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o톡] 테슬라가 불 지핀 자율주행차 '눈' 경쟁

박찬규 기자 2024. 10. 15.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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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식 논쟁보다 완성도 봐야… 안전 검증은 필수
[편집자주] 'momo톡'은 MoneyS의 Mo, Mobility의 Mo에 토크(Talk)를 합친 단어입니다. 머니S 모빌리티팀의 특성을 살려 다양한 탈 것 관련 스토리를 연재하며 자동차 부품과 용품은 물론 항공 관련 정보도 제공하는 코너입니다.

테슬라가 공개한 로보택시 '사이버캡'의 모습 /사진=로이터
미국의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최근 공개한 로보택시 '사이버캡'(cyber cab)을 두고 업계 의견이 분분하다. 공개 전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공개 이후엔 혹평이 쏟아지며 주가가 하락, 하루 만에 시가총액 90조원이 사라지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가 로보택시의 '가격'을 언급한 점을 두고 본격적인 자율주행차 가격 경쟁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번 발표에서 많은 이들이 실망한 부분은 일론 머스크가 로보택시에 적용될 자율주행 기술의 중요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각국의 자율주행차 규제에 어떻게 대응할지, 그리고 로보택시의 수익모델에 대한 부분을 언급하지 않았다.

자율주행업계에서는 테슬라가 그동안 전기차를 통해 여러 면에서 혁신을 이어왔지만 로보택시는 이미 업계에 자리 잡은 사업모델과 차별성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자동차업계는 정작 행사 중 공개된 '로보밴'(Robovan) 콘셉트 카를 주목했다. 20명이 탑승 가능한 자율주행 승합차로 기아가 강조하는 PBV(목적기반모빌리티) 콘셉트와 유사하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2027년 이전까지 사이버캡을 대량으로 생산한다고 밝혔지만 실제 가능 여부는 알 수 없다"며 "전기차 판매가 둔화하며 남는 생산 여력을 활용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앞서 밝힌 사업모델은 우버와 차이가 없어서 실제 수익을 내기 위한 구체적 방안이 공개될 때까지는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율주행차는 센서 가격 중요... '눈' 경쟁 본격화 될까


테슬라의 FSD 기능을 활용해 주행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는 앞으로 선보일 '사이버캡' 가격을 3만달러(약 4071만원) 미만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업계에서 거래되는 자율주행차 가격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복잡한 조각을 이어 붙이는 대신 많은 부분을 일체형으로 설계, 생산하는 방식을 통해 생산효율화를 추구한다.

테슬라는 카메라 등 시각센서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를 더한 자율주행을 구현한다. 무겁고 비싼 센서를 쓰지 않아도 되므로 생산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많은 데이터가 쌓여야 성공 가능성이 크다. 현재 저렴한 모델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도 자율주행 시각 데이터를 쌓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시각센서 방식은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탓에 라이다(Lidar) 방식보다 사물 인식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기술 관련 리서치 회사인 가이드하우스인사이트(Guidehouse Insights)가 발표한 올해 자율주행업체 순위를 보면 모빌아이(인텔)가 1위, 웨이모(구글)가 2위다. 3위는 중국 바이두, 4위 크루즈(GM), 5위 모셔널(현대차) 등이다. 테슬라는 10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는데 이는 상업화와 안전도 향상에 관한 평가기준에서 약점을 보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웨이모에 납품할 아이오닉5 자율주행차. 차 지붕에 라이다 센서가 설치됐다. /사진=현대차
이 평가에서 상위권 업체들은 '라이다' 센서 기반의 자율주행을 구현한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통해 사물과의 거리를 측정하기 때문에 날씨에 구애 받지 않고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하지만 차 외부에 센서를 탑재해야 해서 무게가 늘어나고 가격도 여전히 비싼 편이다.

자율주행업계에서도 방식에 따른 차이는 분명 존재하지만 과거처럼 차이가 크지 않은 데다 원가 측면에서 시각센서 기반 기술을 무시할 수 없다고 본다. 대표적으로 현대차는 미국에서 모셔널을 통해 라이다 방식 자율주행차를 테스트 중이고, '아이오닉5 자율주행차'를 웨이모에 납품하기로 했다. 반면 국내에선 포티투닷을 통해 시각센서 방식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자율주행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구체적으로 자율주행차 출시 가격을 언급한 만큼 특히 자율주행차 후발 업체들은 가격을 앞세우며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며 "이미 자리를 잡은 글로벌 업체들은 기술 완성도를 바탕으로 안전성을 통해 차별화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어떤 방식이 우수한지 논쟁을 벌이기보다, 차의 급이나 성격에 따라 연관 기술을 섞거나 다르게 응용하며 시장에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짚었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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