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다른 우물

황성기 2024. 10. 15. 05: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 가지 일을 수십년씩 해 온 사람들은 그 자체로 존경을 받거나 경외의 대상이 되던 시절이 있었다.

1년 전쯤인가 어느 정치인과 대화를 나누다가 내 경력을 들은 그로부터 "레전드"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내 직업 선택에 반대를 했던 어머니가 "그렇게 고집을 부리겠다면 한 우물을 파라"고 당부했다.

그래도 건강이 허락하고 일할 수 있을 때까지는 그 수많은 세상 일의 몇 가지라도 더 겪어 보는 게 좋을 듯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일을 수십년씩 해 온 사람들은 그 자체로 존경을 받거나 경외의 대상이 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직업이 늘어나고, 선호하는 직업도 변하고 30~40대에 여러 직업을 옮겨 다니는 게 능력의 잣대처럼 된 지금 시대는 존경의 대상이 달라졌다. 1년 전쯤인가 어느 정치인과 대화를 나누다가 내 경력을 들은 그로부터 “레전드”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레전드에 담긴 뜻이 경외가 아닌 것쯤은 안다.

내 직업 선택에 반대를 했던 어머니가 “그렇게 고집을 부리겠다면 한 우물을 파라”고 당부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수십년간 한 우물을 파왔지만 이제는 다른 우물 맛도 볼 때가 됐지 싶다. 어떤 우물을 파야 물이 쏟아져 나올지는 미지수다. 10대와 20대 초반의 꿈이었던 노마드 같은 유랑의 길도 하나의 선택지일 수 있겠다.

동년배나 선후배들의 인생 새 길에 대해서 많이 듣는다. 그 어떤 선택이든 귀담아들을 만한 것들이다. 그래도 건강이 허락하고 일할 수 있을 때까지는 그 수많은 세상 일의 몇 가지라도 더 겪어 보는 게 좋을 듯하다.

황성기 논설위원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