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표준 강국으로 가는 여정[기고/박성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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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가 통합과 번영의 기로에 늘 '표준'이 있었다.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주요국이 표준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예산 확대, 국제기구 활동 강화, 전문가 양성, 우방국과의 협력 강화 등 국가 차원의 전략을 수립·추진하는 이유다.
우리 정부도 1000여 명의 산학연 전문가들이 200여 일간 심도 있게 논의한 결과를 바탕으로 올 5월에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12개 첨단산업 국가표준화 전략을 수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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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체제가 출범하면서 국제표준은 세계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팔려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기준이 되었다. 우리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면서 제품 판매 세계 1위에 오른 반면, 우리가 먼저 개발한 수소 지게차용 연료전지 기술은 외국 기업에 국제표준을 뺏기면서 설계를 다시 한 후에야 수출을 할 수 있었다.
오늘날 첨단산업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은 표준 경쟁으로 귀착되고 있다. 아무리 혁신적인 제품이나 기술을 만들어도 국제표준을 선점하지 못하면 세계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당한다.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주요국이 표준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예산 확대, 국제기구 활동 강화, 전문가 양성, 우방국과의 협력 강화 등 국가 차원의 전략을 수립·추진하는 이유다.
우리 정부도 1000여 명의 산학연 전문가들이 200여 일간 심도 있게 논의한 결과를 바탕으로 올 5월에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12개 첨단산업 국가표준화 전략을 수립했다. 2030년까지 국제표준 250여 건을 선점하는 것이 목표다.
국제표준화기구에서 우리나라의 위상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세계 최대 표준화기구인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회장직을 우리나라가 맡고 있고, 2000년에 6명에 불과하던 간사·컨비너 수도 지금은 274명까지 늘었다. 국제표준 제안도 4건에서 82건으로 증가해서 이제 우리도 명실상부한 표준기여국이 되었다. 내년에는 우리나라의 제안으로 세계 3대 표준화기구인 ISO,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공동 주최하는 ‘제1회 세계 표준포럼’이 서울에서 개최된다. 표준 역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기업의 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여 미래 표준의 역할과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로, 우리나라가 국제표준화를 주도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10월 14일은 국제표준화기구가 지정한 ‘세계 표준의 날’이다. 우리나라도 2000년부터 이날을 기념해 오고 있는데, 표준 강국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된 올해는 특히 그 의미가 깊다. 글로벌 중추국으로 힘차게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표준이 응원하고 유쾌한 여정을 함께할 것이다.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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