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차이가 이렇게 클 줄이야...' 최원태 5차전 리스크 삭제. 3차전 임찬규도 가능. 하루사이 완전 업그레이드 LG. 염갈량이 웃을만했다[대구 포커스]
[대구=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비로 하루 연기된 것이 시리즈 판도를 바꿀 수도 있는 큰 이정표가 될 조짐이다.
준플레이오프 5경기를 모두 치르고 올라온 LG 트윈스의 전력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LG는 이번 시리즈의 선발 로테이션을 최원태-디트릭 엔스-손주영-임찬규로 확정짓고 나섰다. 1,2차전은 불안했고, 3,4차전은 기대를 할 수 있는 라인업.
최원태는 준PO 3차전서 2⅔이닝 동안 4실점으로 부진했고, 엔스는 준PO 1,4차전에 등판해 모두 패전투수가 됐었다.
반면 손주영은 3,5차전서 불펜 투수로 나서 총 7⅓이닝 동안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고, 임찬규는 2,5차전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되며 준PO MVP까지 올랐다.
그래서 LG 염경엽 감독은 준PO 5차전을 마친 뒤 손주영을 2차전 선발로 생각하고 있었다. 5차전서 29개의 공을 던진 손주영이 이틀 쉬고 2차전에 던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손주영이 2차전에 등판하게 되면 나흘 휴식후 5차전도 등판할 수 있기 때문. 그렇게 되면 1차전 선발이었던 최원태와 손주영이 모두 5차전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더 좋은 컨디션을 보이는 투수에게 선발을 맡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그러나 아쉽게도 불펜 경험이 없던 손주영이 3,5차전을 전력으로 던져 피로도가 쌓여 이틀만 쉬고는 등판이 쉽지 않은 상태였고 결국 엔스를 2차전 선발로 내기로 확정했었다.
1차전서 최원태의 부진으로 4대10의 완패를 당한 LG는 2차전을 승리해야 3,4차전에서 손주영과 임찬규를 투입해 승리를 거두고 3일의 휴식으로 체력을 보충하고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에서 붙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그런데 2차전이 열리기로 한 14일 대구에 비가 내렸고, 계속 되는 많은 양의 비로 인해 경기를 개최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가 됐다. 결국 취소 결정이 내려지며 2차전이 15일로 하루 밀렸다.
염 감독은 바로 2차전 선발을 손주영으로 바꿨다. 손주영이 사흘 휴식 후 던질 수 있는 몸상태가 된다고 본인과 트레이닝 파트의 확인을 거쳐 결정했다.
꼭 이겨야 하는 2차전에 가장 컨디션이 좋았던 손주영이 등판하면서 LG도 상대 선발인 원태인과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게 됐다.
비로 인해 이후 선발 로테이션도 좋아졌다. 일단 3,4선발을 고를 수 있다. 3차전이 당초 4차전이 열리기로 했던 17일에 열리기 때문에 임찬규도 5일 휴식 후 6일째 등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준PO 1차전 후 사흘 휴식후 4차전에 나섰던 엔스에게 좀 더 휴식을 줄 수도 있다.
현재 컨디션으로는 임찬규가 엔스보다 좋기 때문에 2차전에서 승리를 하면 3차전서 리드하기 위해 임찬규가 나오는 것이 좋고, 2차전서 패해 2패로 몰리면 3차전서 꼭 이겨야 하기 때문에 임찬규가 더 낫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엔스-임찬규 순서로 나서도 나쁘지는 않다. 엔스도 준PO 4차전 후 7일의 휴식을 가진 뒤 던지게 되고 임찬규도 6일 휴식 후 4차전에 나서면 지친 체력을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5차전이다. 손주영이 2차전에 나오게 되면서 5차전도 나갈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최원태가 1차전서 너무 부진했기 때문에 현재로선 5차전 선발을 맡기기 힘들다. 손주영이 2차전서 투구수를 조절하며 좋은 피칭을 해준다면 5차전까지 갈 경우 손주영에게 선발을 맡길 수 있다.
원래 최원태-엔스-손주영-임찬규-최원태로 1∼5차전을 하려던 것이 최원태-손주영-임찬규(엔스)-엔스(임찬규)-손주영으로 다른 로테이션이 가능해졌다.
불펜에도 역시 좋다. 준PO에서 5경기 모두 등판해 화제가 됐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사흘 휴식을 취해 충분한 체력 보충을 하게 돼 멀티 이닝도 충분히 맡길 수 있게 됐다. 부진했던 유영찬과 김진성에게도 육체적, 정신적 보충을 할 수 있는 하루가 됐다. 5경기를 풀타임으로 뛴 9명의 주전 야수들에게도 체력 보충이 되는 휴식임은 분명했다.
걱정했던 선발 로테이션을 원하던대로 바꾸게 된 것이 LG에게 가장 큰 이득이다. 선수들의 체력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게 두번째 좋은 점. 그리고 이렇게 쉬고 싶을 때 쉬도록 비가 내렸다는 것이 팀에게 '우리에게 행운이 온다'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염 감독은 "'하루 쉬었으면 좋겠다. 우리에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마침 비가 와줘서 우리에겐 도움이 되는 비가 되는 것 같다"면서 "시리즈 흐름이 바뀌지 않을까. 일단 투수가 바뀌지 않았나. 엔스도 이렇게 나가는 것보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게 회복력에서 다르다고 본다. 에르난데스도 다음날이 또 휴식일이기 때문에 2차전서 2이닝을 쓰는데 부담이 없어졌다. 이런 것들이 나에겐 확률이 높은 옵션을 가질 수 있다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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