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12알 정신과 약 먹는 분노조절 남편 안았다(결혼지옥)

배효주 2024. 10. 1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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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 포스터

[뉴스엔 배효주 기자]

오은영이 버럭하는 아빠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10월 14일 오후 10시 45분에 방영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은 하루아침에 예민해진 남편 때문에 온 가족이 눈치 보며 고통 속에 살고 있다는 ‘우아달(우리 아빠가 달라졌어요) 부부’가 등장했다. MC 소유진은 부부가 등장하기에 앞서, ‘배우자가 예민할 때의 대처 방법’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상담의 포문을 열었는데. 이에 오은영 박사는 말보다는 달달한 행동으로, 머리를 쓰다듬거나 손을 잡아주는 등의 스킨십을 통해 배우자의 마음을 보살핀다고 답했다. 이에 MC들은 부러움 섞인 감탄을 보냈다는 후문.

모두가 곤히 잠든 새벽 4시. 잠에서 깬 남편이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불을 켰다. 이에 무려 5남매 자녀들도 익숙한 듯 기상해 잠자리를 정리했는데. MC 박지민과 문세윤은 새벽 5시가 되기도 전에 하루가 시작됐다며 빠른 일과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이불 정리를 마친 뒤, 잠시 집밖에 나가는 남편. 10분 뒤, 집으로 돌아와 주저앉더니 아내에게 숨을 못 쉬겠다며 119를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남편의 모습을 지켜보는 MC들은 ‘상태가 심각하다, 병원에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등 초조한 반응을 보였지만, 정작 아내는 태연한 모습으로 119에 전화를 걸었는데. 이에 MC들이 “남편이 쓰러졌는데, 너무 침착해보인다”며 의문을 드러내자, 아내는 매일 아침 새벽 4시에 119를 부르는 게 일상이라 그렇다고 답했다. 서둘러 부부의 집으로 도착한 긴급출동 요원은 실신에 이른 남편의 강한 요구로 산소호흡기를 씌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 몸을 가눌 정도로 상태가 호전된 남편. 매일 열두 알의 정신과 약을 먹고 있음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119를 부른다며 연신 흐느꼈는데.

그러나, 오은영 박사는 남편의 상태가 호전된 이유는 119의 응급처치 때문이 아니라며 남편의 주장과 정반대의 분석을 내놓았다. 남편의 증세가 공황발작인 건 확실하지만, 남편이 강하게 요구했던 산소호흡기는 전혀 필요하지 않다고 진단했는데. 남편이 말하는 증상은 과호흡이 아닌, 공황 증상으로 인한 실신이기에 엄연히 다른 증상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남편이 했던 모든 행동은 공황 발작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이 모든 행동은 단지 남편의 불안한 심리에 안심을 주는 행동일 뿐이라고 단호하게 진단했다. 남편의 죽을 것 같은 공포와 불안은 이해하지만, 약 복용 20분 뒤 안정을 되찾을 것이기에 일정 시간 공황의 고통을 감내하는 연습과 스스로 성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신념, 즉 ‘자기 효능감’ 성장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남편은 처방받은 대로 꾸준히 약을 먹지 않은 사실에 반성하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폭풍 같은 아침을 보낸 뒤, 집에 있는 자녀들을 뒤로하고 외출하는 두 사람. 갓길에 차를 멈춰 세운 뒤, 온종일 휴대전화만 바라보는데. 이윽고, 휴대전화에서 정체 모를 주소지가 음성 메시지로 반복 재생됐다. 부부가 하는 일은 바로 배달 대행. MC 소유진과 박지민은 배달 대행 일을 두 사람이 함께하는 것도 모자라, 차량으로 수행한다는 사실에 기름값이 많이 들지 않냐며 의문을 드러냈는데. 이에 아내는 기름값을 제외하면 남는 금액이 얼마 없는 게 사실이지만, 산이 많은 동네라서 차로 업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남편이 공황장애와 더불어 분노 조절 문제가 있어 두 사람이 반드시 함께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몸이 아픈 뒤로 감정 조절에 어려움이 생겨 언제 고객과 시비가 붙을지 모르는 위험이 있다는 남편. 아내는 성인 두 명이 일해도 한 달 수익이 100~200만 원밖에 되지 않는다며 다섯 아이를 키우는 데 턱없이 부족한 생활비 문제로 속상함을 드러냈다. 해결되지 않는 생활비 문제로 결국, 빚을 지게 된 두 사람. 그러나, 부부의 명의가 아닌 아이들의 명의로 빚이 있다는 소식에 MC들은 놀란 나머지 입을 틀어막았다. 남편의 보호자로서 오랜 기간 최선을 다했지만, 이제는 떨어져 생활하며 경제 활동을 하고 싶다는 아내. 해결되지 않는 현재에 무력감을 느낀 나머지 아내마저 우울증 약을 복용 중이라는데.

