머물고 오는 숙박여행이 지난해에 비해 많아진 것은 4월 한 번 뿐이었다. 증가율은 고작 0.3%.   
일본 도쿄 시부야의 거리. AP연합뉴스
이런 상황의 원인으로 우선 꼽히는 게 소득 저하다. 명목임금은 올랐지만 고물가 때문에 실질임금은 지난 6∼7월 두 달을 빼고 마이너스였다. 반면 최근 숙박료는 2020년 수준에 비해 2배 가까이 상승했고, 식비 등도 올라 여행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 닛케이는 “특히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대도시의 물가상승이 두드러진다”며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지방에서 (대도시로) 숙박여행을 가는 것은 허들이 높다”고 진단했다.

여행을 간다고 해도 차로 갈 수 있는 비교적 가까운 곳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대형 여행사인 JTB의 6월 조사에 “자가용이나 렌터카로 갈 수 있는 곳”을 여행지로 선택한 사람이 지난해에 비해 약 7%포인트 증가해 17.6%를 기록했다. JTB 관계자는 “이전보다 절약지향이 현저해졌다. 여행지를 가까운 곳으로 하고 여행 일수도 단축하는 게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인건비, 전기세, 난방비 상승으로 부담이 증가한 숙박업계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이 주수입원이 되어 내국인 관광 수요 환기를 위한 가격 인하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대도시의 여행경비 상승이 두드러지는 것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여행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올해 6월 외국인 관광객의 3대 도시권(도쿄권, 오사카권, 나고야권) 여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73%에 달했다. 닛케이는 “외국인 관광객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면 숙박료 상승이나 예약 어려움 등이 완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인의 해외여행 의욕도 꺾이고 있다는 게 닛케이의 진단이다. 해외여행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인 여권 소지율은 지난해 17%로 2022년과 비슷한 수준이고, 2019년과 비교하면 7%포인트나 낮아졌다. 닛케이는 “해외여행 수요를 억누르는 엔저현상이 조금씩 바뀌고는 있지만 여전히 해외여행을 가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다”고 짚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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