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치 혐오는 어디에서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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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전을 비롯한 충청 정치권이 중구난방이다.
정치권의 갈등이 시민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지하는 정당에 따라 개인끼리 다툼이 일고, 일각에선 피로함을 호소하며 정치에 대한 혐오감까지 내비치고 있다.
무엇이 정치에 대한 혐오와 무관심을 만드는가? 갈등과 대립으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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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전을 비롯한 충청 정치권이 중구난방이다. 공생은 보이지 않고 갈등과 대립으로만 점철된 모습이다. 공통점이 있다면 거대 양당 '그들만의 리그'라는 것.
대전에선 지난 8월 막을 내린 '0시 축제'에 대한 공방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이장우 시장과 지역구 7석을 모두 석권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 간 충돌이 시민에게까지 퍼지는 모양새다.
지역 민주당이 0시 축제의 성과가 부풀려졌다며 '실패한 축제'라는 혹평을 내놓자, 이 시장은 "축제 폄하할 정신이 있으면 예산 확보하는 데나 뛰어다녀라"라며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양측의 대립은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구범림 대전상인연합회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0시 축제 평가 토론회'에 참여해 행사 주변 식당을 제외한 점포는 오히려 매출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원도심 지역 상인 90여 명은 지난 10일 "동구·중구 상인들에게 경제적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주장하며 축제를 비판하는 민주당 측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세종에선 지난 11일 '2026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가 무산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최민호 세종시장(국민의힘)의 단식 농성에도, 시의회 과반을 점한 민주당의 반대로 예산 반영에 끝내 실패한 것이다. 예산 삭감을 주도했던 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박람회가 시민에게 필수적인 사업도 아닐뿐더러, 자칫 예산만 낭비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핵심 공약이었던 박람회와 축제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강경 대응에 나섰던 최 시장은 결국 눈물을 훔치며 단식을 종료했다. 그러나 진정성을 호소하기 위한 농성은 정치 싸움으로 변질되는 모습을 보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부터 이장우 대전시장, 김태흠 충남도지사까지 격려 방문을 이어가며 민주당을 압박하는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다. 여기에 시민들까지 가세했다. 이들은 집회를 열고 "민주당 횡포를 두고 볼 수 없다"며 목소리 높였다.
정치권의 갈등이 시민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지하는 정당에 따라 개인끼리 다툼이 일고, 일각에선 피로함을 호소하며 정치에 대한 혐오감까지 내비치고 있다. 연령층이 낮아질수록 정치에 대한 무관심도 심화하는 분위기다. 싸움에 끼고 싶지 않은 마음이 반영되지 않았을까 싶다. 더 좋은 세상에서 살기 위해 정치에 대한 관심은 필수라지만, 한편으로는 의문도 든다. 무엇이 정치에 대한 혐오와 무관심을 만드는가? 갈등과 대립으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타협점을 찾아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게 정치인의 역할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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