이에 오은영 박사는 남편보다 더 걱정되는 사람은 바로 아내라며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했다. 남편은 끊임없이 고통을 표현하고 있지만, 아내는 표현이 전혀 없다고 분석한 오은영 박사. 남편 역시 아내가 얼마나 고통받고 있는지 전혀 몰랐다고 답해 아내의 섭섭함을 유발했다. MC 소유진은 “엄마가 병나면 더 큰 상황이다”라며 아내의 건강을 진심으로 걱정했다.

가족 모두가 모인 저녁 시간. 아내와 자녀 모두 아빠의 눈치를 보며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시작했다. 숟가락을 드는 도중, 어딘가 불편한 듯 큰 한숨을 내쉬는 남편의 모습에 아이들은 숟가락을 들다 말고 삽시간에 굳는데. 결국, 서둘러 식사 자리를 마친 둘째 딸은 식사 중인 엄마를 대신해 세탁기를 돌리러 욕실로 향했다. 이를 본 남편은 식사하다 말고 뜬금없이 둘째 딸을 쫓아가 화장실 바닥 물기를 닦으라며 소리쳤는데. 이에 MC 문세윤은 “칭찬해 줘도 모자란다”며 속상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급속도로 가라앉은 분위기에 첫째 아들까지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방문을 닫았다. 아내는 과거 첫째 아들이 부부 싸움을 말리다 휘말려 육탄전까지 일어난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역기를 손에 쥐는 등 경찰에 신고까지 할 정도로 심각했던 당시 상황. 양파 껍질처럼 드러나는 남편의 폭력성에 MC 일동은 충격을 금치 못했는데. 남편은 공황장애가 생기기 전, 자녀들과 활발히 소통하며 다정한 아빠였다며 본인이 왜 이렇게 변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오은영 박사는 남편의 폭력성을 분석하기에 앞서, 원가족에 관해 물었다. 이에 남편은 아버지가 술만 드시면 가정 폭력을 일삼았다고 답했다. 연탄집게를 달궈서 찌르는 등 상상치 못할 아버지의 폭력 수위에 MC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는데. 남편은 자신이 아버지의 모습과 닮아가는 것 같아 괴롭다고 털어놨다. 가슴 아픈 가족사를 들은 오은영 박사는 공황장애가 오기 전후로 급격히 폭력적으로 변한 이유가 있다고 파악했다. 남편은 어린 시절 폭행을 일삼는 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매 순간 느끼는 감정의 정체와 해결 방법을 배우지 못했기에, 공황장애라는 악화한 상황을 맞이하면서 빈틈으로 새어 나오는 취약점을 ‘분노’로 표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본래, 사람은 힘들고 아픈 상황을 맞이할 때 가장 미성숙한 점이 표출된다며 스스로 느끼는 감정의 정체를 인지하고 올바르게 다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편은 약 7년 전, 가장 의지했던 어머니와 둘째 형님을 잃은 뒤 공황장애가 시작됐다고 털어놨다. 마음의 준비도 하지 못하고 떠나보낸 어머니를 떠올리면 죄책감이 든다는 남편. 감당하기엔 너무나 컸던 가족들의 상실에 일상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장시간 울음을 터트렸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불안과 공포가 느껴져도 공황 발작이 지나갈 때까지 참고 견뎌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약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발작에 맞서는 연습을 통해 병을 다스리고 일상을 되찾을 것을 강조했다. 또한, 더 이상 불안을 화로 표현하는 방식도 멈출 것을 권했다. 남편이 지금껏 불안 해소를 위해 선택한 ‘분노’라는 방법이 자녀들에게는 큰 상처로 남았을 거라며 앞으로는 “아빠는 지저분한 집안을 보면 불안해~” 등의 부드러운 어투로 불안을 표현할 것을 조언했다.

상담을 끝으로 오은영 박사는 말없이 벌떡 일어나 눈물을 흘리는 남편을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이제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일어나야 할 때라며 응원의 말도 아끼지 않았는데. MC 김응수 역시 남편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어머니 역시 가족과 함께 남편이 행복하게 살길 원하실 거라고 따뜻한 말을 건넸다.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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